중국 국가통계국은 9일 2월 PPI가 전년 동월 대비 1.4% 하락했다고 발표했다. 전월 -0.8%, 시장 전망치 -1.3%를 모두 밑돌았다. 중국의 월간 PPI 상승률은 지난해 10월 -1.3% 이후 5개월 연속으로 마이너스를 이어오고 있다. 이번 2월의 -1.4%는 2020년 11월의 -1.5% 이후 가장 낮은 수치다. 2월 CPI는 1년 전에 비해 1.0% 증가했다. 이 역시 전월 2.1%, 뉴욕증시 시장 전망치 1.9%를 하회했다. 지난해 2월 0.9% 이후 최저치다.
PPI는 생산자가 구매하는 소비재와 노동력 판매 가격의 평균 변화를 나타내는 인플레이션 지표다. 생산자가 소비재와 노동에 더 많은 비용을 지출하면 그 늘어난 원가만큼 소비자에게 전이될 가능성이 높다. PPI가 내려갈 경우 CPI도 시차를 두고 감소할 수 있다. PPI는 흔히 CPI의 선행지표로 간주된다.
중국의 2월 소비자물가지수(CPI)는 전년 동월 대비 1.0% 상승했으나 전월 대비로는 오히려 0.5%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발표했다. 리커창 중국 총리는 최근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열린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 제14기 1차 회의 개막식 업무보고에서 올해 CPI 상승률 목표를 3% 안팎으로 제시했다. 올해 경제성장률 목표는 '5% 안팎'으로 제시했다. 중국이 올해 경제성장률 목표치를 시장의 예상보다 낮게 잡자 최고 지도부가 여전히 경제 회복에 대해 우려하고 있다는 신호라는 분석이 나온다. 1월 춘제(春節·설)를 기점으로 올해 중국 경제가 강한 반등세로 시작했지만, 지속적인 경제 반등을 확신하기는 어려운 상황이다. 수출 주문이 계속 줄어들고 부동산 시장은 여전히 안정되지 않았다. 미·중 간 긴장이 이어지는 가운데 기업·소비자의 신뢰도 약하다.
부양책도 한계 상황을 맞고 있다. 중국의 중앙은행인 인민은행이 '홍수 같은 부양책'은 지양할 것이라는 입장을 재확인했고, 중국 재정부장도 어떠한 재정지출 확대도 온건하게 이뤄질 것이라고 말했다. 리커창 총리는 전인대 업무보고에서 "소비 회복·확대를 우선시해야 한다"면서 "도시·농촌 거주자들의 수입이 다양한 채널을 통해 증가해야 하며 서비스 분야의 소비 회복을 촉진해야 한다"고 밝혔다. 그는 또 산업·기술 발전을 가속해야 한다고 촉구하는 한편, 정부가 은행부터 에너지·통신·철강 등의 산업을 지배하는 국영 기업들의 핵심 경쟁력을 고양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만큼 디플레를 우려하고 있다.
김대호 글로벌이코노믹 연구소장 tiger8280@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