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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BM4 ‘개발전’서 ‘공급전’으로…삼성·SK하이닉스 양산 경쟁 본격화

삼성 3분기 매출 3배·하반기 비중 60% 상회
SK 하반기 양산 확대…M15X 조기 가동으로 대응
삼성전자가 세계 최초로 출하한 HBM4E 12단 제품 모습. 사진=삼성전자이미지 확대보기
삼성전자가 세계 최초로 출하한 HBM4E 12단 제품 모습. 사진=삼성전자
차세대 고대역폭메모리(HBM4) 경쟁의 무게 중심이 기술개발에서 생산능력 확보로 이동하고 있다. 삼성전자가 3분기 HBM4 매출 급증을 예고하고 SK하이닉스도 하반기 증산에 나서면서, 양사의 시장 점유율은 고객 인증보다 실제 공급 물량에 따라 갈릴 가능성이 커졌다.
3일 반도체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지난달 30일 2분기 실적 발표 콘퍼런스 콜에서 3분기 HBM4 매출이 전분기보다 3배 이상 증가할 것으로 전망했다. 하반기 전체 HBM 매출에서 HBM4가 차지하는 비중도 60%를 넉넉히 웃돌 것으로 내다봤다.

고객사의 하반기 인공지능(AI) 가속기 생산 확대에 맞춰 HBM4 수요가 늘어나는 가운데 삼성전자는 10나노급 6세대인 1c D램 생산능력 확대와 수율 개선을 통해 공급량을 끌어올릴 계획이다. 하반기에는 HBM 시장 점유율을 전체 D램 점유율과 비슷한 수준까지 회복한다는 목표도 제시했다.

삼성전자는 지난 2월 HBM4 양산 출하를 시작했다. 제품에는 1c D램과 삼성 파운드리의 4나노 4세대 공정으로 생산한 베이스 다이가 적용됐다. 베이스 다이는 적층된 메모리와 그래픽처리장치(GPU)·중앙처리장치(CPU) 등 외부 프로세서 사이에서 데이터를 연결하는 역할을 한다.
삼성전자가 내세우는 차별점은 메모리 설계부터 베이스 다이 제조, 첨단 패키징까지 내부에서 수행하는 일괄 대응 체계다. 메모리·파운드리·패키징 조직이 설계 단계부터 협업해 속도와 전력, 발열, 수율을 함께 최적화하고 제품 개발 기간과 비용을 줄일 수 있다는 설명이다. HBM4와 HBM4E에 적용된 4나노 4세대 공정은 양산 3년차에 접어들었다.

SK하이닉스도 2분기부터 HBM4 양산 출하를 시작했으며 하반기 생산을 제대로 확대할 계획이다. 청주 M15X의 양산 일정을 앞당겨 HBM을 포함한 D램 공급 대응력을 높이고, 2027년 초에는 용인 1기 팹의 클린룸을 열어 생산능력을 단계적으로 늘릴 방침이다.

삼성전자가 내부 공정 간 협업을 통해 제품 최적화와 공급 확대를 동시에 추진한다면, SK하이닉스는 기존 HBM 양산 경험과 엔비디아를 중심으로 구축한 고객 관계, 신규 생산기지 조기 가동을 앞세워 선두 수성에 나서는 구도다.

삼성전자의 HBM4 확대가 당장 메모리 전체 실적을 크게 끌어올리기보다는 HBM 시장 점유율 회복에 먼저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손인준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삼성전자 D램 매출에서 HBM이 차지하는 비중은 아직 한 자릿수로, 전체 실적에는 범용 D램 출하량과 가격이 더 큰 영향을 미친다”면서도 “HBM4만 놓고 보면 올해 삼성전자가 SK하이닉스와 유사한 점유율을 확보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어 “공급 부족으로 특정 업체를 배제하기 어려운 상황인 만큼 앞으로 점유율 경쟁은 생산능력 싸움으로 갈 것”이라면서 “수율은 SK하이닉스가 앞서지만 생산능력 면에서는 삼성전자가 상대적으로 유리하다”고 평가했다.

양사는 HBM4E 개발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삼성전자는 지난 5월 HBM4E 12단 샘플을 글로벌 고객사에 공급했고, SK하이닉스도 상반기 샘플 공급을 마친 뒤 후속 개발을 진행 중이다.

4분기 이후에는 HBM4 증산 성과와 함께 HBM4E 고객 평가 및 양산 준비 속도가 새로운 변수가 될 전망이다. 삼성전자가 생산능력을 실제 점유율 회복으로 연결할 수 있을지, SK하이닉스가 수율과 고객 기반을 앞세워 격차를 유지할지가 차세대 HBM 시장의 관건이 될 전망이다.

이다현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dh2@g-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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