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SJ, 미 의회 합동조세위 세무자료 분석…2019년 3625명에서 급증
401(k) 총 한도 7만2000달러…세후 납입 뒤 로스(Roth) 전환이 갈림길
한국 퇴직연금 501조 원 돌파…원리금보장형 75.4% 쏠려 수익률 양극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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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지 확대보기미국에서 개인 은퇴 계좌(IRA)에 1000만 달러(약 144억 6000만 원) 이상을 모은 납세자가 5년 새 3배 넘게 늘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최근 미국 의회 합동조세위원회(JCT)가 익명 처리한 세무 신고 자료를 분석해 2024년 기준 이런 납세자가 1만 2000명에 육박했다고 보도했다.
세제 혜택 계좌가 벌린 격차
2019년 같은 기준의 납세자는 3625명이었다. 2024년은 통계가 집계된 가장 최근 연도다. 반면 미국인 대다수는 은퇴 계좌에 10만 달러(약 1억 4460만 원) 미만을 저축한 상태다.
미국 민간 부문 근로자의 약 70%가 401(k) 형태의 직장 퇴직연금을 쓸 수 있다. 이 계좌는 투자 수익과 매매 차익에 세금을 물리지 않아 복리 속도를 높인다.
올해 직장인의 401(k) 기본 납입 한도는 2만 4500달러(약 3542만 원)다. 50세 이상은 따라잡기 납입을 더해 3만 2500달러(약 4699만 원)까지 늘린다. 60세에서 63세는 3만 5750달러(약 5169만 원)가 상한이다. 한도는 해마다 물가에 맞춰 오른다.
백도어와 메가 백도어 전환
로스(Roth) 계좌는 세금을 낸 뒤의 자금으로 납입하고 인출할 때 투자 이익까지 대체로 비과세된다. 수정조정총소득(MAGI)이 단독 신고자 16만 8000달러(약 2억4293만 원)를 넘으면 로스 IRA 직접 납입이 막힌다. 부부 합산 기준은 25만 2000달러(약 3억6439만 원)다.
MAGI는 미국 국세청(IRS)이 개인의 세금 공제 자격, 은퇴 계좌 기여 한도, 정부 보조금 수혜 여부를 결정할 때 사용하는 핵심 재정 지표로, 조정총소득(AGI)을 기준으로 하되, 특정 비과세 소득이나 공제 항목을 다시 더하여 계산한다.
이들은 세금을 이미 낸 자금을 전통형 IRA에 넣은 뒤 로스로 옮기는 '백도어' 경로를 쓴다. 원금에는 세금이 붙지 않고 전환 시점까지 불어난 증식분에만 과세된다. 다만 IRA 계좌를 여러 개 가진 사람은 세금 계산이 복잡해진다.
회사 매칭을 포함한 401(k) 총 납입 한도는 7만 2000달러(약 1억411만 원)다. 기본 한도를 채운 근로자는 고용주 매칭액을 제외한 잔여 한도(최대 4만 7500달러)를 세후 자금으로 더 넣은 뒤, 이를 로스 401(k)나 로스 IRA로 전환할 수 있다.
이 방식은 세후 납입을 허용하는 회사에서만 통한다. 퇴직연금 관리 대행사 얼라이트가 관리하는 대형 제도 가운데 3분의 2가량이 세후 납입을 열어뒀다.
대니얼 헤멀 뉴욕대 법학 교수는 1984년부터 2019년까지 해마다 지금의 7만 2000달러에 해당하는 금액을 납입하고 자격이 될 때마다 따라잡기 납입을 더했다면 2024년 말 잔액이 2060만 달러(약 297억 8760만 원)에 이르렀을 것으로 계산했다. S&P500 지수 수익률을 가정한 값이다.
전문직이 쓰는 현금 잔고 연금
현금 잔고 연금(Cash Balance Plan)은 중소기업을 중심으로 늘었다. 퇴직연금 관리 대행사 퓨처플랜 바이 어센서스 집계를 보면 이 제도를 둔 기업은 2001년 1477곳에서 2023년 2만5754곳으로 불어났다. 제도상 연금으로 분류돼 401(k) 연간 한도를 적용받지 않는다.
납입액이 큰 쪽은 이익을 배분받는 사업주와 의사·변호사 동업자다. 일부 제도에서 나이가 많고 소득이 높은 가입자는 해마다 39만 7000달러(약 5억 7406만 원)까지 넣는다. 댄 크래비츠 퓨처플랜 바이 어센서스 현금잔고 부문 시니어 세일즈 디렉터는 62세까지 약 370만 달러(약 53억 5020만 원)를 쌓을 수 있다고 밝혔다. 가입자는 은퇴하거나 회사를 옮길 때 이 자금과 401(k)를 IRA로 옮긴다. 초고액 IRA가 만들어지는 대표 경로다.
한국 독자에게 주는 의미
한국 직장인의 절세 계좌는 폭이 훨씬 좁다. 연금저축과 개인형 퇴직연금(IRP)을 합친 세액공제 한도는 연 900만 원이다. 미국 401(k)의 총 한도와 견주기 어렵다.
규모는 빠르게 커졌다. 고용노동부와 금융감독원이 5월 20일 낸 '2025년 우리나라 퇴직연금 투자 백서'를 보면 지난해 말 적립금은 501조 4000억 원으로 1년 새 16.1% 늘었다. 연간 수익률 6.47%는 2005년 제도 도입 이래 가장 높았다.
문제는 운용이다. 원리금보장형 비중이 75.4%에 이르러 상위 10% 가입자 수익률은 19.5%, 하위 10%는 0.5%로 벌어졌다. 한도보다 운용 선택이 노후 자산 크기를 가른다.
원리금보장형은 예금처럼 원금이 지켜지는 대신 불어나는 속도가 느리다. 수익률 상위 10% 가입자는 적립금 대부분을 투자 상품에 담았다. 이들 계좌에서 늘어난 돈의 67%는 직접 넣은 금액이 아니라 운용수익이었다. 하위 10%는 원리금보장형에 묶어둬 자기가 넣은 만큼만 쌓였다. 같은 회사에서 같은 금액을 떼어도 어디에 담아두느냐로 노후 자금이 갈린다.
김주원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