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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익 절벽·투자 전쟁] 이익 줄어도 R&D 못 줄여…완성차업계 '미래차 비용' 눈덩이

현대차 상반기 영업익 25.8% 감소
자율주행·SDV R&D 21% 확대
BMW·폭스바겐·스텔란티스도 마진 압박
HMGMA에서는 2024년부터 아이오닉5를 생산해 판매하고 있다. 사진=현대차그룹이미지 확대보기
HMGMA에서는 2024년부터 아이오닉5를 생산해 판매하고 있다. 사진=현대차그룹
글로벌 완성차업계가 수익성 둔화와 미래차 투자 확대라는 이중 부담에 놓였다. 관세와 원자재 가격, 중국 업체의 가격 공세로 자동차를 팔아 남기는 돈은 줄고 있지만 소프트웨어중심차량(SDV)과 자율주행, 인공지능(AI) 연구개발(R&D)은 늦출 수 없어서다. 현재의 이익과 미래의 경쟁력을 동시에 지켜야 하는 '투자 딜레마'가 커지고 있다.
2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자동차는 올해 2분기 역대 최대인 49조2153억 원의 매출을 올렸지만 영업이익은 2조8509억 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0.8% 감소했다. 영업이익률은 5.8%로 낮아졌고, 상반기 영업이익 감소 폭은 25.8%에 이르렀다. 기아도 2분기 최다 판매와 최대 매출을 기록했으나 영업이익은 4.9% 줄었다. 판매 확대가 곧 수익 증가로 이어지지 않은 것이다.

해외 완성차업체도 마찬가지다. BMW의 2분기 세전이익은 35% 급감했고, 자동차 부문 영업이익률은 5.4%에서 2.3%로 떨어졌다. 폭스바겐그룹의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9.5% 줄었고, 영업이익률은 4.2%에 머물렀다. 스텔란티스는 매출이 13% 증가했지만 조정영업이익률은 1.8%에 불과했다. 중국 판매 부진과 유럽의 가격 인하 경쟁, 미국 관세와 원가 상승이 동시에 수익성을 압박한 결과다.

특히 BMW의 2분기 중국 판매는 30%, 폭스바겐의 상반기 중국 판매는 31.6% 감소했다. 가격은 낮고 디지털 기능을 앞세운 중국산 전기차가 자국 시장을 넘어 유럽까지 진출하면서 기존 업체의 할인 부담도 커지고 있다.
곳간이 줄어들어도 미래차 투자는 오히려 늘고 있다. 현대차는 올해 전체 투자액을 17조8000억 원으로 책정했다. 이 가운데 SDV와 자율주행, AI 등이 포함된 R&D 투자액은 전년보다 21% 늘어난 7조4000억 원이다. 스텔란티스도 수익성 회복이 급한 상황에서 2030년까지 600억 유로를 투입해 60종 이상의 신차를 출시한다. 폭스바겐의 소프트웨어 자회사 카리아드는 상반기 8억5500만 유로의 영업손실을 냈지만 리비안과 차세대 SDV 아키텍처 공동 개발을 이어가고 있다.

업체들은 비용 절감과 구조조정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BMW는 판매와 조달, 생산, 개발 조직 전반의 효율화를 추진하고 폭스바겐은 독일 내 인력과 공장 감축을 검토 중이다. 반면 포드와 제너럴모터스(GM)는 고수익 픽업트럭 판매를 앞세워 올해 이익 전망을 높였다. 포드의 전기차 사업은 올해도 40억 달러의 손실이 예상된다. 결국 기존 사업에서 만든 현금이 미래차 전환 비용을 떠받치는 구조다.

생산 안정성도 변수로 떠올랐다. 전국금속노동조합 현대자동차지부(현대차 노조)는 지난달 세 차례에 걸쳐 9일간 부분파업을 벌였다. 임금·고용 협상과 별개로 생산 공백이 길어지면 판매 손실과 미래 투자 부담이 함께 커질 수 있다.

완성차업계는 수익을 지키기 위한 비용 절감과 뒤처지지 않으려는 기술 투자를 동시에 요구받고 있다. 당장의 실적을 방어하면서도 R&D 속도를 유지할 수 있는지가 향후 업계 재편의 분기점이 될 전망이다.

김태우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ghost427@g-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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