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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모리 슈퍼사이클 같이 올라탄 MLCC…없어서 못 판다

AI 서버용 고사양 MLCC 수요량 폭증…납품 주기도 늘어
한·일 선두 적층세라믹콘덴서(MLCC) 제조사들이 클라우드 서비스 제공업체(CSP)의 자체 반도체 수요 폭증에 힘입어 지난 6월 5년 만에 최대 월간 출하량을 기록했다. 이미지=제미나이3이미지 확대보기
한·일 선두 적층세라믹콘덴서(MLCC) 제조사들이 클라우드 서비스 제공업체(CSP)의 자체 반도체 수요 폭증에 힘입어 지난 6월 5년 만에 최대 월간 출하량을 기록했다. 이미지=제미나이3

인공지능(AI) 서버에 대한 투자가 확대되면서 적층세라믹콘덴서(MLCC) 수요가 급격하게 늘어나고 있다. 특히 고사양 MLCC의 경우 없어서 팔지 못한다는 이야기가 나온다.

31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기 등 MLCC 업체들은 8월 이후 출하분부터 가격을 인상하겠다는 방침을 줄줄이 전달했다.

MLCC는 전자회로 내에서 전기를 임시로 저장했다가 필요한 시점에 정량만큼 공급해주는 부품이다. 전자제품의 전력과 신호 안정화를 도맡기 때문에 회로의 댐으로도 불린다.

특히 전자회로 안에서 발생하는 불필요한 고주파 신호나 전자기적 잡음을 흡수해 외부로 배출함으로써 핵심 부품 간의 신호 간섭을 차단하는 등 연산 성능을 향상한다.

업계 관계자는 "이전에는 주문 후 8주면 받을 수 있었던 물량이 이제는 20주 이상 걸리는 상황으로 알고 있다"면서 "고사양에서 품귀 현상이 벌어지면서 범용도 부족해지는 상황이 이어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가격 인상과 수요 증가의 가장 큰 배경에는 글로벌 빅테크의 AI 가속기 도입이 폭발적으로 늘어난 점이 자리 잡고 있다.

MLCC는 AI 가속기와 서버, 자율주행 전기차처럼 공간은 협소하면서 높은 전력 처리 능력이 요구되는 모든 기기에 반드시 탑재된다. 특히 AI 서버용 제품은 스마트폰 등에 사용되는 범용보다는 2~3배 비싼 데다 탑재량도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난다.

실제로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의 분석에 따르면, AMD의 차세대 가속기 플랫폼인 MI450 자재 검증 과정에서 보드당 주요 고용량 MLCC(47μF 2.5V X6S 0402 기준) 탑재량이 기존 1440개에서 1만544개로 폭증했다. 엔비디아의 차세대 베라 루빈 플랫폼 역시 MLCC 수요가 보드당 320개에서 500개로 증가했다는 분석도 있다.

AI 투자 확대에 따른 메모리 슈퍼사이클에 MLCC도 올라탔다는 분석이 나오는 이유다.

당장 AI 서버용 MLCC 시장에서 40% 이상의 점유율을 확보하며 글로벌 선두권을 유지하고 있는 삼성전기는 수혜를 톡톡히 보았다.

삼성전기는 올 2분기 연결 기준 매출 3조4572억 원, 영업이익 4404억 원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보다 영업이익은 107%나 증가한 수치다. 특히 최상급 하이퍼스케일러와 주요 반도체 업체를 포함한 10여 개 고객사와 장기공급계약을 체결하는 등 3분기 호조도 이미 예약한 상태다.

경쟁 환경도 큰 변동은 없을 전망이다. AI 서버용 MLCC 시장은 한국과 일본이 사실상 양분하고 있는 가운데, 야교(Yageo)와 같은 대만과 중국 제조업체들이 중·고용량 소비재 주문을 일부 수주하고 있으나 수율 문제는 여전히 남아있다는 게 업계의 분석이다.

양승수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가격 상승 사이클에 진입한 MLCC를 기반으로 향후 이익 증가의 기울기가 IT 내 어느 기업보다 가팔라질 전망"이라면서 "여기에 실리콘 커패시터 등 높은 가치평가를 정당화할 수 있는 차별화된 성장동력도 유효하다"고 설명했다.


박상휘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shpark03@g-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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