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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도권 넘어선 반도체벨트]호남 반도체시설 성공 핵심 키워드는 ‘인프라’

건설 계획 발표전부터 용수문제 등 인프라 부족 문제 논란 확대
부지·용수·전력·인력·인프라 등 추가 보완 필요…착공에 적지않은 시간 필요
경기도 용인시 처인구 원삼면 용인반도체클러스터 일반산업단지 공사현장에서 분주하게 공사가 진행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이미지 확대보기
경기도 용인시 처인구 원삼면 용인반도체클러스터 일반산업단지 공사현장에서 분주하게 공사가 진행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호남권 반도체 투자 가능성이 대두되면서 사업 성패를 가를 핵심 변수로 인프라가 떠오르고 있다. 반도체 생산시설은 부지 확보만으로 추진될 수 없는 만큼 용수와 전력, 인력, 소재·부품·장비(소부장) 생태계까지 갖춰야 착공과 양산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지적이다.

28일 업계에 따르면 반도체 지방 투자 계획 발표를 앞두고 호남권 반도체 시설 입지를 둘러싼 공방이 커지고 있다. 야권에서는 용수와 전력, 인력 등 기초 인프라가 충분히 검증되지 않았다고 비판한다.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는 "조자룡의 헌 칼 쓰듯 한다"며 밀어붙이기식 행정을 비판했다.

반면 이재명 대통령은 소셜미디어 X(옛 트위터)에 "세계 1, 2위 반도체 기업들이 필수 요소인 용수가 부족한 지역에 검토도 없이 초대규모 공장 설립 계획을 할 만큼 어리석지 않다"며 "하루 100만톤 규모의 산업용수 공급도 가능한 것으로 검토됐다"고 반박했다. 김민석 국무총리도 "기업의 전략적 판단을 또다시 정치 공세로 방해해서는 안 된다"고 힘을 실었다. 정치권 공방은 거세지만 산업계의 관심은 실제 사업을 떠받칠 실행 조건에 쏠린다.
쟁점의 출발점은 용수다. 반도체 공정은 초순수와 공업용수를 대량으로 사용하기 때문에 안정적인 물 공급망이 필수다. 정부는 수자원 관리 체계를 갖추면 대규모 산업용수 공급이 가능하다는 입장이지만 실제 공급에는 취수원과 정수·송수 시설, 농업용수와 산업용수 배분, 지역 수요 조정이 함께 정리돼야 한다.

전력 여건은 상대적으로 호남권의 강점으로 꼽힌다. 전남은 발전량이 소비량을 웃도는 지역으로, 수도권보다 전력 자립도가 높다는 평가를 받는다. 그러나 첨단 팹은 24시간 가동되는 전력 다소비 시설인 만큼 송전망과 변전설비, 예비전력 확보가 따라와야 한다. 발전량이 많다는 사실과 공장에 필요한 전력을 적시에 공급하는 문제는 별개다.

부지 측면에서는 광주 첨단3지구와 전남 해남 솔라시도, 빛그린국가산업단지 등이 후보지로 거론된다. 이들 지역은 대규모 개발 여지를 갖췄지만 반도체 생산시설은 지반 안정성, 전력·용수 인입, 물류 접근성, 협력사 입주 가능성까지 따져야 한다.

인력과 생태계는 더 긴 시간이 필요한 과제다. 광주에는 앰코테크놀로지코리아 광주공장이 있고, 정부가 광주를 첨단 패키징 거점으로 육성하는 방안도 추진해 왔다. 후공정 기반은 일정 부분 갖춰진 셈이다. 그러나 전공정 시설까지 들어서려면 장비·소재·부품 협력사와 공정 엔지니어, 유지보수 인력이 함께 움직여야 한다. 수도권과 기존 거점에 인력이 집중된 만큼 정주 여건을 갖추고 전문인력을 끌어들이는 것도 과제다.
업계에서는 호남권 투자가 현실화되더라도 실제 착공까지는 적지 않은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본다.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도 계획 발표 이후 전력·용수와 인허가 문제를 거치며 첫 팹 착공까지 6년가량 걸렸다. 지방 반도체 거점 역시 발표 직후 곧바로 생산시설이 들어서는 사업으로 보기는 어렵다.

결국 관건은 정치적 공방이 아니라 실행계획의 구체성이다. 정부가 투자 규모와 후보지를 제시하더라도 용수 공급 방식, 전력망 확충 계획, 인력 양성 방안, 소부장 기업 유치 전략이 함께 나와야 사업의 현실성이 높아진다. 호남 반도체 구상이 수도권 중심 생산축을 보완하는 새 거점이 되려면 인프라 청사진이 투자 발표만큼 선명해야 한다.


장용석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jangys@g-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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