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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이 장악한 LFP, 다시 뛰어드는 K배터리…”ESS는 가격 아닌 판매 허용 시장”

배터리 3사, 중국산 배터리 규제 속 ESS 시장 공략 확대
LFP 생산·수주 늘리고 나트륨이온 개발 속도
LG에너지솔루션 'JF2 DC 링크 5.0 전력망용 ESS'. 사진=LG에너지솔루션이미지 확대보기
LG에너지솔루션 'JF2 DC 링크 5.0 전력망용 ESS'. 사진=LG에너지솔루션
국내 배터리 기업들이 에너지저장장치(ESS) 시장을 새로운 성장축으로 삼아 과거 중국이 장악하던 저가형 배터리 시장 주도권 탈환에 나섰다. 전기자동차(EV) 수요 둔화 속에서 미국의 관세 장벽과 유럽의 공급망 규제로 한국 배터리 업계에 우호적인 시장 구조가 형성된 결과다.
6일 업계에 따르면 LG에너지솔루션·삼성SDI·SK온 등 국내 배터리 3사는 ESS 수요 증가에 대응해 리튬인산철(LFP) 배터리 생산 인프라와 수주 물량을 확대하고 있다.

LFP 배터리는 삼원계 배터리보다 에너지 밀도는 낮으나 가격이 저렴하고 화재 안전성이 우수해 ESS에 적합하다.

그동안 국내 기업들은 가격 경쟁이 치열한 LFP 시장에 대응하기보다 에너지 밀도가 높은 프리미엄 EV용 삼원계 배터리 양산에 집중하며 해당 시장 진입을 전략적으로 유보해 왔다.
다만 최근 글로벌 시장 구도가 북미와 유럽의 중국산 배터리 규제 강화로 급변하는 양상이다.

ESS가 전력망과 데이터센터에 연결되는 국가 핵심 인프라로 격상되면서 공급망 신뢰도와 에너지 안보가 시장 진입의 필수 조건으로 부상했기 때문이다. 사실상 가격에 따라 공급자가 결정되던 시장이 특정 우방국의 제품만 허가하는 '판매 허용 시장'으로 변모한 셈이다.

LG에너지솔루션은 지난 3월 제너럴모터스(GM) 합작법인인 얼티엄셀즈의 미국 테네시주 스프링힐 공장 내 일부 라인을 ESS용으로 전환하고, 올해 2분기부터 ESS용 LFP 배터리 양산을 본격화하며 북미 시장 선점에 나선다.

SK온은 지난해 9월 미국 플랫아이언 에너지와 최대 7.2GWh(기가와트시) 규모의 ESS용 LFP 배터리 공급 계약을 체결했으며, 이에 맞춰 미국 조지아주 공장 일부 라인을 LFP 생산 라인으로 전환하고 있다. 지난 4월에는 충남 서산 공장에도 3GWh 규모의 생산시설 구축을 확정했다.
삼성SDI 역시 지난해 12월 미국 시장에서 2조 원 규모 이상의 LFP 배터리 공급 계약을 체결하며 시장 진입을 공식화했다.

나트륨이온 배터리 역시 새로운 변수로 부상했다. 리튬이온 배터리보다 에너지 밀도는 낮지만 원재료 수급 부담이 적어 무정전전원장치(UPS) 분야에서 활용 가치가 높다. 중국 CATL이 시장을 선점 중이나 국내 3사도 관련 기술 개발을 추진하면서 대응에 나섰다.

정책적 환경도 우호적이다. 미국은 올해 1월부터 중국산 비전기차용 리튬이온 배터리 관세를 25%로 상향했으며, 유럽연합(EU)도 탄소발자국과 배터리 여권 등 규제를 통해 중국산 제품의 진입장벽을 높이고 있다.

권용주 국민대 자동차학과 교수는 "중국을 제외하면 ESS용 LFP 배터리를 공급할 수 있는 대안은 한국 기업뿐"이라면서 "ESS 시장이 가격 경쟁에서 국가 간 신뢰 기반의 판매 허용 시장으로 재편된 점은 한국에 큰 기회"라고 분석했다.
배터리 업계 관계자는 "ESS는 국가별 전력 사용 패턴이 파악될 우려가 있는 안보 영역"이라면서 "북미와 유럽이 우방국이 아닌 국가의 배터리 의존도를 낮추는 정책을 집행함에 따라 국내 업계의 주도권 탈환 가능성이 커졌다"고 말했다.

중국 업체들이 가격으로 장악해온 LFP·나트륨이온 배터리 시장이 북미·유럽 ESS 시장에서는진입 가능 문제로 바뀌면서 K배터리의 재진입 명분도 커지고 있다. EV 캐즘으로 수익성 방어가 절실해진 국내 배터리 업계가 ESS 새로운 성장축으로 삼아 저가 배터리 시장의 주도권을 되찾을 있을지 향후 향방이 주목된다.


이지현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hyunda92@g-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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