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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 결산⓸]호황 속 다음 사이클을 준비한 조선업…수주 넘어 기술로

조선 3사, 무인선박 분야 기술 개발 집중…제품 상용화로 신규시장 선점 경쟁
방산분야, 신규 성장동력으로 부상…美 핵 추진 잠수함 용인에 방산 기술력↑
中·日 거센추격은 무시못할 불안요소…해결되지 않고 있는 인력부족도 문제점
HD현대중공업 울산 조선소 전경. 사진=HD현대중공업이미지 확대보기
HD현대중공업 울산 조선소 전경. 사진=HD현대중공업
2025년 한국 조선업계는 고부가가치 선박의 꾸준한 수주를 바탕으로 견조한 실적속에 한단계 더 도약하기 위해 내실을 다지는데 집중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마스가(미국 조선업을 다시 위대하게) 프로젝트는 방산분야에서 한국의 기술력을 입증하는 동시에 조선업계의 새로운 먹거리로 부상했다. 조선업계는 인공지능 전환(AX)에 속도를 내면서 인공지능(AI) 전담 조직을 신설하는 등 AI기술을 적용한 자율운항 선박 시장 선점도 노리고 있다.
17일 업계에 따르면 올해는 국내 조선 3사가 기존 시장에서 벗어나 새로운 성장동력이 될 수 있는 신규 시장개척에 치중했다. 가장 대표적인 분야는 무인선박 분야다. 올해 조선 3사는 가시적인 성과를 보이면서 상용화에 한발짝 더 다가섰다.

HD현대는 자회사 아비커스를 통해 최초로 자율운항 솔루션 상용화에 성공했다. 한화오션은 자율운항 전용 시험선을 통해 자율운항기술을 테스트하고 있다. 삼성중공업은 에버그린의 1만5000TEU 컨테이너운반선에 자율운항시스템을 탑재하고 원격 모니터링 지원 기술의 기능 시험에 성공했다.

방산 분야도 무인선박 분야와 함께 조선업계의 주요시장으로 부상했다. 올해 초 트럼프 행정부가 관세 강화 기조를 밝히면서 한국 조선업계에도 악영향이 우려됐지만 지난 7월 우리 정부가 미 행정부에 마스가 프로젝트를 공식제안하면서 상황이 급변했다. 1500억달러(약 222조원) 규모의 마스가 프로젝트가 현실화 되면서 국내 조선업계는 수주확대를 위해 발빠르게 움직였다.
한화오션은 미국의 필리조선소와 오스탈 인수를 통해 미국내 조선소 확보에 성공했다. HD현대는 HD현대중공업과 HD현대미포를 합병해 대형·중형 선박건조역량을 통합했다. 삼성중공업은 미국 제너럴다이내믹스 나스코 등과 손잡고 현지 공동 건조 시스템을 구축했다. 이외 HJ중공업도 유지·보수·정비(MRO) 사업을 전개하는 등 방산분야가 새로운 매출원으로 확실하게 자리잡기 시작했다.

트럼프 행정부가 협상 과정에서 한국의 핵추진 잠수함 건조 참여를 사실상 용인한 점도 올해 조선업계의 큰 성과로 평가된다. 국내 조선업계는 기존 디젤엔진 잠수함에서 벗어나 핵추진 잠수함까지 포트폴리오를 확장함과 동시에 한층 부가가치가 높은 제품을 만들 수 있는 교두보를 마련하게 됐다.

경남 거제시에 소재한 한화오션 거제사업장 전경. 사진=한화오션이미지 확대보기
경남 거제시에 소재한 한화오션 거제사업장 전경. 사진=한화오션


다만 올해 조선업계의 실적개선에도 불구하고 다양한 문제점들이 여전히 해결되지 않고 있다는 점은 불안요소로 지목된다. 가장 대표적인 것은 중국과 일본기업들의 거센 추격이다. 중국은 ‘제조 2025’를 통해 조선업 투자를 강화하면서 올해 초부터 11월까지 글로벌 수주 점유율 59%를 달성해 22%인 한국을 크게 앞질렀다. 일본도 조선업 부흥을 내걸고 해운사 3사과 일본 조선 대기업 2사가 차세대 선박 개발에 협력하고 있다.
여전히 부족한 인력을 외국인 근로자에 의존하고 있다는 점도 해결이 필요하다. 최근 한화오션이 협력사에 대해 직영과 같은 비율의 성과급을 지급하겠다고 밝히는 등 숙련된 인력의 이탈을 막기 위한 조치들이 나오기 시작했지만 인력문제는 개선될 기미가 보이지 않고 있다. 업계는 대형 조선소 협력업체의 외국인 근로자 비중은 20~30%에 달하는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조선업계는 생산효율화로 상대적으로 적은 인력이 필요한 스마트조선소 확대 등을 통해 인력문제를 해결한다는 방침이다.

그럼에도 2025년 조선업계의 사업성과는 올해 수주목표 달성·신용도 상승 등 성공적이었다는 평가다. 새로운 먹거리로 낙점한 방산과 자율주행 선박 등은 내년 조선업계의 새로운 성장동력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장용석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jangys@g-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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