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글로벌이코노믹 로고 검색
검색버튼

가성비 앞세운 중국 전기차, 韓 전기차 시장 잠식 가속

신차 효과 반등세 속 中 전기차 점유율 급등
CATL 배터리 장착 차량 확산...K-배터리 공급망 위협
전문가들 "가격 경쟁력 확보 없인 中과 경쟁 불가"
국내 전기차 시장이 회복세를 보이는 가운데 중국산 차량이 시장을 잠식하고 있다. 그래픽=나연진 기자이미지 확대보기
국내 전기차 시장이 회복세를 보이는 가운데 중국산 차량이 시장을 잠식하고 있다. 그래픽=나연진 기자
국내 전기차 시장이 신차 효과를 앞세워 뚜렷한 반등세를 이어가고 있지만 그 이면에서는 중국산 전기차의 급격한 점유율 확대 현상이 두드러지고 있다. 미·중 갈등 속 공급망 재편을 강조해온 한국이 오히려 가성비에 밀려 중국산 전기차에 빠르게 잠식당하고 있는 것이다.
10일 업계에 따르면 중국산 전기차 확산은 단순 완성차 시장 차원에 그치지 않는다. 세계 최대 전기차 배터리 제조사 CATL 등의 중국 배터리가 탑재된 차량이 국내에서 빠르게 늘어나면서 한국 배터리 기업들이 확보해온 내수 공급망까지 위협을 받고 있기 때문이다. 국내 전기차 시장 성장세에도 불구하고 배터리 장착 비중이 중국산으로 기울 경우 K-배터리 산업 전반의 경쟁력 악화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전문가들은 중국산 전기차 점유율이 빠르게 늘어나는 가장 큰 배경으로 '가성비'를 꼽는다. 이항구 한국자동차연구원 자문위원은 "현재 중국 전기차가 국내 시장에서 통하는 가장 큰 이유는 가성비"라면서 "아직 (전기차) 시장이 초기 단계라 선택지가 제한적이었는데, 중국 업체들이 모델을 늘리면서 소비자 선택 폭이 넓어지고 그만큼 판매도 늘고 있다"고 설명했다.

테슬라 모델 Y처럼 중국산 생산 차량이 해외 브랜드라는 이름으로 판매되는 현상은 한국 전기차 산업에도 직접적인 충격을 준다. 문학훈 오산대 미래전기자동차과 교수는 "중국산 전기차는 생산 비용이 한국보다 저렴하고 기술력도 과거와 달라 경쟁력이 있을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어 "생산 자동화와 첨단 시스템을 저가에 공급할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해 생산성을 높여야 한다"면서 "결국 생산 단가를 낮추는 것이 중국과 경쟁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라고 덧붙였다.
중국산 전기차 확산은 'K-배터리' 산업에도 직격탄이 될 수 있다. 중국산 전기차에는 CATL을 중심으로 한 현지 배터리가 탑재되는 경우가 많다. 이 위원은 "배터리도 물량 면에서 중국이 압도적"이라며 "중국은 CATL 중심의 리튬인산철(LFP) 계열, 한국은 3사 중심의 삼원계(NCA)로 출발했는데 중국은 물량과 원가에서 우위를 확보한 데다 기술까지 향상되면서 우리가 주춤하는 모습"이라고 분석했다.

문 교수도 "배터리에서도 중국과의 차별은 성능보다 가격에서 나온다"면서 "현재 중국 배터리가 전 세계 시장의 60%를 차지하는데 이를 갉아먹으려면 결국 생산 단가를 낮추는 수밖에 없다"고 했다. 그러면서 "대체재 개발이나 중국 의존도를 줄일 수 있는 원자재 조달, 신소재 기반의 배터리 연구가 필요하다"며 "가격 경쟁력을 확보하는 것이 가장 시급한 과제"라고 강조했다.


나연진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rachel0807@g-enews.com
맨위로 스크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