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韓 수출 대동맥 ‘관세 폭풍’ 뚫은 현대글로비스...."수익 중심 전략 통했다"

비계열 물량 확보로 수익성 극대화
"재벌식 상호 의존, 더는 통하지 않아"
공급망·탄소 전략, 이제는 생존 과제
현대글로비스 자동차운반선(PCTC) '글로비스 센추리'호. 사진=현대글로비스이미지 확대보기
현대글로비스 자동차운반선(PCTC) '글로비스 센추리'호. 사진=현대글로비스
현대차그룹의 물류 계열사 현대글로비스가 미국발 관세 압박과 글로벌 공급망 불확실성 속에서도 사상 최대 분기 실적을 기록했다. '비계열 수요 확대' 전략이 실적 호조의 핵심으로 수익 중심 운송 구조 전환이 주효했다는 평가다.
3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현대글로비스는 올해 2분기 연결 기준 매출 7조5160억원, 영업이익 5389억원, 당기순이익 5026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각각 6.4%, 22.7%, 60.5% 늘어난 수치다. 영업이익률은 7.2%로 지난해 5.1% 대비 2.1%포인트(P) 상승했다.

특히 자동차 해상운송 부문 수익이 전년 동기 대비 2.5배 이상 늘며 실적을 견인했다. 그룹 계열사 고정 수요에 의존하지 않고 시장 경쟁을 통해 고수익 화물을 유치한 전략이 효과를 봤다는 분석이다.

전문가들은 이번 실적이 단기 시장 반등이 아닌 구조 전환의 결과라고 평가한다. 황용식 세종대 경영학과 교수는 "고수익 비계열 화물과 원·달러 환율 상승의 시너지로 영업현금흐름이 설비투자를 초과하는 추세가 형성되고 있다는 것이 주요한 원인"이라고 진단했다.
양준석 카톨릭대 경영학과 교수 겸 규제학회장도 "그룹 중심의 구조는 수익률 하락으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며 "수익성이 높은 회사가 그룹 전체를 위해 희생해야 하는 구조는 결국 기업 가치와 주식 가치를 모두 낮춘다"고 분석했다.

이어 양 교수는 "이번 현대글로비스의 전략은 각 계열사가 독립적으로 수익을 높이고 상호 의존을 줄이며 융통성을 키운 사례"라며 "재벌식 상호 의존 구조는 과거 산업화 시기에는 유용했지만, 지금은 그 시대가 지나갔다는 것을 보여주는 상징적 사례"라고 평가했다.

수익 중심 해상운송 전략은 글로벌 시장에서의 장기 경쟁력 확보 차원에서도 주목된다. 황 교수는 "고수익 비계열 화물에 집중하면서 단가 안정성과 수익성을 확보하는 전략은 불확실성이 큰 시장 환경에서 경쟁 우위를 확보할 수 있다"고 말했다.

양 교수도 "공공 목적이 없는 일반 기업이라면 수익성 중심 전략으로 전환하는 것이 맞다"며 "계열사 간의 과도한 상호 의존은 주식 가치를 떨어뜨리고, 궁극적으로 그룹 전체 리스크로 이어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이어 "외환위기 당시에도 강한 계열사가 약한 계열사로 인해 흔들리는 사례가 있었다"며 "진정한 시너지 효과가 있다면 계열사 간 협력이 아닌 아예 한 회사로 통합돼야 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대외 리스크에 선제 대응하기 위한 공급망 재편과 탄소 전략 강화도 필요한 시점이다. 황 교수는 "주요 고객사들의 미국 내 완성차 신공장 가동 및 현지 콘텐츠 확대 계획에 발맞춰 공급망 재편을 사전에 준비하고 변경에 대응하는 서비스 체계를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유럽의 탄소 규제의 경우, 운송 전 과정 탄소발자국(Carbon Footprint) 분석과 친환경 선박·연료 사용 전환, 고객사 대상 탄소비용 최소화 모델 제시가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나연진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rachel0807@g-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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