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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대통령과 재벌 총수 비공개 만찬…왜?

상호 관세·투자 협상 앞두고 재계 총수와 독대
대미 통상 리스크 대응 위해 민관 공조 모색
이재명 대통령이 지난 13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열린 경제6단체와 기업인 간담회에서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의 발언을 듣고 있다. 사진=대통령실사진기자단이미지 확대보기
이재명 대통령이 지난 13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열린 경제6단체와 기업인 간담회에서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의 발언을 듣고 있다. 사진=대통령실사진기자단

이재명 대통령이 미국발 관세 압박 해결 방안을 모색하기 위해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을 비롯 재계 총수들과 스킨십 강화에 나섰다. 전문가들은 이 대통령과 재계 총수와의 회동이 실질적인 정책 방향성에도 영향을 줄 수 있는 만큼 관심 있게 지켜보고 있다.

27일 재계에 따르면 이 대통령은 지난 24일 한남동 관저에서 이 회장과 만찬을 갖고 의제 선정 없이 자유롭게 폭 넓은 의견을 나눴다. 이 대통령은 배석자 없이 이 회장과 독대했다.

이번 만찬은 내용이 공개되지 않았지만 다음 달 1일 미국의 상호 관세 발효를 앞두고 있다는 점을 고려할 때 삼성의 대미 투자 계획 등 주요 경제 현안을 논의한 것으로 예상된다.

이 대통령은 지난 14일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을 시작으로 15일 구광모 LG그룹 회장에 이어 21일에는 김동관 한화그룹 부회장, 22일에는 최태원 SK 회장 등과 연쇄 회동을 했다.

재계에서는 이같은 이 대통령과 재계 총수의 연쇄 회동에 대해 한미 간 관세협상이 막판 조율 단계에 접어든 가운데 주요 대기업들의 의견을 청취하며 미국발 통상 리스크 대응을 위한 민관 협력 방안을 모색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일본이 미국과 협상을 통해 상호 관세를 15%로 낮춘 만큼 우리나라 역시 비슷한 조건을 만들어야 국내 기업들의 경쟁력 확보가 가능하다.

이런 부담을 안고 있는 만큼 이 대통령의 재계 총수 비공개 회동에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이미 국내 기업들의 대규모 투자계획이 발표된 바 있다. 4대 그룹만 따져봐도 총 100조원이 넘는 투자계획이 발표됐다. 그럼에도 추가로 진행될 대미 투자 선물 보따리가 필요할 것이라는 전망도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일본과의 협상을 마친 뒤 "다른 나라도 일본처럼 돈 내고 관세 낮출 수 있다"고 밝힌 만큼 기업과 소통이 무엇보다 중요한 실정이다.

김철현 경일대 특임교수 겸 정치평론가는 "미국과의 통상 현안과 관련해 현재까지의 협상 진행 상황을 재계 총수들에게 일정 부분 공유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며 "공식적으로 상세한 설명은 어려운 만큼 재계에 비공식적으로 진행 상황을 알리면서 미국 측 네트워크 활용 등 도움을 요청하는 성격도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 정부가 더 많은 미국 투자를 요구하고 있는 상황에서 기업이 취해야 할 전략에도 변화가 필요하다는 진단도 나온다. 이미 많은 투자를 단행해 이와 관련된 시너지를 발휘 할 수 있는 부분을 적극적으로 알리고 추가로 얻을 수 있는 부분을 취해야 하기 때문이다.

양준석 가톨릭대 경영학과 교수 겸 규제학회장은 "현재 상황에서 가장 까다로운 부분은 트럼프 대통령의 관심사가 신규 투자라는 점"이라며 "미국은 한국의 중요한 무역 파트너지만 유일한 파트너는 아니어서 미국 만을 바라보는 일방적 전략은 오히려 정책 실패로 이어질 수 있다"고 강조했다.

반면 김 교수는 "무엇보다 관세를 최대한 낮추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며 "자동차와 반도체 등 핵심 산업을 지키기 위해 쌀이나 농수산물, 축산 시장의 일부 개방이 필요할 수 있는데 그에 따른 피해를 보는 농가나 축산업계에도 별도의 보완책이 마련돼야 할 것"이라고 전했다.

김태우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ghost427@g-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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