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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해군 눈에 든 K-조선] 김동관·정기선, 군함 시장서 '승부의 닻' 올렸다

美 해군성 장관 지난달 한국 찾아 HD현대·한화오션 사업장 방문
김동관 부회장, 정기선 수석 부회장과 만나 조선업 협력 방안 논의
한미 관세 협상 시한인 7월 8일 전까지 구체적인 협력 방안 도출 전망
"현지화 요구 있을 수 있지만, 상황을 냉철하게 바라볼 필요 있어"
김동관 한화그룹 부회장(왼쪽)과 정기선 HD현대 수석부회장. 사진=각 사이미지 확대보기
김동관 한화그룹 부회장(왼쪽)과 정기선 HD현대 수석부회장. 사진=각 사
김동관 한화그룹 부회장과 정기선 HD현대 수석부회장이 지난주 존 펠란 미국 해군성 장관의 방한 성과를 바탕으로 대미(對美) 협력 사업을 본격화한다. 두 사람은 현지 조선소 추가 확보와 우수한 선박 건조 역량을 무기로 내세워 미 조선업 재건에 힘을 보탠다는 계획이다. 김 부회장과 정 수석부회장은 이르면 상반기 내 미국을 방문해 최종 협의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이제 한·미 조선업 협력 강화에 따른 결실은 시간 문제라는 기대감이 나온다. 다만, 전문가들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현지화 요구가 있을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투자에 대해서는 냉철한 판단도 병행돼야 한다고 조언했다.
6일 업계에 따르면 김 부회장과 정 수석부회장은 지난달 30일 펠란 장관이 각사의 사업장을 방문했을 때 만나 한미 조선업 협력 방안에 대해 심도 있는 논의를 진행했다. 펠란 장관은 HD현대중공업 울산 사업장과 한화오션 거제 사업장을 각각 2시간 가량 둘러보며 한국 조선소의 역량에 깊은 인상을 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펠란 장관은 유지·보수·정비(MRO) 분야에서 한국의 전문성을 강조하며 자신의 소셜미디어 플랫폼 엑스(X·옛 트위터)에 "HD현대중공업과 한화오션 조선소를 방문해 선박이 제때, 예산에 맞춰 인도되는 모습을 직접 확인했다. 배울 점이 많았다. 앞으로 관계가 더욱 발전하길 기대한다"고 밝혔다.

양사는 이번 방한을 계기로 한미 조선 동맹의 필요성이 다시 한번 부각된 만큼 협력 확대에 본격 나설 것으로 보인다. 업계는 이르면 상반기 내 김 부회장과 정 수석부회장이 미국을 직접 찾아 협력 방안을 구체화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조선업 협력이 주요 의제로 올라온 한미 관세 협상의 시한이 오는 7월 8일인 만큼 그전까지 협력 방안이 윤곽을 드러내야 하기 때문이다. 한국 조선사들이 미 해군 함정 시장이라는 새로운 기회를 잡는 데 적극 나선다는 것이다.
HD현대중공업은 현지 업체들과의 협력을 강화하고 있다. 미국 최대 방산 조선사인 헌팅턴 잉걸스, 팔란티어, 안두릴 등과 협력 관계를 맺고 있다. 한화오션은 현지 생산 거점 확보에 주력하며 시장 공략에 속도를 내고 있다. 지난해 인수한 필리조선소를 중심으로 미국 앨라배마주와 캘리포니아주에 조선소를 보유한 호주 방산 기업 오스탈의 지분 9.9%도 최근 인수했다.

전문가들은 현지화 요구가 불가피하다는 점을 지적하며 사업 경쟁력 확보를 위한 투자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다만,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는 점도 함께 제언했다. 김대영 한국국가전략연구원 군사전문연구위원은 "현지화 요구가 나올 수 밖에 없다"며 "호주의 신형 호위함 사업처럼 일부는 직도입하고 일부는 국내(현지)에서 건조할 가능성이 있다. 지금 (미국) 상황이 급한 만큼 일부는 한국과 일본에서 만들어 들여오고 나머지는 현지에서 만드는 방향으로 갈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구종수 동명대 군사학과 교수는 "지속적인 투자를 통해 사업 역량을 키우고 MRO에 대한 신뢰를 구축해야 한다"며 "MRO는 단기 사업이 아니라 미국 해군의 지속적인 건조 수요와 맞물려 황금알이 될 수 있다. 민관이 함께 전략적으로 대응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최기일 상지대 군사학과 교수는 "미국은 자국 조선업 생태계가 붕괴돼 군함 신규 건조와 MRO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한국에 러브콜이 아닌 SOS 신호를 보내고 있는 셈"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트럼프 행정부가 리쇼어링(해외 공장의 미국 복귀)에 적극적인 만큼 HD현대와 한화에 미국 내 조선 기반 마련을 요구할 수 있다"며 "한국 정부나 기업들이 미국의 요구에 일방적으로 응하기보다는 상황을 냉철하게 바라보는 태도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김정희 정승현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jh1320@g-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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