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인공지능(AI) 생태계를 PC로 확장하기 위해 노트북 브랜드 ‘갤럭시 북’의 새 제품을 공개했다. 빠른 AI 연산을 위해 성능이 향상된 인텔 프로세서를 탑재하고 이미지 검색 서비스 ‘AI 셀렉트’ 등 AI 기능을 강화했다. 삼성전자와 인텔은 PC에서 AI 시장을 개척하겠다는 메시지도 내놨다.
삼성전자는 12일 서울 서초구 ‘삼성 강남’에서 ‘갤럭시 북5 프로’를 공개했다. 이날 신제품 발표에서 임성택 삼성전자 한국총괄은 “올해 초 AI PC를 출시한데 이어 이번에 갤럭시 북5 프로를 공개하면서 AI PC 대중화를 위한 라인업을 완성했다”고 의미를 부여했다.
이민철 삼성전자 MX사업부 갤럭시에코비즈팀장 “2027년에는 AI PC가 전체 PC 시장의 약 60%를 차지할 것”이라며 “갤럭시북 5 프로는 AI 기술을 활용해 이용자의 생산성과 업무 효율성을 높이는 데 중점을 뒀다”고 설명했다.
갤럭시 북5 프로가 AI PC로서 역할을 하는 핵심은 자체 AI 서비스 ‘갤럭시 AI’다. 삼성전자는 올해 초부터 갤럭시 S24를 시작으로 삼성 스마트폰에 ‘갤럭시 AI’를 제공해 왔고, 이를 갤럭시 북 시리즈로 확장했다. 마이크로소프트(MS) 운영체제(OS)를 탑재한만큼 MS의 AI 서비스 ‘코파일럿 플러스’ 전용 키도 추가됐다. 코파일럿 플러스는 추후 업데이트를 통해 제공할 예정이다. 업데이트 예정 시기에 관해 이 팀장은 “내년 상반기 중”이라고 설명했다.
AI를 이용한 이미지 검색 기능도 제공된다. 삼성전자는 올해 초부터 스마트폰에 AI로 이미지를 검색하거나 고해상도 수준으로 보정하는 기능을 탑재해왔다. 이 기능을 ‘AI 셀렉트‘와 ‘사진 리마스터’를 통해 같은 기능을 노트북에도 적용했다. AI 셀렉트로 이미지와 동영상, 이미지 내 텍스트, 큐알(QR)코드 링크, 텍스트 번역 기능 등이 제공된다. 이 팀장은 “웹 브라우징부터 동영상 시청 등 많은 멀티태스킹 기능을 효과적으로 지원할 예정”이라고 했다.
갤럭시북 5 프로는 클라우드 기반 AI와 온디바이스 AI를 혼용한다. 이 팀장은 “AI 셀렉트 기능 클라우드 기반이며, 나머지 AI기능은 온디바이스 기반”이라고 설명했다.
이러한 AI 서비스를 원활히 수행하기 위해 갤럭시 북5 프로에는 이른바 ‘루나레이크’라 불리는 ‘인텔 코어 울트라 프로세서 시리즈 2’를 탑재했다. 갤럭시북 5 프로의 신경망처리장치(NPU)에서 최대 47톱스(TOPS)의 연산 속도를 발휘한다. 1초에 최대 47조회의 연산을 수행한다는 것이다.
인텔은 루나레이크가 고성능 컴퓨터용으로 고안된 CPU 설계방식 ‘x86’의 역사상 성능이 가장 뛰어나고 에너지 성능이 효율적이라고 강조했다. GPU와 NPU, CPU가 각각 67TOPS, 48TOPS, 5TOPS의 최대 연산 속도를 발휘해 하나처럼 유기적으로 작동하게 했다.
백남기 인텔코리아 삼성사업총괄은 “AI 학습과 추론은 각각 GPU와 CPU가 처리하고, NPU는 AI 학습과 추론을 병렬 처리하거나 중·저전력을 요구할 때 쓴다”며 “세가지가 유기적으로 작동했을 때 최적화된 AI 답변이 나온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메모리가 CPU와 붙어있어 둬서 인공지능이 잘 작동하면서 에너지 소비량을 줄여 약 25시간의 배터리 수명을 확보했다.
백 총괄은 “메모리와 CPU를 한 타일 안에 탑재해 직전 버전의 CPU 대비 50%가량 전력 대비 성능비를 개선했다”며 “성능이 좋지만 전력소비가 많다는 x86의 단점을 보완했다”고 설명했다.
이번 소개 자리에서 삼성전자와 인텔은 AI PC 시장을 주도하겠다는 메시지도 드러냈다. 이 상무는 “이번 신제품으로 AI PC 붐을 만들겠다는 것이 삼성전자의 목표”라며 “삼성과 인텔은 갤럭시북 5 프로와 루나레이크로 AI PC를 시장에 더 알릴 것”이라고 말했다.
백 총괄도 “삼성과 인텔은 AI PC를 혁신적으로 발전시기 위해 협업할 것”이라며 “현재 AI 이니셔티브를 주도하는 데이터센터 클라우드는 통신지연과 보안 문제 같은 한계를 안고 있어 다음 AI 이니셔티브는 AI PC로 이동할 것으로 본다” 고 말했다.
정승현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jrn72benec@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