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오션이 그리스 안젤리쿠시스 그룹으로부터 액화천연가스(LNG) 운반선을 수주하며 30년 동안 쌓아온 신뢰를 재확인했다.
11일 업계에 따르면 한화오션은 그리스 최대 해운사인 안젤리쿠시스 그룹 산하의 마란가스사로부터 LNG 운반선 2척을 7135억원에 수주했다. 이 선박은 경남 거제사업장에서 건조돼 2027년 선주 측에 인도될 예정이다. 이번 계약에는 2척을 추가로 계약할 수 있는 옵션이 포함됐다.
이번에 수주한 LNG운반선은 17만4000입방미터(㎥)급으로 한화오션이 자랑하는 천연가스 추진 엔진(ME-GI)과 완전 재액화시스템(FRS)이 탑재됐다. 기존 LNG운반선 대비 연료 효율은 높아지고, 오염물질 배출량은 줄어든다. 한화오션의 스마트 에너지 절약 시스템인 공기윤활시스템(ALS)과 축발전기모터시스템(SGM) 등 최신 친환경 기술들이 적용될 예정이다.
한화오션은 올들어 39척, 78억7000만달러의 수주고를 올려 지난해 수주금액 35억2000만달러의 두 배 이상을 기록했다. 선종별 수주 실적은 △LNG운반선과 부유식·재기화설비(FSRU) 19척 △초대형원유운반선 7척 △컨테이너선 6척 △암모니아 운반선 3척 △해양 1기 △특수선 3척 등이다.
안젤리쿠시스 그룹은 한화오션에 1994년 첫 발주를 시작으로 지금까지 123척의 선박을 발주한 한화오션의 최대 고객이다. 금액으로는 약 150억달러(20조원)가량이다.
한화오션과 안젤리쿠시스 그룹은 지난 30년간 두터운 신뢰를 쌓아왔다. 안젤리쿠시스 그룹은 2022년 공정을 만회하기 위해 여름휴가를 반납하고 최선을 다해준 임직원들의 복지를 위해 사용해 달라며 한화오션에 200만 달러를 기부했다.
지난해에는 회사가 어려울 때마다 손을 내밀어준 안젤리쿠시스 그룹 2대 회장인 그리스 선박왕 고(故) 존 안젤리쿠시스 회장을 기리며 한화오션 거제사업장에서 사진이 각인된 명판 제막식과 기념식수 행사를 진행하기도 했다.
한화오션 관계자는 "30년간 파트너십을 이어온 것은 조선소의 기술력에 대한 믿음에 기반한 것"이라며 "최고 품질의 선박을 건조해 보답하겠다"고 말했다.
정승현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jrn72benec@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