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글로벌이코노믹 로고 검색
검색버튼

[초점] 리튬 가격 90% 폭락…전기차 배터리 시장 ‘위기’

리튬 광석.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리튬 광석. 사진=로이터
전기차 배터리의 핵심 원료인 리튬 가격이 급락하면서 관련 업계가 충격에 빠진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2022년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던 리튬 가격은 불과 2년 만에 90% 가까이 폭락했으며 전문가들은 당분간 추가 하락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고 있다. 리튬 수요 둔화와 공급 과잉이 주요 원인으로 지목되는 가운데 글로벌 전기차 및 배터리 업계가 비상 대응에 나섰다.
12일(현지 시각) 블룸버그 통신에 따르면 현재 리튬 가격은 지난해 대비 85% 이상 하락한 상황이다. 지난 2022년 최고점과 비교하면 90% 가까이 폭락했다.

글로벌 리튬 시장의 벤치마크로 여겨지는 리튬 수산화물 가격은 최근 ㎏당 10달러(약 1만5000원) 수준으로 하락하며 2021년 수준을 밑돌고 있다.

이는 전기차 수요 둔화와 공급 과잉이 맞물린 결과로 분석된다. UBS는 최근 보고서에서 “리튬 공급이 지난해 25% 증가한 데 이어 올해는 15% 증가할 전망”이라며 “전기차 시장의 성장 속도가 예상을 밑돌고 있어 과잉 공급이 2027년까지 지속될 가능성이 크다”고 내다봤다.
특히 전기차 배터리의 주요 소비 시장인 중국에서 전기차 판매 증가세가 둔화되면서 리튬 수요가 예상보다 낮아진 것이 가격 하락을 가속화하는 요인이 됐다. 중국의 지난해 전기차 판매량은 전년 대비 35% 증가했지만 2023년 50% 증가율과 비교하면 성장세가 둔화된 상황이다. 북미 및 유럽 시장에서도 주요 자동차 제조업체들이 감산에 들어가면서 전기차 판매 둔화가 리튬 가격을 압박하고 있다.

리튬 가격 하락은 배터리 업체들의 실적에도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 배터리 양극재 제조업체들은 리튬 가격과 연동된 계약을 체결하는 경우가 많아 과거 고점에서 리튬을 매입한 후 현재 저렴한 가격에 판매해야 하는 상황에 직면했다.

리튬 가격이 폭락하면서 공급 과잉 해소 여부가 업계의 주요 관심사로 떠올랐다. 리튬 생산량은 지난 30년간 연평균 20%씩 증가하며 1994년과 비교해 3600% 증가했다. 미국 지질조사국에 따르면 2024년 리튬 생산량은 전년 대비 25% 증가할 전망이다. 이에 따라 리튬 가격 하락이 언제까지 지속될지 우려가 커지고 있다.

리튬 가격 급락으로 인해 전기차 및 배터리 제조업체들은 원가 절감을 위한 전략 조정에 나섰다. 주요 배터리 제조업체들은 리튬 가격이 낮아진 것을 활용해 장기 계약을 맺고 원자재 비용을 절감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전기차 제조업체들도 감산 조치를 통해 수익성을 유지하려 하고 있다. 포드와 GM은 올해 전기차 생산량을 조정할 가능성을 시사했으며, 현대차와 기아 역시 전기차 판매 목표를 조정할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김현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rock@g-enews.com
맨위로 스크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