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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기술주, S&P500보다 싸졌다…9년 만에 가치평가 역전

기술주 예상 PER 17배로 시장 평균 18배 하회…지난해 고점 32배에서 급락
반도체지수 5주간 약 30% 하락…과거 4주 연속 약세 후 3개월 상승 확률 80%
지난 4월 13일(현지시각) 미국 뉴욕 타임스스퀘어의 나스닥 마켓사이트 전광판에 주요 주가지수가 표시돼 있다.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지난 4월 13일(현지시각) 미국 뉴욕 타임스스퀘어의 나스닥 마켓사이트 전광판에 주요 주가지수가 표시돼 있다. 사진=로이터

미국 기술주의 주가수익비율(PER)이 2017년 이후 처음으로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 전체보다 낮아졌다.

인공지능(AI) 투자 열풍으로 한때 시장 평균을 크게 웃돌았던 기술주 가치평가가 최근 급락장을 거치면서 역전된 것이다.

지난해 10월 32배까지 올랐던 기술주의 예상 PER은 약 17배로 떨어져 S&P500 전체의 18배를 밑돌았다.

기술주를 중심으로 한 매도세가 이어지는 가운데 주가 하락이 과도했다는 분석과 추가 하락 위험이 남아 있다는 경고가 엇갈리고 있다.

야후파이낸스는 미국 기술주의 예상 실적 대비 주가 수준이 약 9년 만에 시장 평균 아래로 떨어졌으며 투자자들 사이에서 향후 주가 방향을 둘러싼 의견이 갈리고 있다고 8일(현지시각) 보도했다.

◇기술주 PER 32배에서 17배로…시장 평균보다 낮아져


트루이스트 웰스의 키스 러너 최고투자책임자(CIO)에 따르면 지난주 S&P500 정보기술 업종의 예상 PER은 약 17배를 기록했다.

이는 S&P500 전체의 18배보다 낮은 수준으로 기술주가 시장 평균보다 낮은 PER에 거래된 것은 2017년 이후 처음이다.
지난해 10월 기술주의 예상 PER이 32배에 달했던 것과 비교하면 가치평가 배수가 거의 절반 수준으로 떨어진 셈이다.

러너 CIO는 지난해 PER 32배에는 기업 실적과 성장 전망에 대한 상당한 기대가 반영돼 있었다고 설명했다.

반면 현재처럼 가치평가 배수가 크게 낮아진 상황에서는 시장이 이미 상당한 악재를 주가에 반영하고 있을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다만 PER 하락이 반드시 주가의 절대적인 저평가를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향후 기업 실적이 시장 기대에 미치지 못하면 현재의 가치평가 수준도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기술주 전반의 가치평가가 낮아졌지만 개별 종목의 주가 흐름은 크게 엇갈리고 있다.

지난주 아마존은 약 9% 상승했고 마이크로소프트와 알파벳도 상승세를 나타냈다.

반면 반도체와 AI 관련 기업들의 주가는 큰 폭으로 떨어졌다.

◇반도체지수 5주 연속 하락…마이크론·샌디스크 20% 넘게 급락


기술주 가치평가 하락을 주도한 것은 반도체 관련 종목이었다.

필라델피아 반도체지수는 5주 연속 하락하면서 이 기간 약 30% 떨어졌다.

마이크론과 샌디스크는 지난주에만 각각 20% 넘게 하락했다.

반도체업계의 주가 조정은 미국 중간선거 이후 AI 데이터센터 건설 규제가 강화될 수 있다는 우려와 맞물려 나타났다.

러너 CIO는 “투자자들이 기술주 매수를 꺼리는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다”며 “데이터센터 건설 속도가 둔화될 경우 반도체업계가 가장 먼저 영향을 받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데이터센터 투자 확대 속도가 느려지는 것이 반드시 모든 대형 기술기업에 부정적인 것은 아니라는 분석도 내놓았다.

대규모 시설 투자에 따른 현금 유출이 줄어들면 일부 AI 투자 기업의 현금흐름이 개선될 수 있기 때문이다.

러너 CIO는 투자 속도가 다소 늦춰지는 것이 오히려 AI 투자 사이클을 더 오래 유지하는 데 도움이 될 가능성도 있다고 진단했다.

◇4주 연속 하락 뒤 3개월 상승 확률 80%…과거 통계 주목


미국 증시의 과거 하락장 이후 수익률도 주목받고 있다.

야후파이낸스가 집계한 자료에 따르면 1990년 이후 S&P500지수가 4주 이상 연속 하락한 사례는 33차례였다.

이 가운데 약 80%에서는 3개월 뒤 지수가 하락 종료 시점보다 높은 수준을 기록했다.

3개월 뒤 상승률 중간값은 6%로 일반적인 시기의 3개월 수익률 중간값인 약 3%보다 높았다.

1년 뒤 상승률 중간값도 16.5%로 일반적인 시기의 11.9%를 웃돌았다.

그러나 모든 하락장이 단기간에 회복된 것은 아니다.

2000년대 초 닷컴버블 붕괴와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에는 4주 이상 연속 하락한 뒤에도 주가 약세가 장기간 이어졌다.

따라서 과거 하락장 이후의 평균적인 반등 흐름만으로 현재 시장의 저점 형성을 단정하기는 어렵다.

트루이스트는 미국 대형주에 대한 투자 비중 확대 의견을 유지하면서 초대형 기술주에서 다른 업종으로 급격한 자금 이동이 발생할 위험에 대비해 중소형주를 일부 편입하는 방안을 제시했다.

◇저평가인가 추가 하락의 시작인가…월가 판단 엇갈려


최근의 주가 하락을 매수 기회로 볼 수 있는지에 대해서는 전문가들의 견해가 갈리고 있다.

트레이더마인드닷컴 설립자인 마이클 마틴은 “현재 시장은 저가 매수에 나설 시점이 아니라 현금 비중을 높일 시점”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시장 전반에 하락 추세가 나타나고 있어 주가가 낮아졌다는 이유만으로 매수에 나서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고 지적했다.

특히 주가 하락으로 기업의 시가총액이 줄어든 것이 곧바로 기업의 투자 가치가 높아졌다는 의미는 아니라고 강조했다.

마틴은 S&P500지수가 200일 이동평균선을 지지하는 경우에 한해 콜옵션을 소규모로 매수하는 방안을 고려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반면 러너 CIO는 기술주 가치평가가 크게 낮아지면서 시장이 긍정적인 소식에 민감하게 반응할 수 있는 환경으로 바뀌고 있다고 분석했다.

두 전문가의 견해는 현재 기술주 조정의 핵심 쟁점이 단순한 가격 하락 여부가 아니라 기업 실적과 AI 투자 전망이 낮아진 가치평가를 정당화할 수 있는지에 있음을 시사한다.

야후파이낸스는 기술주가 2017년 이후 처음으로 시장 평균보다 낮은 PER에 거래되고 있지만 과거의 주가 반등 통계와 현재의 가치평가 수준만으로 향후 상승을 확신할 수는 없다고 덧붙였다.


김현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rock@g-enews.com


[알림] 본 기사는 투자판단의 참고용이며, 이를 근거로 한 투자손실에 대한 책임은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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