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넷플릭스 숙원 '게임 시장 정복', 워너브라더스가 '신의 한수' 될까

인수 대금 121조 원…콘텐츠 공룡 탄생 임박
배트맨·호그와트 레거시…게임 역량 갖춘 워너
'4년 동안 제자리' 넷플릭스 게임 사업에 '단비'
워너브라더스 게임즈의 대표작 '호그와트 레거시'. 해리포터 IP 기반 AAA급 게임으로 2023년 출시 후 누적 판매량 3000만 장을 기록한 히트작이다. 사진=워너브라더스이미지 확대보기
워너브라더스 게임즈의 대표작 '호그와트 레거시'. 해리포터 IP 기반 AAA급 게임으로 2023년 출시 후 누적 판매량 3000만 장을 기록한 히트작이다. 사진=워너브라더스

OTT 공룡 넷플릭스가 워너브라더스 디스커버리를 인수한다. 영상 콘텐츠 업계의 대대적 재편이 다가온 가운데 넷플릭스의 숙원이었던 게임 시장 공략 또한 이번 인수를 통해 탄력을 받을지 업계의 관심이 몰린다.

넷플릭스는 최근 공식 보도자료를 통해 워너브라더스 디스커버리의 핵심 사업부를 분리, 인수하는 내용의 계약을 체결했다고 발표했다.케이블 네트워크 채널 등 레거시 미디어 부문 중심의 '디스커버리 글로벌'을 별도로 분할 상장한 후 콘텐츠 IP를 보유한 핵심 사업부를 주당 27.75달러(약 4만 원) 씩 총 827억 달러(약 121조 원)에 인수한다는 계획이다.

이번 인수가 성사된다면 넷플릭스의 콘텐츠 사업은 '날개'를 달게 된다. 워너브라더스 디스커버리는 배트맨과 슈퍼맨으로 대표되는 'DC 코믹스' IP를 필두로 '해리 포터'와 '왕좌의 게임' 등 메가톤급 실사형 영상 콘텐츠 IP는 물론 '톰과 제리'와 '파워퍼프걸' 등 준척급 애니메이션 IP도 다수 보유하고 있다.

게임 업계에선 자회사 워너브라더스 게임즈가 보유한 게임 역량에 주목하고 있다. 3000만 장의 판매량을 올린 해리포터 IP 게임 '호그와트 레거시', 액션 게임 수작으로 평가받는 '배트맨: 아캄' 시리즈 3부작 등 영상 IP 기반 AAA급 게임으로 수차례 성공을 거뒀다. 서구권에서 확고한 팬층을 구축한 하드코어 대전 격투 게임 '모탈 컴뱃' IP도 보유 중이다.

워너브라더스의 확고한 게임 역량은 넷플릭스 입장에서도 군침을 흘릴 요인이다. 넷플릭스는 지난 2021년 9월부터 게임사들을 꾸준히 인수하며 관련 역량을 확보했다. 넷플릭스 플랫폼에서 게임 플레이를 하도록 돕는 것은 물론 자체 IP를 게임으로 미디어믹스하기 위한 개발 역량 내재화도 꾸준히 이어왔다.

하지만 4년이 흐른 최근까지 넷플릭스의 게임 시장 공략은 정체됐다. 지난 10월 넷플릭스는 게임사업부를 대대적으로 구조 조정, 자체 AAA급 게임 개발을 목표로 했던 내부 스튜디오 '팀 블루', '오징어 게임' 공식 모바일 게임을 개발한 보스파이트 엔터테인먼트 등을 폐쇄했다.

왼쪽부터 '배트맨: 아컴' 3부작과 '호그와트 레거시', '모탈 컴뱃 1' 이미지. 사진=워너브라더스 게임즈이미지 확대보기
왼쪽부터 '배트맨: 아컴' 3부작과 '호그와트 레거시', '모탈 컴뱃 1' 이미지. 사진=워너브라더스 게임즈

이렇듯 게임 시장 공략에 어려움을 겪던 넷플릭스에게 영상 IP 기반 AAA급 게임 개발 노하우를 축적해온 워너브라더스 게임즈는 '즉시 전력'이 될 수 있다. 넷플릭스의 저스틴 램브로스 라이선싱 사업 담당 디렉터가 올 8월 링크드인을 통해 "케이팝 데몬 헌터스는 최고의 개발사, 게임과 협력할 수 있는 독창적 기회"라고 밝히는 등 인기 IP 기반 게임 시장 공략의 기회도 여전히 엿보고 있다.
장기간 축적한 노하우와 별개로 최근 게임 시장에서 부진했다는 점은 걸림돌이 될 수 있다. 앞서 언급한 2023년작 호그와트 레거시의 흥행과 달리 그에 앞서 2022년 출시한 '고담 나이트'나 2024년작 '수어사이드 스쿼드: 킬 더 저스티스 리그' 등은 게이머들에게 기대 이하라는 평을 받으며 흥행에 실패했다.

워너브라더스는 게임사업부의 명확한 매출액은 공개하지 않고 있으나 올 1분기 실적 발표를 통해 "게임 사업 매출이 지난해 1분기 대비 48% 감소했다"고 밝혔다. 지난 2월 산하 게임 개발사 3곳을 폐쇄하며 인력을 대거 감축하기도 했다.

넷플릭스의 워너브라더스 인수 자체가 무산될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렵다. 넷플릭스의 이번 인수는 거대 기업 간의 합병인 만큼 미국 정부의 인가를 받아야 된다. 앞서 마이크로소프트가 총 754억 달러(약 111조 원)을 들여 액티비전 블리자드를 인수하는 계약 역시 2022년 1월 발표됐으나 미국 연방거래위원회(FTC), 영국 경쟁시장국(CMA) 등의 제동으로 인해 1년 9개월 뒤엔 2023년 10월에야 마무리됐다.

워너브라더스 인수를 두고 넷플릭스와 경쟁했던 스카이댄스 미디어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측근 래리 앨리슨의 아들이 보유한 기업이었다는 점 역시 변수가 될 전망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7일 미국 현지 취재진들에게 "넷플릭스는 시장 점유율이 지나치게 큰 기업"이라며 "이번 인수 결정에 관여하고자 한다"고 발언한 바 있다.

이원용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wony92kr@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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