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분 이상 중간 광고' 정책에 따른 변화
'바이럴' 숏폼, '충성도' 롱폼 양극화
10분 미만 짧은 미드폼은 '사양길'
'바이럴' 숏폼, '충성도' 롱폼 양극화
10분 미만 짧은 미드폼은 '사양길'

"유튜브 영상 길이가 20분, 30분을 넘겨도 상관없습니다. 짧은 영상은 이제 의미가 없으니까요." 유튜브 채널을 몇 년 동안 운영하며 10만 명이 넘는 구독자를 모은 전문 유튜버 A씨가 최근 콘텐츠 기획 방향성에 대해 한 말이다.
전문 유튜브 채널이 선보이는 영상의 길이가 점점 '양극화'되고 있다. 3분 이하, 일반적으로는 1분 안에 끝나는 '쇼츠'에 집중하는 채널들이 있는 반면 롱폼 영상의 재생 시간은 더욱 길어지고 있다. 과거에는 10분 길이 영상을 3편으로 나눠 올렸다면, 요즘은 30분짜리 영상 1편을 만드는 것이 트렌드다.
익명을 요구한 뉴미디어 업계 관계자는 이 같은 현상에 대해 "유튜브의 중간 광고 정책에 영향을 받은 결과"라고 말했다. 유튜브 채널을 운영하는 입장에서 10분 전후의 짧은 미드폼 영상은 수익 측면에서 가치가 사라졌다는 것이다.
유튜브가 중간 광고 관련 정책을 정비한 시점은 5년 전인 지난 2020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유튜브는 영상 길이가 8분을 넘어가는 영상에 한해 중간 광고를 삽입할 수 있도록 했다.
이 가운데 지난 2021년 '쇼츠'를 정식 론칭한 유튜브는 2022년 쇼츠 광고 기능까지 추가, 플랫폼 차원에서 롱폼보다는 숏폼 동영상 활성화에 주력했다.
하지만 시간이 흘러도 숏폼 동영상이 롱폼 동영상을 완전히 대체하지 못함에 따라 롱폼 영상에 다시금 주목하는 유튜버들이 늘고 있다. 자연히 영상에 삽입될 중간 광고에 대한 광고주들의 관심도 높아지는 추세다.

업계 관계자는 "롱폼 영상의 길이가 길수록 중간 광고의 길이, 분량도 늘어나고 광고 수익 또한 더욱 높아진다"며 "시청자들 또한 광고를 무조건 거부하던 옛날과 달리 영상과의 연결성, 광고 상품의 유용성에 따라 중간 광고에서 이탈하지 않고 영상을 끝까지 시청하는 빈도가 증가하는 추세"라고 설명했다.
한 인터넷 방송 업계 관계자는 숏폼이 롱폼을 온전히 대체하지 못한 이유로 '휘발성이 높다는 점'을 들었다.
이 관계자는 "숏폼 동영상은 특성 상 조회수와 구독자를 확보하는 데 용이하지만 그렇게 확보한 조회수나 구독자가 대부분 충성 시청자가 아닌 '유동층'이라는 한계도 있다"며 "숏폼과 롱폼은 시청 패턴이 명확히 다른 만큼 플랫폼 차원에서 알고리즘 또한 다르게 운영된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시청 패턴이 다른 만큼 광고주들의 계약 규모 또한 달라지는 것"이라며 "틱톡이나 쇼츠로 100만 명 이상의 팔로워를 모은 인플루언서보다 특정 분야의 충성 시청자 중심으로 구독자 1만을 모은 유튜버가 광고주 입장에서 더욱 의미 있는 경우가 적지 않다"고 덧붙였다.
마케팅 전문 플랫폼 스택 인플루언스의 윌리엄 가스너 최고 마케팅 책임자(CMO)는 2025년 콘텐츠 전략을 분석한 리포트를 통해 "숏폼은 인지도 제고와 바이럴 확산, 롱폼 영상은 충성도 증진과 전문성 강화라는 측면에서 차별화된 효용성을 갖고 있다"며 "콘텐츠 크리에이터와 브랜드 모두에게 가장 현명한 전략은 숏폼과 롱폼, 두 분야를 아우르며 각각을 적재적소에 활용하는 것"이라고 제안했다.
이원용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wony92kr@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