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스 규모 3분의 1인데…게임사들 오히려 AGF에 주목
신작보다 '팬 서비스'…부담 없는 소통에 개발자들 '방긋'
신작보다 '팬 서비스'…부담 없는 소통에 개발자들 '방긋'
이미지 확대보기"이 정도면 정말 지스타보다 좋은 것 같은데요?" "지스타 갈 이유가 갈수록 낮아지는 것 같습니다." "왜 게임사들이 지스타 가길 망설이는 지 알겠네요."
'애니메이션 게임 페스티벌(AGF) 2025'가 열린 경기도 일산 킨텍스 현장을 돌아다니며 업계인, 방문객들에게 들었던 이야기들을 정리한 것이다. 지스타는 한국 최대 규모의 게임 전시 행사로 매년 부산 벡스코에서 열린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올해 게임 업계에선 두 행사를 비교하는 목소리가 꾸준히 나오고 있다.
참가사들의 라인업을 보면 그 이유가 느껴진다. 올해 지스타의 큰 축이었던 엔씨소프트와 넷마블은 두 행사에 모두 참가했다. 크래프톤과 웹젠, 그라비티 등이 빠졌지만 그 대신 넥슨과 스마일게이트, NHN, 네오위즈, 시프트업, 위메이드커넥트 등이 그 자리를 채웠다. 중견급 이상 게임사들의 관심은 오히려 AGF에 쏠렸으며 특히 스마일게이트는 아예 AGF의 메인 스폰서로 나섰다.
방문객 수가 가파르게 상승 곡선을 그리고 있다는 것도 주목할 점이다. 지스타는 최근 몇해 동안 방문객 수가 20만명 전후에 정체됐다. 반면 AGF는 2022년 기준 4만7774명, 2023년에는 6만5442명, 지난해에는 7만2081명이 찾았다. 이러한 성장세에 힘입어 본래 주말 이틀 개최되던 행사에 금요일을 더해 3일 단위의 행사로 볼륨을 키웠다.
이미지 확대보기AGF가 가장 지스타와 차별화된 점은 이 행사가 최초부터 '서브컬처 행사'를 지향했다는 점이다. 지스타는 '종합 게임 행사'를 지향하며 신작 게임의 시연 공간이 마련된다. 반면 AGF의 게임 부스는 기존 출시 인기작들이 준비한 오프라인 팬 서비스의 장으로 기능하는 편이다.
실제로 앞서 언급한 게임사 중 스마일게이트 '에픽세븐'과 넷마블 '페이트 그랜드 오더', 시프트업 '승리의 여신: 니케' 등은 3년 연속 부스가 열렸다. 네오위즈 '브라운더스트 2', 위메이드커넥트 '로스트 소드' 등은 2년 연속 참가했다. AGF를 신작 마케팅의 장으로 활용하는 것은 오히려 최근에 시작된 흐름이다.
팬서비스의 장인 만큼 게임사 대표나 디렉터, 개발자들이 보다 부담 없이 '팬들과 가까이 소통하는' 장으로 선택하고 있다는 점도 눈에 띈다. 앞서 언급한 게임 중 상당수가 현장 이벤트로 디렉터들의 토크쇼나 팬사인회, 나아가 일러스트레이터나 성우 등도 초청해 관객들과 보다 가까이에서 호흡하는 행사를 가졌다.
이미지 확대보기실제로 본 매체와 인터뷰를 가진 네오위즈의 김종호 사업부장은 인터뷰 직후 현장에서 '브라운더스트2' 캐릭터를 코스프레한 방문객들을 발견하고 바로 팬들과 기념 사진을 촬영했다.
AGF는 애니메이션 그래픽으로 대표되는 '서브컬처' 분야에 국한된 행사인 만큼 지스타와 1:1 비교는 불가능하다. 하지만 거금을 투자해 눈이 돌아갈 만한 최첨단 그래픽과 압도적인 규모를 선보이는 것도 좋지만 게임사가 이용자들과 눈높이를 맞추고 "우리 모두 게임을 사랑하는 사람들"이란 공감대를 쌓는 것이 더욱 중요함을 AGF는 증명하고 있다.
이원용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wony92kr@naver.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