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전자 '도로 준수율' 길안내에 반영
국내외 내비게이션과 차별화 나서
운전자 선택 학습해 최적 경로 제공
지난 11월 카카오내비 적용…이용자 만족도 향상
국내외 내비게이션과 차별화 나서
운전자 선택 학습해 최적 경로 제공
지난 11월 카카오내비 적용…이용자 만족도 향상

카카오모빌리티가 '운전자가 실제로 따르지 않은 경로'를 학습하는 AI 기반 경로 추천 기술을 개발하고, 이를 카카오내비에 적용해 경로 안내 정확도를 높였다고 14일 밝혔다.
운전자 행동 데이터를 바탕으로 불편 구간을 스스로 판단하고 경로 탐색에 반영하는 이 기술은, 최근 연구 논문이 교통 분야 최고 권위 SCI급 학술지 'TRC(Transportation Research Part C: Emerging Technologies)'에 게재됐다.
카카오모빌리티 AI연구개발팀과 서울대학교 김동규 교수 연구팀이 공동으로 저술한 운전자 반응 기반 AI 경로 안내 기술에 대한 논문은 운전자 행동 데이터를 기반으로 기존 내비게이션 시스템이 고려하지 못했던 도로의 잠재 특성을 경로 탐색에 반영하고 실제 상용 서비스에서 효과를 봤다.
내비게이션은 일반적으로 '차량의 속력', '도로 폭', '차선 수' 등 관측 가능한 물리적 정보를 기반으로 경로를 탐색한다.
하지만 운전자들은 실제 주행 상황에서 불법 주정차가 많은 지역이거나 진·출입이 불편한 경우, 또는 낯선 경로에 대한 불신과 같은 다양한 이유로 내비게이션이 알려주는 경로에서 잠시 벗어나기도 한다. 그러나 이러한 모든 요인을 길 안내에 반영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쉽지 않다. 운전자의 주행 습관이 각각 다를 뿐 아니라 전국 수백만 개의 세부 도로 구간을 개별 분석해야 하기 때문이다.
카카오모빌리티는 내비게이션이 운전자에게 안내한 경로와 실제 주행데이터를 비교·분석하는 것에서 해법을 찾았다.
즉, 운전자가 안내받은 도로를 실제로 주행했는지를 보는 '경로 준수율'을 토대로 도로의 '통행 가치'를 평가해 경로 탐색에 반영하도록 한 것이다. 이는 사용자 반응성을 토대로 특정 항목의 가치를 평가하는 강화학습의 한 방법론인 '멀티암드밴딧(Multi-armed Bandit, MaB)'을 적용한 AI 알고리즘을 자체 구축함으로써 가능해졌다.

이를 통해 운전자가 주행 경로 선택에 영향을 미치는 불편 요인을 시스템이 자동으로 학습하고 별도의 인프라 구축 없이도 사용성을 지속 개선할 수 있게 됐다. 아울러 전국 수백만 도로 구간의 통행 가치를 보다 정밀하게 산정하는 것은 물론, 실시간 교통 정보도 함께 반영해 길 안내의 정확도와 신뢰도를 높일 수 있었다.
실제로 동작대교 남단에서 올림픽대로 진입 구간까지와 같이 대기열로 인해 사용자들의 내비게이션 경로 이탈이 잦아지는 도로나 복잡한 골목길, 환승센터 인근 혼잡 구간, 고저 차가 큰 산간 도로 등 기존 내비게이션이 반영하지 못했던 불편 구간을 감지하고 실시간 경로 탐색에 반영할 수 있게 됐다.
카카오모빌리티는 지난해 11월부터 운전자 반응 기반 AI 경로 안내 기술을 카카오내비에 적용하고 있다.
운전자가 목적지를 선택하면, 카카오내비 알고리즘이 '빠른 경로', '고속도로 우선 경로', '큰길 우선 경로' 등을 중심으로 이 기술을 적용해 '내비추천 경로'로 제안해 준다.
이 기술의 효과는 논문에도 발표됐다. 해당 논문에 따르면 기술 적용 초기 일주일간 데이터 분석을 통해 경로 탐색 방식 별로 운전자의 경로 준수율을 확인한 결과 '빠른 경로'에서는 새롭게 제공된 경로의 운전자 준수율이 64.22%에서 70.87%로 6.65%p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마찬가지로 '고속도로 우선 경로'에서는 71.32%에서 72.91%로, '큰길 우선 경로'의 경우 70.79%에서 72.40%로 운전자의 경로 준수율이 향상됐다.
논문의 제1 저자, 김푸르뫼 카카오모빌리티 AI연구개발팀 연구원은 "이번 연구는 이용자 행동 데이터를 기반으로 내비게이션이 경로 탐색 시 고려하는 정보와 실제 주행 환경과의 '불일치' 정도를 수치화하고, 격차를 줄여 개선된 경로를 제공하는 데 중점을 뒀다"며, "목적지까지의 실제 주행시간, 도로의 주행 편의성 등 다양한 경로 품질 지표에서 개선된 효과를 확인했다는 점에서 학술적·서비스적으로 의미 있는 성과를 거뒀다"고 설명했다.
김지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tainmain@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