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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다시 좌절된 '포트리스' 아이폰의 꿈

애플, 충전단자 없앤 아이폰 검토
EU 규제·사용자 불편 우려에 현행유지
이전에도 '미니멀리즘' 디자인 선호
포트 없애면 무선충전 불편 우려
애플이 '아이폰 17 에어'에서 충전 포트를 완전히 없애는 방안을 검토했으나, 결국 USB-C 포트를 유지하기로 한 것으로 나타났다. 사진=연합뉴스이미지 확대보기
애플이 '아이폰 17 에어'에서 충전 포트를 완전히 없애는 방안을 검토했으나, 결국 USB-C 포트를 유지하기로 한 것으로 나타났다. 사진=연합뉴스
애플이 차세대 초슬림 스마트폰 '아이폰 17 에어'에서 충전 포트를 완전히 없애는 방안을 검토했으나, 결국 USB-C 포트를 유지하기로 한 것으로 나타났다. 유럽연합(EU)의 규제와 사용자 편의성 등을 고려한 결과로 풀이된다.
18일 IT업계에 따르면 애플이 올가을 출시될 아이폰 17시리즈의 '에어(Air)' 모델을 최초의 ‘포트리스(Portless)' 스마트폰으로 출시하는 방안을 검토했으나 최종적으로 USB-C 포트를 유지하기로 결정했다. 유럽연합(EU) 규제와 사용자 불편 등을 고려해 결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애플 인사이더 등 외신에 따르면 애플이 충전 포트를 제거하려는 시도는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과거에도 포트리스 디자인을 검토한 적이 있다. 아이폰 17 에어에 이르러 기존 아이폰보다 2㎜ 더 얇은 초박형 두께에 6.6인치 디스플레이를 장착하고, 초슬림 디자인을 위해 충전 포트 삭제를 검토했으나 결국 철회한 것으로 보인다.

이 같은 결정에는 EU의 규제가 주 요인으로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EU는 지난해 12월 28일부터 스마트폰 충전 단자를 USB-C로 통일하도록 의무화했으며, 이를 어길 시 해당 제품의 유럽 내 판매가 불가능하다. 실제로 애플은 2023년 아이폰 15시리즈부터 기존 라이트닝 포트를 USB-C로 변경했다.
'애플 소식통' 마크 거먼 블룸버그 기자가 자신의 소셜미디어에 공개한 아이폰 17 에어 디자인과 사양. 사진=마크 거먼 X이미지 확대보기
'애플 소식통' 마크 거먼 블룸버그 기자가 자신의 소셜미디어에 공개한 아이폰 17 에어 디자인과 사양. 사진=마크 거먼 X


사용자들의 사용 환경도 고려된 것으로 보인다. 애플이 충전 포트를 완전히 제거할 경우 무선 충전만으로 아이폰을 사용해야 하는데, 이는 유선 충전 대비 속도가 느리고 발열 등의 추가 문제가 발생할 가능성이 있다. 아이폰 사용자 A는 "초슬림 디자인을 위해 포트를 제거하는 것보다 배터리 성능을 개선하는 것이 더 중요해 보인다"라고 지적했다.

아이폰은 기존 사용자들의 지속적인 이용 비율이 높은 편이며, 이 중 무선 충전기를 사용하지 않는 이들도 많다. 아이폰 사용자 B는 "아이폰을 구매하는데 무선 충전기를 추가로 사야 하는 점이 번거롭다"라는 의견을 밝혔다.

지금은 한발 물러서지만 장기적으로 애플이 '포트리스' 아이폰을 목표로 하고 있다는 점은 명확해 보인다. 아이폰 17 에어에 A19 칩을 탑재하고, 후면 단일 카메라를 장착한다는 등 기기의 간소화 흐름이 두드러진다. 아울러 물리 유심 슬롯을 제거하고 이심(eSIM)만 지원하는 등 점진적으로 물리적인 단자를 줄여가는 전략을 이어가고 있다.
그간 애플은 맥북에서도 단자 수를 최소화하는 등 미니멀리즘 디자인을 선호하는 경향을 보여왔다. 업계에서는 이번 결정이 포트 제거의 '연기'일 뿐, 완전한 포트리스 스마트폰으로 가는 과도기적인 단계일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아이폰 사용자 B는 "단자를 없애면 사용자 경험 측면에서 무선 충전기를 들고 다녀야 하는데, 대개의 무선 충전기가 유선보다 휴대성이 떨어진다"라며 " USB-C타입 도입으로 PC에 연결해 자료 옮기거나 하는 측면에서 편했는데, 그 메리트를 찾아 놓고 또 없애냐"며 반발했다.

슬림한 스마트폰의 가장 큰 장점은 휴대성이다. 그러나 배터리 안정성이 보장되지 않은 채 본체가 얇아져 내구성이 약해진다면 오히려 배터리 스웰링(배터리가 부풀어 오르는 현상), 스마트폰 구부러짐 등 더 심각한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 초슬림 디자인과 사용자 편의 사이에서 균형을 찾으려는 애플의 고민이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향후 아이폰 시리즈의 충전 방식과 단자 설계가 어떻게 변화할지 이용자들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김지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tainmain@g-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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