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코플리, 나이언틱 일부 개발 부문 인수
엔씨·넥슨 등 게임사에 꾸준히 거금 투자
"순수 투자서 적극적 게임 협력으로 전환"
엔씨·넥슨 등 게임사에 꾸준히 거금 투자
"순수 투자서 적극적 게임 협력으로 전환"

사우디아라비아 국부 펀드(PIF)에서 거느린 미국 게임사 스코플리가 '포켓몬 고'로 유명한 나이언틱의 게임 사업부를 인수, 자회사로 편입했다.
스코플리는 12일(현지 시각) 공식 블로그를 통해 "포켓몬 고와 피크민 블룸, 몬스터 헌터 나우 등을 개발한 나이언틱의 게임 개발팀이 스코플리에 합류한다"고 발표했다. 투자 규모는 35억달러(약 5조원)다.
팀 오브라이언 스코플리 최고 수익성 책임자(CRO)는 "나이언틱은 작년 한 해에만 1억명 이상의 이용자가 즐긴 '포켓몬 고'를 필두로 10년 동안 혁신적 경험을 보여준 곳"이라며 "양사의 협업을 통해 개발진의 창의성이 더욱 강화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나이언틱 또한 같은 시점에 공식 입장문을 통해 "당사 일부 게임 사업부가 스코플리에 35억달러에 인수되는 계약에 합의했다"며 "게임 '인그레스'와 '페리도트', 지리 공간 AI 기술 사업을 전담하는 '나이언틱 스파샬(Niantic Spatial Inc.)을 별도 법인으로 분리하며 존 행키 대표가 이 회사를 이끌 것"이라고 밝혔다.
에디 우 나이언틱 포켓몬 고 총괄은 "포켓몬 고 팀 전체가 독립적으로 게임을 개발하고 번창할 수 있도록 스코플리의 여러 리더들과 협의했다"며 "포켓몬 고는 크게 변화하지 않을 것이며 지난 9년 동안 얻은 놀라운 기쁨에 더해 앞으로도 더욱 좋은 일이 있을 것이라 확신한다"고 강조했다.

스코플리는 사우디 PIF 산하 게임사 새비 게임 그룹(SGG)에서 2023년에 49억달러(약 7조원)를 들여 인수한 게임사다. 해외에서 크게 흥행한 소셜 보드게임 '모노폴리 고'를 필두로 모바일 캐주얼 게임을 개발, 운영해온 업체다.
사우디는 2020년도 들어 탈 석유·사업다각화를 목표로 한 '비전 2030'을 제시했다. 그 일환으로 세계 각국 주요 게임사에 거금을 투자하며 '게임 큰 손'으로 자리 잡았다.
나이언틱 인수는 게임 외에도 다양한 엔터테인먼트 분야를 결합하는 비전 2030과도 연결된다. 사우디는 단순한 게임 사업 투자를 넘어 대형 e스포츠 경기장과 IP 기반 테마 파크 등을 건립, 게임 등 콘텐츠 사업을 오프라인 관광 사업과 연계할 계획이다.
실제로 스코플리는 이번 나이언틱 인수에 관해 "포켓몬 고 라이브 행사는 수백만명의 참가자를 모으며 직접적 교류를 촉진하는 독특한 역량을 보여줬다", "게임을 통해 사람들을 현실 세계로 끌어오는 혁신적인 기업"이라고 평했다.
이번 인수합병(M&A)은 사우디가 단순히 큰 손을 넘어 텐센트와 같은 거대한 '게임 연합체'를 구상하고자 하는 시발점이 될 수도 있다. 엔씨소프트와 도쿄 증권거래소에 상장된 넥슨 본사 등에 1조원 이상을 투자한 전례가 있는 만큼 국내 게임사도 이러한 사우디의 기조에 영향을 받을 가능성이 높다.
니혼게이자이 신문(닛케이)에 따르면 사우디 PIF는 앞선 투자를 통해 확보한 세계 게임사들의 주식을 순차적으로 SGG에 양도할 계획이다. SGG는 이에 관해 "순수 투자 수익 전략을 적극적인 게입 협력 전략으로 바꾸는 중요한 전환점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원용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wony92kr@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