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메모리 수요 급증에 한국 반도체 브랜드 50% '폭풍 성장'
삼성SDI 23위, 브랜드 강도지수 A+..."지속가능 경영 통해"
삼성SDI 23위, 브랜드 강도지수 A+..."지속가능 경영 통해"

보고서는 SK하이닉스의 브랜드 가치가 137억 달러(약 25조 971억 원)로 전년 대비 37% 급증했다고 분석했다. SK하이닉스의 성과는 AI 시대 핵심으로 떠오른 고대역폭 메모리(HBM) 수요 증가와 발맞춰, 선제적인 첨단 칩 패키징 및 연구 개발 시설 투자에 나선 결과로 풀이된다. 탄탄한 반도체 공급망 구축 역시 브랜드 가치 상승에 기여했다. SK하이닉스는 2022년부터 4년째 글로벌 반도체 톱 5 브랜드에 이름을 올리며 입지를 공고히 하고 있다.
삼성SDI 역시 글로벌 23위를 기록하며 저력을 과시했다. 비록 브랜드 가치는 14억 달러(약 2조 307억 원)로 2% 소폭 감소했지만, 브랜드 강도 지수(BSI)는 7% 상승, 100점 만점에 62점을 기록하며 오히려 브랜드 경쟁력은 강화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친환경 에너지와 첨단 소재 분야에 집중 투자하며 전기차 배터리 및 에너지 저장 시스템 혁신을 주도한 점이 주효했다. 삼성SDI의 브랜드 강도 등급은 A에서 A+로 상향 조정됐다.
알렉스 헤이그 브랜드 파이낸스 아시아 태평양 지역 담당 매니징 디렉터는 "SK하이닉스의 꾸준한 4위 수성은 AI 기반 메모리 솔루션의 중요성이 날로 커지고 있음을 방증하며, 삼성SDI의 브랜드 강도 상승은 지속 가능한 혁신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보여준다"고 평가했다. 다만 그는 "지정학적 불확실성, 공급망 불안정, 수요 변동 등은 여전히 산업의 위험 요인"이라며 "첨단 기술과 지속 가능성에 투자하는 브랜드만이 불확실성을 극복하고 장기 성장을 이끌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엔비디아, 압도적 1위...반도체 시장 '지각변동'
한편, 엔비디아가 브랜드 가치 879억 달러(약 127조 5165억 원), 전년 대비 98% 성장이라는 압도적인 기록으로 글로벌 1위 반도체 브랜드 자리를 굳건히 지켰다. 2위 TSMC 브랜드 가치의 2.5배를 훌쩍 뛰어넘는 수치다. 엔비디아는 2014년 브랜드 가치 평가를 시작한 이래 처음으로 글로벌 톱 10 브랜드에 진입하는 기염을 토했다. 지난해에는 전 세계에서 가장 빠르게 성장한 브랜드로 기록되기도 했다.
브랜드 강도 역시 엔비디아가 100점 만점에 88.9점으로 1위를 차지했다. 2위 인텔(81.4점)을 7점 이상 앞선 압도적인 격차다. 지난해 업계 최강자였던 인텔의 위상을 엔비디아가 완전히 역전시킨 셈이다.
브랜드 파이낸스는 올해 반도체 브랜드 순위를 기존 20위에서 30위로 확대했다. 이는 반도체 산업 내 경쟁 심화와 함께, 유럽을 중심으로 신흥 강자들이 급부상하고 있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실제로 영국 Arm(브랜드 가치 15억 달러), 네덜란드 ASM(8억 3700만 달러) 등 유럽 기업들이 새롭게 순위권에 진입하며 반도체 시장의 역동적인 변화를 예고했다.
박정한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