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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달러에 울산 건너온 말뫼 골리앗 크레인, 20년 지나 친환경선 시대도 함께한다

- 스웨덴 코쿰스 해체 크레인 1달러 인수 후 울산 해양 플렌트 조선소서 20년 넘게 현역 가동
- 프랑스 매체 사이언스포스트, 유럽 조선업 침체와 글로벌 생산 거점 이동 조명
- 감가상각 완료된 1600t급 자산으로 울산 현장 대형 구조물 제작 효율 뒷받침
HD현대중공업 골리앗 크레인 전경. 사진=HD현대중공업이미지 확대보기
HD현대중공업 골리앗 크레인 전경. 사진=HD현대중공업
스웨덴 말뫼 코쿰스 조선소의 침체를 상징하던 1500t급 골리앗 크레인이 현대중공업(현 HD현대중공업)에 상징적 금액인 1달러(약 1364원)에 매각된 뒤 20년 넘게 울산 현장에서 가동 중이다.
글로벌 조선업 생산 거점이 유럽에서 아시아로 이동하는 구조적 재편 속에서 한국으로 옮겨온 이 거대 철 구조물은 울산 야드의 중추 설비로 자리를 굳혔다.

해외에서는 최근 한국 조선의 발전상을 재조명하면서 이 크레인의 지속 가동을 두고 한국 조선업이 거머쥔 글로벌 제조 경쟁력과 설비 운용 역량을 증명하는 상징 자산으로 평가했다.

유럽 조선업 침체와 1달러 매각의 전말


프랑스 과학 전문 매체 사이언스포스트는 11월 4일(현지시각) 스웨덴 라디오 방송 스베리예스 라디오 보도를 바탕으로 해당 크레인이 단순 노후화나 기계 결함이 아니라 유럽 조선업의 침체 탓에 매각됐으며, 울산 현장에서 여전히 핵심 설비로 작동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말뫼 크레인은 1973년부터 1974년 사이에 스웨덴 코쿰스 조선소가 만든 대형 갠트리 크레인이다. 주행 레일 길이 710m, 높이 138m 규모로 세워져 25년 안팎의 기간 동안 선박 75척 건조에 쓰였다. 1997년에는 스웨덴과 덴마크를 연결하는 외레순 교량의 교각 기초 구조물을 들어 올리는 토목 공사도 마쳤다.

그러나 아시아 조선사들과 벌인 원가 경쟁에서 밀리면서 스웨덴 조선업은 내리막길을 걸었고 코쿰스 조선소는 끝내 문을 닫았다. 1990년대 초 덴마크 부르마이스터 앤드 웨인 조선소가 인수를 추진했으나 해체 작업 전에 파산했다.

이후 2002년 현대중공업이 소형 크레인 3기와 부품을 묶어 상징적 금액인 단돈 1달러에 사들였다. 장부상 매입가는 1달러였으나 해체와 해상 운송, 울산 현장 재조립 과정에는 200억 원이 넘는 실비가 투입됐다.

매각을 맡았던 도칸 엑스플로에테링의 레나르트 오토손 대표는 당시 대형 크레인이 먼저 주변 소형 크레인들을 해체한 뒤 스스로 해체되는 과정을 거칠 것이라고 설명했다.

울산 해양 조선소 안착과 1600t급 설비 개조


크레인은 2002년 여름 해체 작업을 시작해 장거리 해상 운송을 거친 끝에 2003년 울산 현대중공업 조선소에 다시 세워졌다.

당시 스웨덴 현지 주민들이 선적 장면을 지켜보며 눈물을 흘려 '말뫼의 눈물'이라는 별칭을 얻었다. 붉은색 도색과 현대 로고를 갖춘 설비는 울산 해양플랜트 제작 조선소에 안착했다.

현대중공업은 2007년 설비 개조를 진행해 인양 능력을 기존 1500t에서 1600t으로 끌어올렸다. 이 크레인은 도크 없이 선박을 짓는 육상 건조 공법과 원유생산저장하역설비(FPSO) 같은 초대형 해양 구조물 제작 과정에서 블록 인양 작업을 도맡았다.
스웨덴 라디오 취재에 HD현대중공업 측은 해당 크레인이 현재 정상 가동 상태를 유지하고 있으며 매각 계획이 전혀 없다고 공식 확인했다.

울산 조선소의 건조 열기와 자산 가치


크레인이 자리 잡은 울산 조선소는 여전히 활발한 일감을 소화하고 있다.

사이언스포스트는 HD현대중공업 울산 조선소가 최근 해운사 HMM이 발주한 총 1조 9200억 원 규모 친환경 액화천연가스(LNG) 추진 컨테이너선 8척 가운데 2척을 배정받아 건조를 준비 중인 사실을 보도하며 생산 현장의 활력을 함께 짚었다.

해당 골리앗 크레인은 일반 상선 도크가 아닌 해양 플렌트 조선소에 고정돼 있으나, 조선소 전반의 초대형 구조물 제작 효율을 상징하는 핵심 자산으로 평가받는다.

설비 경제성 측면에서도 안정성을 갖췄다. 도입 당시 막대한 신규 제작 비용을 절감했을 뿐 아니라, 도입 20년을 넘기며 회계상 감가상각이 완전히 끝났다.

이에 따라 일상 유지보수 비용 외에 별도의 금융상 감가상각비 부담이 발생하지 않아 시황 변동에 따른 고정비 압박이 적다.

유럽 조선업 쇠퇴와 한국 조선업 성장을 증명하는 이 크레인은 친환경 고부가가치 선박 중심의 새로운 산업 주기 속에서도 울산 조선소의 든든한 생산 거점으로 역할을 이어가고 있다.


김주원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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