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P 조사서 3분의 2 "트럼프 경제정책 악영향"…70%는 의회의 대통령 견제 요구
사전투표 5970만명·상원 7개 경합주 주목…하원 435석 전면 교체, 개표 장기화 가능성
사전투표 5970만명·상원 7개 경합주 주목…하원 435석 전면 교체, 개표 장기화 가능성
이미지 확대보기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집권 후반기 권력 구도를 결정할 중간선거가 3일(이하 현지시각) 실시된 가운데 미국 유권자 4명 중 3명이 국가 운영 상황에 불만을 나타낸 것으로 조사됐다.
트럼프 대통령의 경제정책이 미국 경제를 악화시켰다는 응답도 약 3분의 2에 달해 고물가와 생활비 부담이 이번 선거의 핵심 변수로 떠올랐다.
특히 유권자 10명 중 7명은 의회가 대통령 권한을 더욱 적극적으로 견제해야 한다고 답했다. 공화당이 장악한 상·하원에 대한 불만도 높게 나타나면서 이번 선거가 트럼프 대통령의 국정운영에 대한 중간평가 성격을 띠게 됐다는 분석이다.
AP통신은 미국 중간선거 당일 실시한 대규모 유권자 여론조사에서 경제 상황과 민주주의 문제가 가장 중요한 선거 쟁점으로 나타났다고 이날 보도했다.
AP에 따르면 이날 조사에 참여한 응답자의 약 75%가 현재 미국의 상황에 불만족하거나 분노한다고 답했다. 만족하거나 긍정적으로 평가한 응답자는 약 25%에 그쳤다.
미국 경제 상황을 좋지 않거나 나쁘다고 평가한 유권자도 약 75%에 달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경제정책이 미국 경제를 악화시켰다는 응답은 약 3분의 2였으며 관세정책이 경제에 해를 끼쳤다는 응답도 비슷한 수준이었다.
트럼프 대통령의 국정 수행을 지지하지 않는다는 응답은 약 60%로 집계됐다. 의회가 대통령 권한을 충분히 견제하지 못하고 있다는 응답은 약 70%에 달했다.
유권자들이 가장 중요하게 꼽은 현안은 경제와 민주주의였다. 응답자의 약 40%가 경제를 최우선 과제로 선택했고 약 30%는 민주주의 상태를 지목했다. 이민과 보건의료를 가장 중요한 문제로 꼽은 비율은 각각 약 10%였다.
생활비와 정부 부패 문제를 의회 투표 결정에 결정적으로 중요한 요인이라고 답한 유권자도 각각 절반가량에 달했다.
AP는 이같은 조사 결과가 “미국 유권자들 사이에 국가의 진로에 대한 불만과 미래에 대한 비관적 인식이 확산돼 있음을 드러낸다”고 분석했다.
◇사전투표 5970만명…민주당 상·하원 탈환 도전
현재 공화당은 상원 53석을 확보하고 있으며 민주당과 민주당에 협력하는 무소속 의원은 47석이다. 하원에서도 공화당이 근소한 우위를 유지하고 있다.
민주당은 하원에서 3석을 순증하면 다수당 지위를 확보할 수 있다. 상원에서는 최소 4석을 추가로 확보해야 한다. 상원이 50대50으로 나뉘면 공화당 소속인 JD 밴스 부통령이 캐스팅보트를 행사할 수 있기 때문이다.
민주당이 상·하원 가운데 한 곳 이상을 장악하면 트럼프 대통령의 입법 추진과 행정부 인사 승인, 예산 편성 등에 대한 의회의 견제력이 강화될 수 있다.
선거 참여 열기도 높았다.
AP에 따르면 선거 당일 투표가 진행되는 동안 집계된 사전투표는 약 5970만표로 2022년 중간선거의 약 5800만표를 넘어섰다.
사전투표에는 투표소를 직접 방문한 유권자와 우편으로 투표한 유권자가 모두 포함됐다.
미국 동부 기준 오후 6시 인디애나와 켄터키 일부 지역에서 투표가 종료되면서 개표도 시작됐다. 이후 동부 지역을 중심으로 투표가 순차적으로 마감되고 있다.
이번 선거에서는 알래스카, 아이오와, 캔자스, 메인, 미시간, 오하이오, 텍사스 등 7개 주의 상원 선거가 주요 승부처로 꼽힌다.
특히 텍사스에서는 민주당 제임스 탈라리코 후보와 공화당 켄 팩스턴 후보가 맞붙고 있다. 미시간에서는 민주당 압둘 엘사예드 후보와 공화당 마이크 로저스 후보가 경쟁하고 있다.
◇생활비·이란 전쟁 부담…투표소 일부 차질
높은 생활비와 이란 전쟁에 따른 에너지 가격 상승은 이번 선거에서 트럼프 행정부가 직면한 주요 부담으로 꼽힌다.
AP에 따르면 이란 전쟁 이후 미국 휘발유 가격은 약 3분의 1 상승했으며 경유 가격은 거의 두 배로 뛰었다.
경유는 농업과 산업시설뿐 아니라 선박과 화물차 운송에도 광범위하게 사용된다. 연료비 상승이 물류비와 생활비 부담으로 이어지면서 유권자들의 불만을 키우고 있다.
파이낸셜타임스(FT)도 미국 중간선거에서 경제와 생활비 문제가 주요 쟁점으로 부상했다고 보도했다.
투표 과정에서는 일부 지역에서 기술적 문제가 발생했다.
AP에 따르면 노스캐롤라이나에서는 컴퓨터 문제로 투표가 지연된 5개 투표소의 운영시간이 15~45분 연장됐다.
펜실베이니아주 체스터카운티에서도 투표기기 설치 문제로 3개 투표소의 마감시간이 30분 늦춰졌다.
일리노이주 시카고 일부 투표소에서는 종이 투표용지가 부족해 유권자들이 장시간 대기하는 상황도 발생했다.
미시간에서는 일부 지역의 연방정부 선거 감시 요원들이 투표소 직원들에게 교육자료를 요구한 문제를 놓고 주 선거 당국이 이의를 제기했다.
AP는 전반적인 선거 진행 과정에서 일부 차질이 있었지만 대부분 지역에서는 투표가 진행되고 있다고 전했다.
◇경합주 개표 장기화 가능성…예측시장 신뢰성 논란
선거 당일 투표가 마감되더라도 상·하원 다수당의 최종 향방이 곧바로 확정되지 않을 가능성이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BBC는 미국 중간선거에서 접전 지역의 개표 결과가 확정되기까지 수일에서 수주가 걸릴 수 있다고 보도했다.
미국은 주별로 투표용지 처리와 개표 절차가 다르다. 특히 우편투표 확인과 재검표, 법적 분쟁 등이 발생하면 결과 확정이 지연될 수 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실제로 지난 2022년 중간선거에서는 공화당의 하원 과반 확보가 선거일로부터 8일이 지난 11월 17일에야 미국 언론에 의해 확정적으로 예측됐다.
당시 네바다주 상원 선거는 개표에 나흘이 걸렸고 조지아주 상원 선거는 결선투표를 거쳐 12월에 승자가 결정됐다.
올해도 알래스카와 메인 등 순위선택투표제를 시행하는 지역에서는 당선자 확정까지 시간이 더 걸릴 수 있다.
선거 결과를 예측하는 시장의 신뢰성에도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FT는 디지털 자산 거래 플랫폼 탈로스의 분석을 인용해 예측시장 칼시에서 약 30만달러(약 4억원) 규모의 매도 주문만으로 민주당의 상원 다수당 확보 예상 확률이 10%포인트 떨어질 수 있다고 보도했다.
이는 실제 선거 판세에 새로운 변화가 없더라도 거래 규모와 시장 유동성에 따라 예측 확률이 크게 움직일 수 있음을 의미한다.
칼시와 폴리마켓 등 예측시장 업체들은 거래를 통해 형성된 가격이 선거 결과를 전망하는 데 유용하다고 강조해 왔다.
그러나 반부패 관련 조사단체인 반부패데이터컬렉티브는 거래가 충분하지 않은 시장에서는 가격 변동과 예측 오류가 발생할 위험이 있다고 경고했다.
AP는 미국 전역의 투표 결과를 집계해 당선자를 판정하고 있지만 공식 선거 결과 인증은 통상 수주 뒤 이뤄진다고 설명했다.
이번 중간선거는 향후 2년간 미국 의회의 권력 구도를 결정한다. 유권자들의 경제정책 불만이 실제 의석 변화로 이어질지, 공화당이 상·하원 다수당 지위를 유지할지는 주요 경합지역의 개표 결과에 따라 드러날 전망이다.
김현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rock@g-e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