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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치, 佛 신용전망 '부정적' 강등…2028년 부채 124% 경고

장기 발행체 신용등급 A+ 유지 속 전망 하향…두 달 만에 이례적 임시 심사 단행
2028년 부채 비율 124% 치솟을 전망…필요 재정 조정 규모 GDP 대비 3.5% 확대
이자 비용 3.3%로 비교국 2배 폭증…2027년 대선 앞둔 정치 분열에 재정 개혁 표류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이 기자회견 중 청중을 대상으로 발언하고 있다.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이 기자회견 중 청중을 대상으로 발언하고 있다. 사진=로이터

국제 신용평가사 피치 레이팅스가 프랑스의 국가 신용등급 전망을 기존 '안정적'에서 '부정적'으로 전격 강등하며 국가 부채 비율이 124%에 도달할 것이라는 강력한 경고를 던졌다.

피치 레이팅스는 30일(현지시각) 경제 성장 둔화와 차입 비용 급증이 맞물려 프랑스의 국가 재정 건전성이 심각한 위험에 직면했다고 발표했다. 장기 발행체 신용등급 자체는 'A+'로 묶어두었으나, 눈덩이처럼 불어나는 정부 부채를 통제하지 못할 경우 조만간 실제 등급 강등으로 이어질 수 있음을 공식화했다.

두 달 만의 임시 심사와 부채 124% 경고


이번 결정은 피치가 지난 8월 정례 평가를 마친 지 불과 두 달 만에 이뤄졌다. 신용평가사가 정례 일정을 벗어나 임시 심사를 소집해 전망을 조정한 것은 프랑스의 재정 건전성에 중대한 균열이 발생했다는 방증이다. 피치는 늦어도 2027년 2월 말까지 재심사를 진행해 등급 강등 여부를 최종 확정할 방침이다.

핵심 뇌관은 통제 불능 수준으로 치닫는 국가 채무다. 프랑스의 국내총생산(GDP) 대비 정부 부채 비율은 2025년 기준 115.7%를 기록하고 있다. 피치는 이 수치가 오는 2028년에는 약 124%까지 수직 상승할 것으로 내다보았다. 이는 지난 8월에 내놓았던 예측치를 1.3%포인트 상향 조정한 수치다. 나아가 부채를 안정 궤도에 올려놓기 위해 투입해야 할 필수 재정 조정 규모 역시 종전 GDP 대비 3%에서 3.5%로 대폭 늘어났다고 지적했다.

이자 비용 3.3% 폭증과 재정 족쇄


국채 금리 상승에 따른 이자 폭탄은 정부의 숨통을 더욱 죄고 있다. 피치는 프랑스 정부의 연간 이자 지불 비용이 2025년 GDP 대비 2.5%에서 2028년에는 3.3%까지 치솟을 것으로 추산했다. 이 같은 수치는 2028년 기준 유사 신용등급 비교 대상 국가들의 중앙값인 1.5%와 비교해 두 배를 훌쩍 뛰어넘는 수치다.

불어난 이자 상환 부담은 공공 투자나 복지 등 필수 정책에 투입할 재정적 여력을 원천 봉쇄한다. 프랑스 정부가 지출 구조조정을 단행하려 해도 이자 비용이 눈덩이처럼 불어나면서 재정 건전화 작업 자체가 공전할 수밖에 없는 악순환 고리에 갇혔다.

2027년 대선 분열과 S&P 심사 반증


재정을 바로잡을 정치적 동력마저 바닥을 드러냈다. 오는 2027년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정치권의 이념적 대립이 극단으로 치달으면서 재정 적자 축소를 위한 사회적 합의 도출은 사실상 마비 상태다. 대중교통과 공공 서비스 축소, 생활비 상승에 반발하는 대규모 거리 시위 역시 개혁 추진의 거대한 장벽으로 꼽힌다.

프랑스 정부가 실제 신용등급 강등이라는 파국을 피할 수 있을지는 2027년 대선을 앞두고 극심해진 정파 간 대립을 극복하고 대규모 지출 삭감 전략을 이끌어내느냐에 좌우된다. 무디스가 지난 23일 정례 심사에서 Aa3 등급을 유지했으나, 피치와 동일한 싱글 A 등급을 부여 중인 S&P 글로벌 레이팅스가 오는 11월 27일 정례 재검토를 앞두고 있다. 프랑스 의회가 긴축 예산안 처리에 실패하고 사회적 혼란이 격화한다면, S&P마저 등급 전망을 강등하며 유럽 국채 시장 전반이 거대한 자금 이탈 충격을 맞이할 공산이 크다.

피치는 "국가 채무 이자 부담이 비교 대상국의 두 배를 웃돌며 프랑스 정부의 재정 재량권을 급속히 갉아먹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용수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iscrait@g-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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