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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조선 운임 6배 폭등에 2차 물가 인상"… 日, '식품 가격 2차 인상' 파동 경고

중동 유조선 동아시아 운임 사상 최고치 경신… 석유화학·포장재 원가 연쇄 상승 압박
호르무즈 이어 바브엘만데브 봉쇄 여파… 6개월 시차 두고 내년 4월 식품가 재폭등 우려
다카이치 총리 '식품 소비세 감면' 실효성 무색 위기… 가계 부담 완화 효과 상쇄되나
일본 다카이치 사나에 총리가 2026년 1월 19일 도쿄 총리 관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발언하고 있다.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일본 다카이치 사나에 총리가 2026년 1월 19일 도쿄 총리 관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발언하고 있다. 사진=로이터
중동 군사 분쟁 장기화로 촉발된 유조선 운임 폭등과 석유화학 원자재 가격 상승 여파가 수개월의 시차를 두고 일본 열도의 식탁 물가를 다시 덮칠 것이라는 경고가 나왔다.
호르무즈 해협 마비에 이어 대체 항로인 홍해 입구 바브엘만데브 해협마저 위협받으며 중동-동아시아 간 초대형 원유운반선(VLCC) 운임이 6배 폭등하자, 용기·포장재 등 상류 제조업 원가가 급등해 내년 봄 일본의 새 회계연도 시작과 함께 '제2의 식품 가격 인상 물결'이 닥칠 것이라는 분석이다.

10월 29일(현지시각) 일본 종합 경제 미디어 닛케이 아시아(Nikkei Asia)에 따르면, 글로벌 유가 상승과 물류 대란이 석유화학 기초유분인 나프타와 플라스틱 포장재 가격을 자극하면서 내년 초 일본 소비자 물가가 재차 급등할 위험에 직면했다.

앞서 일본 시장은 지난 3~4월 호르무즈 해협 폐쇄 우려로 촉발된 1차 유가 급등 충격을 6개월 뒤인 올가을 고스란히 체감했다.
일본 신용조사기관 데이코쿠 데이터뱅크가 주요 식품 제조사 195개 사를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지난 9월 가격이 인상된 식음료 품목 수는 총 4,965개에 달해 1년 전 대비 3배 이상 폭증하며 1차 가격 전가의 정점을 찍었다.

원가 전가 6개월 시차… 3~4월 원유 급등이 9월 식품 물가 정점 견인


원유 가격 상승이 최종 가공식품에 도달하는 데는 통상 반년가량의 시차가 소요된다.

원유 가격이 뛰면 폴리에틸렌(PE), 폴리프로필렌(PP) 등 기초 석유화학 원료 가격이 먼저 오르고, 이것이 음료 병, 플라스틱 용기, 진공 포장 필름 제조업체와 도매 유통망을 거쳐 식음료 완제품 가격에 순차적으로 반영되기 때문이다.

실제로 지난 3~4월 원유 급등 당시 화학제품의 상류 기업 간 거래(B2B) 가격은 19% 급등했으며, 이 비용이 연쇄적으로 누적 전가되며 9월 식품 가격 대폭등으로 이어졌다.

이후 가격 인상 품목 수는 10월 3,153개로 둔화했고 11월에는 1,469개로 대폭 줄어들 것으로 집계되면서 "1차 원가 상승에 따른 가격 전가는 대체로 일단락됐다"는 평가가 나왔다.

바브엘만데브 해협 차질로 우회 항해… 東亞 유조선 운임 사상 최고치


문제는 지난여름부터 시작된 2차 원자재·물류 충격이 내년 초를 겨냥해 다가오고 있다는 점이다.

안정세를 보이던 석유화학 기초소재 가격은 지난 8월부터 다시 우상향 곡선을 그리기 시작했다. 예멘 후티 반군이 지난 7월 20일 바브엘만데브 해협에서 사우디 선박에 대한 봉쇄를 선언하면서 호르무즈 해협의 우회 통로마저 사실상 차단됐기 때문이다.
이로 인해 아시아로 향하는 유조선들이 아프리카 희망봉 등으로 장거리 우회 항로를 택하면서 운항 일수가 급격히 늘어났고, 글로벌 유조선 선복(적재 공간) 부족이 극에 달했다.

그 결과 중동에서 동아시아로 향하는 원유 유조선 운임은 호르무즈 해협 사태 이전 대비 거의 6배 폭등하며 사상 최고치를 갈아치웠다.

일본 경제산업성 관계자는 "당장 원유를 실어 나를 선박 확보 자체가 불가능한 단계는 아니다"라고 밝혔으나, 천문학적으로 치솟은 해상 물류비는 에틸렌과 나프타 등 석유화학 원재료의 수입 단가를 강하게 밀어 올리고 있다.

내년 4월 '개정 시즌' 2차 인상 쓰나미… 다카이치 감세안 상쇄 우려


원가 상승의 누적 압박과 통상 6개월의 시차를 감안할 때, 2차 식품 가격 인상 쓰나미는 새해 직후 본격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일본의 기업 관행상 새 회계연도가 개막하는 매년 4월은 연간 납품 계약 갱신과 함께 제품 출고가를 대대적으로 재조정하는 대표적인 시기다.

원자재 및 포장재 비용 상승분을 누적해 온 주요 식품 대기업들이 내년 4월을 기점으로 또 한 차례 대규모 도미노 가격 인상을 단행할 가능성이 매우 높다는 관측이다.

이는 취임 이후 민생 안정의 승부수로 '식품 소비세 감면' 카드를 꺼내 든 다카이치 사나에 총리의 핵심 경제 정책에도 대형 악재로 작용할 전망이다.

정부의 감세 혜택이 가계에 전달되는 시점에 식품 제조업체들의 대대적인 가격 인상이 겹치게 될 경우, 소비세 인하로 인한 물가 안정 체감 효과가 단숨에 상쇄될 수 있기 때문이다.

도쿄의 거시경제 전문가들은 "중동의 해상 물류 마비가 촉발한 운임 폭등이 플라스틱 포장재와 가공 원가를 거쳐 일본 식탁 물가를 다시 옥죄고 있다"며 "내년 봄 2차 가격 인상 파동이 현실화될 경우, 가계 실질구매력 저하와 함께 다카이치 내각의 인플레이션 대응 리더십이 거센 정치적 시험대에 오를 것"이라고 진단했다.


신경원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shincm@g-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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