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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슬라는 환자, 스페이스X는 장기 기증자"…머스크 합병 구상에 경고

갤러웨이 뉴욕대 교수 "부진한 기업을 강한 기업에 결합하는 전략" 비판
3조5000억달러 규모 합병 검토…테슬라 주주와 스페이스X 주주 이해 엇갈려
스콧 갤러웨이 미국 뉴욕대학교 스턴경영대학원 교수.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스콧 갤러웨이 미국 뉴욕대학교 스턴경영대학원 교수. 사진=로이터

일론 머스크가 추진 가능성을 열어둔 테슬라와 스페이스X의 합병이 전기차 업체 테슬라를 구제하는 대신 스페이스X 주주들에게 부담을 떠넘기는 거래가 될 수 있다는 경고가 나왔다.

기업가치가 약 3조5000억달러(약 4638조원)에 달할 것으로 예상되는 초대형 합병이 인공지능(AI)과 우주산업의 시너지를 창출하기보다 상대적으로 어려움을 겪는 사업을 더 강한 기업에 결합하는 방식이라는 비판이다.

28일(이하 현지시각) 미국 경제매체 벤징가에 따르면 미국 뉴욕대학교 스턴경영대학원의 스콧 갤러웨이 교수는 지난 26일 공개된 '프로프 G 마켓츠' 팟캐스트에서 "지금 테슬라는 환자이고 스페이스X는 장기 기증자다. 정확히 말하면 스페이스X 주주들이 장기 기증자"라고 주장했다.

벤징가는 갤러웨이 교수가 테슬라와 스페이스X의 합병을 머스크의 기존 기업 결합 전략과 연결하면서 스페이스X 주주들의 희생 가능성을 제기한 것으로 해석했다.

갤러웨이는 이번 합병 구상에 대해 "실제 합병이지만 그 전제는 거짓"이라고 비판했다. 그는 머스크가 과거에도 어려움을 겪는 사업을 다른 기업에 편입해 왔다며 이번 합병 역시 비슷한 방식으로 진행될 가능성을 우려했다.

◇"머스크, 어려운 사업을 다른 기업에 편입"…과거 합병 방식 비판


비즈니스·테크 논객으로 유명한 갤러웨이 교수는 머스크의 과거 기업 인수·합병 사례를 근거로 테슬라와 스페이스X의 결합에 의문을 제기했다.

그는 머스크가 한 기업을 다른 기업에 합치는 것은 해당 사업이 심각한 어려움에 빠질 수 있음을 인정하는 신호라고 주장했다.
대표적인 사례로 소셜미디어 X와 인공지능 업체 xAI, 스페이스X의 결합 과정을 거론했다.

머스크는 과거 트위터였던 X를 xAI에 편입했고 이후 xAI를 스페이스X에 통합했다.

갤러웨이 교수는 이같은 과정을 어려움에 처한 자녀를 다른 가족에게 입양시키는 상황에 비유했다.

그는 이번 합병에서도 테슬라가 스페이스X의 사업 기반과 기업가치를 활용해 상대적으로 더 큰 혜택을 받을 수 있다고 주장했다.
다만 두 기업의 결합에서 산업적 시너지가 발생할 가능성 자체를 부인하지는 않았다.

테슬라의 제조 역량과 스페이스X의 컴퓨팅 인프라를 결합하면 일정한 사업적 이익을 얻을 수 있다는 점은 인정했다.

그러나 스페이스X가 보유한 스타링크 위성통신 사업과 AI 분야에 테슬라 주주들이 투자할 기회를 얻게 된다는 점에서 혜택이 한쪽으로 쏠릴 수 있다고 지적했다.

갤러웨이 교수는 "누가 이익을 얻느냐고 묻는다면 테슬라 주주들"이라며 오래된 뷰익 자동차를 내주고 고급 걸프스트림 항공기의 지분을 얻는 것에 비유했다.

◇스페이스X 매출 36조원·테슬라 104조원…현금흐름은 대조적


두 기업의 재무 상태도 합병을 둘러싼 논쟁의 주요 변수다.

벤징가에 따르면 올해 1~9월 스페이스X의 매출은 270억8000만달러(약 35조8840억원)였으며 테슬라의 매출은 786억7000만달러(약 104조2411억원)로 집계됐다.

같은 기간 스페이스X는 약 350억달러(약 46조3785억원)의 현금을 소진한 반면 테슬라는 플러스 잉여현금흐름을 기록했다.

매출 규모와 현금흐름에서는 테슬라가 상대적으로 유리한 모습을 보이고 있지만 갤러웨이 교수는 합병으로 얻을 수 있는 전략적 가치와 주주 간 수혜 차이에 주목했다.

스페이스X의 위성통신과 AI 인프라가 테슬라의 기존 사업과 결합하면 테슬라 주주들이 새로운 성장 분야에 대한 투자 기회를 확보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이같은 혜택이 스페이스X 주주들에게도 같은 수준으로 돌아갈지는 별개의 문제라고 봤다.

양사의 합병 가능성이 공식적으로 논의되는 가운데 월가에서도 거래 조건에 대한 의견이 엇갈리고 있다.

캐나다왕립은행(RBC)은 가상적인 합병 거래에서 테슬라 주식의 인수가격을 주당 480달러(약 63만6000원)로 추산했다.

반면 투자자 게리 블랙은 합병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주식 희석과 차익거래가 기존 주주들의 이익을 잠식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머스크, 합병 검토 특별위원회 구성 확인…거래 성사는 미정


머스크는 지난 20일 스페이스X 실적 발표 이후 진행한 콘퍼런스콜에서 테슬라와 스페이스X가 합병 가능성을 검토하기 위해 각각 특별위원회를 구성했다고 밝혔다.

두 기업의 합병이 좋은 생각이라는 입장도 공개적으로 나타냈다.

다만 머스크는 자신이 양사의 이해관계가 얽힌 당사자라는 이유로 특별위원회의 논의에 직접 참여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합병은 아직 검토 단계에 있으며 거래 구조와 주식 교환 비율 등 구체적인 조건도 확정되지 않았다.

합병이 실제로 성사되려면 양사 이사회와 주주들의 승인 등 필요한 절차를 거쳐야 한다.

벤징가는 이번 합병으로 약 3조5000억달러 규모의 초대형 기업이 탄생할 가능성이 있다고 전했다.

바클레이스의 댄 레비 애널리스트는 두 기업의 AI와 제조 부문을 결합할 경우 시너지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는 점에 주목했다.

테슬라의 제조 능력과 스페이스X의 기술 인프라를 통합하면 AI 관련 사업을 확대할 수 있다는 관점이다.

그러나 갤러웨이 교수는 이같은 잠재적 시너지와 별개로 합병의 실질적인 수혜자가 누구인지 따져봐야 한다고 주장했다.

◇미 국방부 계약·테슬라 중국 공장도 합병 변수


합병을 둘러싼 논란은 주주들의 손익에 그치지 않는다.

스페이스X의 미국 국방부 계약과 테슬라의 중국 내 생산시설을 하나의 기업으로 통합할 경우 국제적인 규제와 안보 문제에 직면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앞서 로이터통신은 지난 22일 두 기업의 합병이 미국 정부의 안보 관련 계약과 중국 사업 사이의 이해충돌 문제를 불러올 수 있다고 보도했다.

스페이스X는 미국 국방부와 계약 관계를 맺고 있는 반면 테슬라는 중국에 주요 자동차 생산시설을 운영하고 있다.

두 기업이 합쳐질 경우 미국 정부가 안보와 기술 관련 규제를 강화할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미국기업연구소(AEI)의 데릭 시저스 선임연구원은 로이터와의 인터뷰에서 향후 미국 행정부가 합병 기업에 대한 제한 조치를 재검토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그는 2029년 합병이 되돌려질 가능성까지 거론하며 이를 거래의 가장 큰 위험 요인으로 지목했다.

벤징가는 테슬라와 스페이스X의 합병에 대해 월가 전문가들 사이에서도 주주 이익과 사업 시너지에 대한 판단이 엇갈리고 있다고 보도했다.

갤러웨이 교수는 머스크가 추진해 온 기업 결합 방식에 비춰볼 때 이번 거래 역시 한 기업을 구제하는 과정에서 다른 기업의 주주들이 부담을 떠안을 가능성이 있다고 경고했다.


김현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rock@g-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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