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잇따르는 대형 정전과 치솟는 유지 비용에 배터리 백업으로 돌아서는 가계
- 뉴욕과 캔자스의 극단적 배전 격차가 촉발한 독립형 전원 공급 체계 전환
- 차익거래 앞세운 민간 사업자의 등장과 공공재 기로에 선 미 전력 인프라
- 뉴욕과 캔자스의 극단적 배전 격차가 촉발한 독립형 전원 공급 체계 전환
- 차익거래 앞세운 민간 사업자의 등장과 공공재 기로에 선 미 전력 인프라
이미지 확대보기미국 전력망이 장기적인 신뢰도 저하를 겪는 가운데 민간 에너지 사업자가 정전 시 36시간 동안 전력을 공급하는 대형 배터리를 주택에 무상으로 설치하며 기존 전력망과의 절연을 부추기고 있다.
에너지 전문 매체 오일프라이스는 10월 27일(현지시각) 레너드 하이먼과 윌리엄 틸레스의 분석을 인용해 지난해 전력망 신뢰도가 일시적으로 나아졌으나 세기 전환기 이후 이어진 전체적인 하향 곡선을 뒤집기에는 역부족이라고 보도했다.
북미 지역 인프라의 이러한 구조적 균열은 글로벌 에너지저장장치와 배터리 공급망을 다루는 산업 전반에 적지 않은 파장을 던지고 있다.
벌어지는 도농 배전 격차와 배터리 백업
사업자들이 허리케인 같은 대형 재난 시기를 제외한 평시 지표만을 강조하는 것은 월가 기업들이 일회성 손실을 빼고 실적을 포장하는 관행과 닮았다. 소비자가 체감하는 가치는 평온할 때가 아니라 위기 상황에서 불을 밝혀주는 능력에 있다.
배터리 단가 하락은 이러한 불신 속에서 새로운 사업 모델을 빚어냈다. 최근 자금 조달에 성공한 한 기업은 주택에 대형 배터리를 무상으로 들이고 정전 상황에서 하루를 훌쩍 넘기는 전력을 보장한다.
이 장비는 전기요금이 쌀 때 충전하고 비쌀 때 전력을 풀어 차익을 거두는 구조를 지녔다. 거주자는 정전 불안을 덜고 저렴한 전기를 쓰며, 기업은 시장 가격 변동성 속에서 수익을 창출하는 상생 구조다.
고비용 원격지가 부른 독립형 전원의 부상
전력망의 변동성이 커지면서 소비자가 떠안는 재무적 위험도 무거워졌다. 평균 두 시간 남짓한 정전을 막고자 매년 2000달러(약 265만 원)에 달하는 배터리 유지비를 들이는 것은 일반 가계에 부담이다.
다만 필수 사업장이라면 이야기가 다르다. 태양광과 배터리의 결합은 1930년대 이후 가라앉았던 도시와 농촌 간 공급 비용의 골을 다시 수면 위로 끌어올렸다.
뉴욕 맨해튼은 배전선 1마일당 고객이 2만 5000명에 이르지만, 캔자스 맨해튼은 같은 거리에 단 5명만 머문다. 인구 밀도가 낮은 외곽 지역은 송배전망을 유지 비용이 수익을 압도한다.
현 시점의 기술력으로는 독점 사업자가 원격지 가구를 기존 망에서 끊어내고 독립형 태양광과 배터리, 프로판 발전기를 묶어 공급하는 편이 훨씬 경제적이다. 전보를 밀어낸 전화처럼 저렴한 기술이 기존 인프라를 대체하는 수순이다.
전력망의 공공재 전환 논의와 향후 과제
비용 하락과 접속 지연이 겹치면서 재력 있는 소비자들이 전력망을 떠나는 이탈 현상은 가속화할 공산이 크다. 대형 소비자들이 망을 버리면 남겨진 취약 계층이 유지 비용을 고스란히 떠안는 모순이 발생한다. 전력망이 더는 보편적 서비스가 아니라 떠날 수 없는 이들만 남는 최후의 보루로 전락할 위기다.
기술 단가 하락세가 주춤하거나 유틸리티 기업들이 대대적인 망 보강으로 신뢰를 되찾는다면 이탈 속도는 조절될 여지가 있다.
북미 시장의 이러한 탈전력망 흐름은 국내 전력 기자재와 에너지저장장치 생태계에도 수출 품목과 포트폴리오 다변화를 요구하는 신호로 작용한다. 민간의 이탈 압박 속에서 전력 인프라가 어떤 공공적 해법을 찾아낼지 시장의 시선이 모아진다.
김주원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