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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스 달라면 2초 내 척척"… 삼성서울병원, 수술실에 '휴머노이드 로봇' 전격 투입

레인보우로보틱스·국립암센터 등과 국책과제 착수… 총 138억 원 투입해 2029년 상용화 목표
한국어·영어 음성 명령 95% 정확 인식… 기구 전달 및 내시경 유지 등 보조 업무 전담
의료진 구인난·간호 인력 과중 완화 기대… 이비인후과·신경외과 거쳐 임상시험 확대
이 수술의 개발은 삼성전자의 자회사인 레인보우 로보틱스의 공동 노력으로 2025년에 시작되었습다. 사진=삼성 의료센터이미지 확대보기
이 수술의 개발은 삼성전자의 자회사인 레인보우 로보틱스의 공동 노력으로 2025년에 시작되었습다. 사진=삼성 의료센터
"메스." 수술실 집도의의 간결한 명령에 수술 도구를 집어 건넨 것은 간호사가 아닌 두 팔을 가진 인간형 '휴머노이드(Humanoid)' 로봇이었다.
만성적인 필수 의료 인력 부족과 격무에 시달리는 국내 의료현장의 공백을 메우기 위해 삼성서울병원이 인공지능(AI) 기반 휴머노이드 수술 보조 로봇 도입에 본격적인 드라이브를 걸고 나섰다.

10월 28일(현지시각) 일본 종합 경제 미디어 닛케이 아시아(Nikkei Asia)에 따르면, 삼성서울병원은 지난 9월 모의 수술 환경을 구축하고 인간형 수술 보조 로봇의 첫 공개 시연회를 성공적으로 마쳤다.

시연 현장에서 한 대의 휴머노이드 로봇은 외과의사의 음성 지시에 맞춰 정확한 수술 기구를 집어 전달했고, 다른 로봇은 내시경 카메라를 안정적으로 유지하며 환부 조직을 견인(retraction)하는 보조 작업을 수행했다. 로봇들은 집도의의 명령에 평균 2초 이내로 기민하게 반응했다.

한·영 음성 인식률 95% 달성… 안전 최우선 '비상 정지' 탑재


이번에 시연된 휴머노이드 로봇은 고도화된 음성 처리 AI를 탑재해 한국어와 영어 자연어 명령을 95% 이상의 높은 성공률로 인식하고 실행한다.

수술실 내 수십 가지 복잡한 기구의 종류와 3차원 위치를 실시간으로 추적해 의료진과의 충돌을 피하는 최적의 이동 경로를 스스로 계산하는 알고리즘도 갖췄다.

생명과 직결된 정밀 수술 환경인 만큼 다중 안전장치도 마련됐다. 집도의의 구두 명령이 불명확하거나 모호할 경우 로봇이 임의로 행동하지 않고 재차 확인을 요청하도록 설계됐다.

아울러 위급 상황 시 즉각 개입할 수 있는 비상 정지(E-stop) 버튼을 누르면 로봇이 즉시 뒤로 물러나며 관절 부위의 힘을 완전히 빼 축 늘어지도록 함으로써 환자나 의료진에게 물리적 피해를 주지 않도록 안전성을 확보했다.

레인보우로보틱스·국립암센터 손잡아… 138억 국책 과제로 2029년 실전 투입


이번 수술 보조 휴머노이드 프로젝트는 삼성전자의 로봇 자회사인 레인보우로보틱스를 필두로 주요 대학 연구진과 국립암센터가 공동 참여해 지난 2025년 출범했다. 약 5년간 진행되는 정부 혁신 의료 이니셔티브에 최종 선정돼 총 138억 원(약 1,040만 달러)의 국고 연구개발 자금이 투입됐다.

특히 지방 의료 취약지와 야간 응급 수술을 중심으로 심각한 의료진 구인난이 가중되자, 삼성서울병원은 지난 6월 병원 차원의 AI 전환(AX) 태스크포스(TF)를 발족하고 첨단 로봇을 활용한 인력 효율화 작업에 박차를 가해왔다.

현재 글로벌 의료 로봇 시장은 미국 인튜이티브 서지컬의 복강경 수술 로봇 '다빈치(da Vinci)'가 독점하고 있으며, 한국은 물리적 AI(Physical AI)를 접목한 인간형 로봇 분야에서 미국과 중국에 비해 후발주자로 꼽혀왔다. 삼성서울병원 역시 다빈치 시스템을 통해 10월 초 기준 위암 수술만 1,500건 이상을 집도한 바 있다.
그러나 휴머노이드 로봇은 단일 원격 제어 기기에 의존하는 기존 수술 로봇과 달리, 여러 대의 로봇이 한 팀을 이뤄 수술실 환경을 공유하며 집도의의 성향과 작업 패턴을 자율 학습해 맞춤형 보조를 제공한다는 점에서 패러다임의 차이가 뚜렷하다.

개발진은 기술 고도화를 거쳐 오는 2029년까지 실제 수술실에 투입 가능한 상용화 버전을 완성할 계획이다. 초기에는 비교적 시야 확보가 중요한 이비인후과와 신경외과의 내시경 보조 업무에 우선 투입한 뒤, 향후 담낭 절제술이나 뇌하수체 종양 제거 수술 등 고난도 수술을 위한 본격적인 임상 시험 단계로 영역을 넓힐 방침이다.

의료계 전문가들은 "단순하고 반복적인 기구 전달 및 내시경 유지 작업을 휴머노이드 로봇이 전담하게 되면, 집도의는 핵심 시술과 위급 상황 판단에 온전히 집중할 수 있다"며 "수술실 간호 인력 역시 기구 관리 부담을 덜고 환자의 바이탈 모니터링과 집중 케어에 더 많은 시간을 할애할 수 있어 의료 질 향상과 인력난 해소에 획기적인 전기가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신경원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shincm@g-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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