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글로벌이코노믹 로고 검색
검색버튼

세계 연기금, 고령화 파고에 지속 가능성 '경고등'

출산율 저하와 기대수명 연장으로 은퇴 연금 지급 기간 대폭 확대
호주·미국 등 글로벌 연기금, 재정 압박 피하려 고위험 자산 투자 확대
이 그림은 2026년 3월 24일에 촬영된 미국 달러 지폐를 보여준다.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이 그림은 2026년 3월 24일에 촬영된 미국 달러 지폐를 보여준다. 사진=로이터

전 세계 연금 제도가 저출생과 고령화라는 거센 파고에 부딪혀 심각한 재정적 압박에 직면했다.

미국 경제 전문매체 CNBC는 10월 25일(현지시각) 평균 수명이 길어지고 출산율이 급락함에 따라 연기금의 재정 지속 가능성이 위협받고 있으며, 미국 노령·유족 보험 신탁기금이 2032년 4분기에 적립금이 고갈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보도했다.

이 같은 인구 구조의 변화는 은퇴 후 연금 지급 기간을 크게 늘리는 동시에 연기금을 지탱할 근로자 풀을 축소시켜 전 세계 연금 체계 전반에 구조적 압박을 가하고 있다.
출산율 저하와 기대수명 연장

마쉬 CFA 인스티튜트가 발표한 2026년 글로벌 연금 지수(MCGPI) 보고서에 따르면, 조사 대상 55개 연금 제도 가운데 43개 제도의 합계 출산율이 인구 대체 수준인 2.1명을 밑돌았다. 이 중 23개 제도는 출산율이 1.5명에도 미치지 못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선진국의 65세 기준 기대수명은 1950년 이후 50.9% 증가해 약 20년 더 길어졌다. 국제연금관리센터의 세바스티앙 베테르미에르 전무이사는 수명이 길어질수록 연기금이 부담해야 할 기간이 늘어나며, 이는 추가적인 부채로 이어져 시한폭탄과 같은 위험을 초래한다고 경고했다.

구조적 압박과 기금 고갈 우려


연금 상품은 확정급여형과 확정기여형으로 나뉘며 고령화는 양쪽 모두에 서로 다른 부담을 안긴다. 확정급여형 연금은 은퇴자의 수명 연장에 따라 미래 부채가 늘어나며, 확정기여형 가입자는 적립된 저축액보다 오래 생존할 위험에 노출돼 투자 성과에 대한 부담이 커진다.

특히 현재 근로자의 기여금으로 퇴직자 연금을 충당하는 지급식 연금 제도는 노동력 감소에 매우 취약하다. 미국에서는 수천만 명의 은퇴 연금을 지원하는 노령과 유족 보험 신탁 기금이 이사회 보고서를 통해 2032년 4분기에 적립금이 고갈될 것으로 예상됐다.

완전 적립식 제도 역시 예외는 아니다. 가입자들이 은퇴해 연금을 수령하기 시작하면서 일부 기금은 신규 납입금보다 지출 규모가 더 커지는 현상을 보이고 있다. 실제로 호주 금융감독청(APRA) 보고서에 따르면 호주 연금 펀드의 약 3분의 1이 3년 동안 마이너스 현금 흐름을 기록했으며, 이는 연금 지급액이 기여금을 초과했음을 의미한다.

고위험 자산 투자 확대와 과제


재정 부담이 커지면서 일부 연기금은 필요한 수익률을 달성하기 위해 사모펀드, 인프라 투자, 사모채권 등 더욱 복잡하고 위험한 자산으로 포트폴리오를 다변화하고 있다.
보스턴 칼리지 은퇴 연구 센터의 장 피에르 오브리 주·지방 정부 연구 부소장은 시장별로 위험 노출도가 다르다고 설명했다.

미국 주·지방 정부 연기금은 자산의 약 20%만 채권에 배분하고 나머지를 주식과 사모펀드에 집중하고 있다. 이로 인해 유럽이나 캐나다 연기금보다 높은 투자 위험에 노출되어 있다는 분석이다.

반면 호주 연금 펀드 호스트플러스의 데이비드 엘리아 최고경영자(CEO)는 인구 구조 변화가 투자 결정에 영향을 미치는 여러 요소 중 하나일 뿐이라고 진단했다.

그는 자산 유형과 지역, 산업 전반에 걸친 분산 투자가 중요하며, 정부가 이민 정책과 기술 발전을 통해 고령화 압력을 완화하고 새로운 투자 기회를 창출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진형근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jinwook@g-enews.com
맨위로 스크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