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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러 강세 베팅 3주 만에 4.3배 급증…360억달러 몰려

연준 금리 인상 기대 약화에도 달러 매수 확대…중동 전쟁·유로화 약세가 달러 선호 부추겨
미 달러화 지폐.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미 달러화 지폐. 사진=로이터

글로벌 외환시장에서 달러화 강세에 베팅하는 투자자금이 3주 만에 4배 이상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 연방준비제도의 추가 금리 인상 기대가 약해지고 있음에도 중동 전쟁을 비롯한 미국 외 지역의 불안 요인이 달러화 수요를 뒷받침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로이터통신은 미국 금융시장 규제당국의 주간 자료를 인용해 투자자들의 달러화 강세 포지션 규모가 지난 7일(이하 현지시각) 기준 약 360억달러(약 47조9500억원)에 달했다고 12일 보도했다.

이는 3주 전의 84억달러(약 11조1900억원)보다 약 4.3배 증가한 규모다.

달러화 강세를 예상하는 투자자들이 포지션을 크게 늘린 반면 유로화에 대한 투자 비중은 줄인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의 추가 금리 인상 기대가 낮아지는 상황에서도 달러화에 대한 투자 수요가 확대됐다는 점에서 최근 외환시장의 움직임이 주목받고 있다.

◇달러 매수 포지션 360억달러…유로화 투자 줄여

달러화 강세 포지션은 앞으로 달러화 가치가 상승할 것으로 예상한 투자자들이 관련 선물 등 외환상품을 매수하는 거래를 의미한다.

이러한 포지션이 증가했다는 것은 시장 참여자들이 달러화 상승 가능성에 더 큰 비중을 두고 있다는 뜻이다.

로이터에 따르면 최근 3주 동안 달러화 강세 포지션이 크게 확대된 것은 주로 유로화에 대한 투자 비중을 줄인 데 따른 것이다.

미국 달러화의 가치를 주요 6개 통화와 비교하는 달러인덱스는 이날 0.2% 상승한 102.43을 기록했다.

지난주 도달한 18개월 만의 최고치에 근접한 수준이다.

특히 달러화는 미국의 추가 금리 인상 가능성에 대한 시장의 기대가 낮아지는 가운데서도 강세를 유지하고 있다.

일반적으로 미국의 금리 인상 기대가 약해지면 달러화의 상대적인 투자 매력이 줄어들 수 있다.

그러나 최근에는 미국 이외 지역의 지정학적 불안과 경제적 위험이 더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미쓰비시UFJ금융그룹(MUFG)의 리 하드먼 외환 전략가는 "시장 참여자들이 연준의 금리 인상 기대를 낮췄음에도 미국 이외 지역의 부정적인 상황으로 달러화의 매력이 높아졌다"고 분석했다.

◇중동 전쟁 불안 지속…달러화 선호 뒷받침

중동의 군사적 긴장도 달러화 강세를 뒷받침하는 요인으로 지목됐다.

예멘의 친이란 후티 반군이 사우디아라비아에 대한 공격을 확대하고 주말 사이 유조선 2척이 공격받으면서 에너지 공급을 둘러싼 불확실성이 이어지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사이의 에너지 휴전을 발표한 뒤 국제유가가 일부 하락했지만 중동 지역의 긴장은 해소되지 않았다.

이날 브렌트유 선물 가격은 배럴당 104달러(약 13만8500원)로 0.5% 하락했다.

그러나 전쟁 발발 이전과 비교하면 여전히 약 45% 높은 수준이다.

일부 현물 원유시장에서는 가격이 전쟁 이전의 두 배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높은 에너지 가격은 각국의 물가 상승 압력을 키우는 동시에 기업과 가계의 비용 부담을 높일 수 있다.

로이터는 이러한 해외 불안 요인이 달러화의 상대적인 매력을 높이는 배경이 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10월 금리 동결 확률 81%…달러 강세와 엇갈린 흐름

미국의 통화정책 전망은 달러화 강세 포지션 확대와 다소 다른 방향으로 움직이고 있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의 페드워치에 따르면 금융시장이 예상하는 연준의 이달 기준금리 동결 확률은 81%에 달했다.

이는 한 달 전의 51%보다 30%포인트 높아진 수치다.

연준은 지난달 인플레이션 억제를 위해 2023년 이후 처음으로 기준금리를 인상했다.

그러나 시장 참여자들은 연준이 이달 회의에서 추가 인상에 나설 가능성을 낮게 보고 있다.

미국의 추가 금리 인상 기대가 약해졌음에도 달러화 강세 베팅이 크게 증가했다는 점은 최근 달러화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이 금리 전망에만 국한되지 않는다는 사실을 시사한다.

하드먼 전략가도 미국 외 지역의 부정적인 상황이 달러화 강세를 이끌고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미국 소비자물가 발표가 다음 변수

시장 참여자들은 이번 주 발표되는 미국의 소비자물가지수(CPI)에 주목하고 있다.

미국의 9월 CPI는 14일 발표될 예정이다.

이 지표는 이달 예정된 연준의 통화정책회의에 앞서 공개되는 주요 경제지표 가운데 하나다.

중동 전쟁에 따른 에너지 가격 상승이 소비자물가에 얼마나 반영됐는지에 따라 연준의 향후 금리 인상 전망도 달라질 수 있다.

크리스 웨스턴 페퍼스톤 리서치 책임자는 연준이 이달 추가 금리 인상에 나서기 위한 조건이 매우 까다롭다고 평가했다.

다만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예상보다 높게 나오면 12월에 이어 내년 1월에도 추가 금리 인상이 이뤄질 가능성을 시장이 새롭게 검토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는 현재 시장에서 내년 3월 추가 인상을 예상하는 흐름과 차이가 있다.

최근 몇 주 동안 세계 채권시장에서 대규모 매도세가 나타나면서 여러 나라의 차입 비용이 수십 년 만의 최고 수준까지 상승한 점도 부담이다.

시장에서는 인플레이션과 에너지 가격 상승, 각국 정부의 부채 확대를 주요 위험 요인으로 보고 있다.

앞서 발표된 미국 소비자심리지표에서도 중동 전쟁에 따른 생활비 상승 부담으로 10월 초 소비심리가 추가로 악화한 것으로 나타났다.

로이터는 중동의 지정학적 불안과 미국의 물가 전망이 맞물린 가운데 달러화가 18개월 만의 최고치에 가까운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특히 달러화 강세 포지션이 불과 3주 만에 84억달러에서 360억달러로 급증한 것은 연준의 금리 인상 기대 약화에도 달러화에 대한 투자자들의 선호가 강해졌다는 점을 드러내는 수치다.


김현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rock@g-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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