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BOE·TCL화싱·HKC, 글로벌 70% 쥐고 삼성·LG에 인상 통보
- 원가 7% 뛰고 수요 4% 감소…국경절 감산 카드로 가격 방어
- 대형 패널 대체선 부재…韓 TV 세트 사업 마진 압박 가중
- 원가 7% 뛰고 수요 4% 감소…국경절 감산 카드로 가격 방어
- 대형 패널 대체선 부재…韓 TV 세트 사업 마진 압박 가중
이미지 확대보기BOE와 TCL화싱, HKC 등 중국 패널 3사가 2026년 9월 중순 삼성전자와 LG전자에 TV용 액정표시장치(LCD) 패널 가격 인상을 통보하며 글로벌 공급망 점유율 70%를 무기로 가격 공세에 돌입했다.
중국 가전망은 9월 24일(현지시각) 업계 소식을 통해 이들 3사가 삼성전자와 LG전자, 소니에 가격 조정 통보를 전달했고 4분기부터 인상된 가격 체계를 본격 적용할 계획이라고 보도했다. 한국 디스플레이 제조사들이 LCD 생산 라인을 모두 정리하면서 중국 의존도가 절대적으로 높아진 가운데, 패널 원가 상승 압박이 한국 완제품 제조사의 수익성 악화로 직결되는 구도다.
국경절 가동 중단 단행
중국 디스플레이 제조사들은 완제품 수요 둔화 국면에서 공급을 인위적으로 줄여 가격 하락을 막는 전략을 펴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집방컨설팅이 9월 21일 내놓은 집계에 따르면, 4분기 글로벌 TV 패널 수요량은 3분기 성수기 재고 축적 종료 영향으로 직전 분기 대비 4%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 TV 세트 제조사들이 메모리를 포함한 주요 부품 가격 상승 부담을 동시에 안고 있어 패널을 추가 구매할 여력이 부족한 탓이다.
공급 과잉에 따른 가격 하락을 막기 위해 중국 3사는 국경절 연휴를 맞아 대대적인 감산에 들어간다. TCL화싱은 T1과 T6, T10 생산 라인의 후공정 작업을 일주일간 멈춘다. BOE는 10.5세대 생산 라인 가동을 4일에서 5일간 중단한다. HKC 역시 H1 라인을 일주일 동안 멈추고 H2와 H4 라인은 5일, H5 라인은 3일 동안 후공정 가동을 중단하며 전단 공정 속도도 함께 늦춘다.
집방컨설팅은 대규모 감산 영향으로 10월 글로벌 5세대 이상 대형 패널 라인의 평균 가동률이 9월보다 4.2%포인트 하락한 79.6%에 머문다고 내다봤다.
원재료 상승과 고정비 부담의 교차
중국 제조사들이 생산을 줄이면서도 공급 가격을 올리는 배경에는 가파른 원가 상승이 자리 잡고 있다. 집방컨설팅은 인공지능 관련 수요 확대로 상류 원자재 공급이 분산되면서 4분기 TV 패널 총원가가 직전 분기보다 4%에서 최대 7%까지 오른다고 분석했다.
글로벌 소재 기업 코닝은 9월 11일 4분기부터 엔화로 거래되는 디스플레이 유리기판 가격을 최소 15% 올린다고 발표했다. HKC 역시 같은 날 투자자 설명회에서 주요 원자재와 부품 조달 가격이 전반적으로 상승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나 인위적인 생산 축소가 패널 제조사의 채산성을 안정적으로 지켜줄지는 미지수다. LCD 패널 공장은 대규모 설비 감가상각을 포함한 고정비 비중이 커 가동률을 떨어뜨릴 경우 완제품 단위당 고정비 부담이 커진다. HKC 공시에 따르면 2025년 상반기 기준 제조비용 비중은 41.85%에 달하고, 이 가운데 설비 감가상각비가 전체 매출원가의 18.52%를 차지했다.
설비 감가상각 정점을 이미 통과한 TCL화싱 광저우 t11 라인과 달리, HKC는 2026년을 고정자산 감가상각 정점으로 제시하고 있어 공장 가동률 저하에 따른 원가 방어 능력에서도 업체별 격차가 갈린다.
한국 TV 완제품 수익성 압박
중국 패널 3사의 가격 인상 조치는 삼성전자 영상디스플레이 사업부와 LG전자 HE사업본부에 직접적인 원가 부담으로 전이된다. 삼성전자와 LG전자가 LCD 패널 사업에서 완전히 철수하면서 글로벌 공급 주도권이 중국으로 넘어갔기 때문이다. 65인치와 75인치, 85인치 등 프리미엄 대형 LCD 패널 시장은 중국 3사의 공급망 점유율이 절대적이어서 단기간에 대체 조달처를 발굴하기 어렵다.
TV 수요가 정체된 상황에서 핵심 부품 가격이 오를 경우 한국 기업들은 자체 영업이익 감소를 감수하거나 완제품 출고가를 올려야 하는 난관에 부딪힌다.
향후 시장 흐름은 4분기 실제 거래 계약에서 제시된 인상 가격이 그대로 관철될 수 있는지에 달렸다. 세트 제조사들이 소비 침체를 이유로 가격 인상을 완강히 거부하거나, 중국 패널 제조사들이 가동률 하락에 따른 고정비 부담을 버티지 못해 연휴 이후 정상 생산 체제로 복귀할 경우 이번 가격 인상 시도는 동력을 잃을 수 있다.
4분기 패널 출하 실적과 세트 업체의 최종 납품 단가 협상 결과가 향후 시장 판도를 가늠할 실질적 잣대다.
김주원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