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글로벌 가스터빈 수요 100GW 돌파 전망… 美 24시간 가동 '기저발전' 확보 러시
납품 계약 단가 전년 대비 20% 인상… 2030년까지 생산능력 2배로 확장, 1,000억 엔 투자
가와사키중공업도 5년치 일감 확보… 美 데이터센터 전력 수요 2027년 66GW 폭증 전망
납품 계약 단가 전년 대비 20% 인상… 2030년까지 생산능력 2배로 확장, 1,000억 엔 투자
가와사키중공업도 5년치 일감 확보… 美 데이터센터 전력 수요 2027년 66GW 폭증 전망
이미지 확대보기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 증설 열풍으로 24시간 중단 없는 대규모 전력 공급이 핵심 과제로 떠오른 가운데, 세계 3대 발전설비 제조사인 일본 미쓰비시중공업(MHI)의 대형 가스터빈 수주 잔고가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글로벌 탈탄소 전환 정책으로 한때 사양 산업으로 치부되던 화력 발전용 가스터빈이, 기저부하(Baseload) 전력 확보에 비상이 걸린 미국 빅테크와 유틸리티 기업들의 구원투수로 재부상하면서 2029~2030년 인도 물량의 생산 슬롯까지 완전히 동난 상태다.
9월 23일(현지시각) 일본 종합 경제 미디어 닛케이 아시아(Nikkei Asia) 보도에 따르면, 츠쿠이 다카오(Tsukui Takao) 미쓰비시중공업 아메리카 회장 겸 최고경영자(CEO)는 뉴욕에서 가진 닛케이와의 단독 인터뷰에서 "올해 상반기(1~6월) 수주 추이를 볼 때 글로벌 가스터빈 수요는 지난해를 넘어서 올해도 100기가와트(GW)를 가뿐히 돌파할 것"이라고 밝혔다.
"2029~2030년 납기 일정 꽉 차"… 계약 단가 1년 새 20% 폭등
미쓰비시중공업에 따르면 2025년 전 세계 가스터빈 수요는 닷컴 버블 당시인 2000년 이후 25년 만에 최고 수준을 기록했으며, 올해도 폭발적인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GE 버노바(GE Vernova), 독일 지멘스 에너지(Siemens Energy)와 함께 글로벌 가스터빈 '빅3'로 꼽히는 미쓰비시중공업의 대표 제품은 복합화력발전(GTCC)에 투입되는 초고효율 대형 'J시리즈' 터빈이다.
츠쿠이 회장은 "현재 미처리 수주 잔고(백로그)는 역사상 가장 거대한 수준"이라며 "특히 2029년부터 2030년 사이에 선적될 물량의 인도 일정이 극도로 촉박하게 돌아가고 있다"고 현장의 공급 대란을 전했다.
공급 부족이 심화되면서 가격 결정권도 제조사로 완전히 넘어왔다.
미쓰비시중공업의 대형 가스터빈 신규 계약 단가는 원자재비와 인건비 인상, 글로벌 공급망 정체, 고금리 환경 등을 반영해 전년 대비 약 20% 급등했다.
가와사키중공업도 "5년 치 일감 쌓여"… 한·미 생산거점에 1,000억 엔 증설
경쟁사들도 전례 없는 슈퍼사이클을 만끽하고 있다.
가와사키중공업의 카네하나 요시노리 회장은 최근 닛케이와의 인터뷰에서 "중소형 가스터빈 주문이 이미 5년 치 이상 밀려 있다"며 "AI 데이터센터와 수소 혼소 발전 수요가 동시에 몰려들면서 신규 고객의 주문 속도를 생산 능력이 도저히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고 토로했다.
밀려드는 주문을 소화하기 위해 제조업체들은 설비 증설에 속도를 내고 있다.
미쓰비시중공업은 2024 회계연도 대비 2030 회계연도까지 대형 가스터빈 연간 생산 능력을 2배로 확대하기 위해 총 1,000억 엔(약 8,500억 원)을 투자할 계획이다.
자금은 일본 내 플래그십 공장인 다카사고 제작소와 미국 조지아주 서배너에 위치한 북미 핵심 생산기지에 집중 투입된다.
골드만 "美 데이터센터 전력 66GW로 폭증"… 지역사회 반발은 변수
글로벌 투자은행 골드만삭스(Goldman Sachs)에 따르면, 미국의 AI 데이터센터 총전력 수요는 2025년 31GW에서 2027년 66GW로 불과 2년 만에 두 배 이상 폭증할 것으로 전망된다.
태양광과 풍력 등 재생에너지만으로는 날씨에 따라 요동치는 간헐성을 통제할 수 없어, 데이터센터 바로 옆에 천연가스 터빈을 직접 설치해 자가발전을 가동하는 빅테크들이 급증하고 있다.
다만 급격한 데이터센터 증설에 따른 전력망 과부하와 소음, 탄소 배출 문제로 인해 미국 일부 주에서는 주민들의 반대 여론이 거세지며 11월 중간선거의 정치적 쟁점으로 비화하고 있다.
이로 인해 일부 현장에서는 건설 일정이 지연되는 사례도 발생하고 있다.
츠쿠이 회장은 "AI가 인류의 삶에 가져올 실질적인 혜택에 대해 광범위한 사회적 수용성을 확보하는 과정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이어 서방 AI 진영의 속도조절론이나 규제 강화 움직임에 대해서도 "모든 빅테크 기업들이 AI 안전성의 중요성을 명확히 인지하고 있다"며 "AI 산업의 근본적인 성장 모멘텀이 워낙 확고한 만큼 중단기 전력 설비 투자에 대한 불안감은 전혀 없다"고 자신감을 드러냈다.
미쓰비시중공업의 가스터빈 수주 폭주는, 소프트웨어 중심의 AI 혁명이 물리적 현실 세계에서 거대한 화석연료 발전 인프라와 중공업 밸류체인의 르네상스를 강제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단적인 사례로 평가된다.
아울러 2030년까지 글로벌 가스터빈 공급망이 사실상 포화 상태에 도달함에 따라, 향후 글로벌 테크 기업들의 AI 패권 경쟁은 '알고리즘 고도화'를 넘어 '물리적 발전 터빈과 전력 슬롯 확보'라는 하드웨어 쟁탈전으로 한층 심화될 전망이다.
신경원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shincm@g-e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