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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달러 스테이블코인'으로 국채 수익률 하락 노린다

40조 달러 빚더미 속 차입 비용 절감 승부수…해외 유통 인프라 지원 검토
USDC·USDT 지급준비금 미 국채 편입 유도…외국 자본 끌어들여 수요 급증 견인
1970년대 ‘오일달러 재활용’의 21세기 디지털판…전 세계 민간 자금 흡수 포석
 미국 메릴랜드주 앤드류스 합동기지에 도착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에게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손을 흔들고 있다.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미국 메릴랜드주 앤드류스 합동기지에 도착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에게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손을 흔들고 있다. 사진=로이터
미국 국가부채가 사상 처음으로 40조 달러(약 5경 5000조 원)를 넘어선 가운데,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가 달러 기반 스테이블코인의 해외 확산을 통해 국채 수요를 창출하는 방안을 적극 검토하고 나섰다. 전 세계적으로 '디지털 달러' 사용 저변을 넓혀 외국 민간 자본을 미국 국채 시장으로 대거 유입시키겠다는 구상이다.
24일(현지시각) 블룸버그 통신 등 주요 외신에 따르면, 미 정부 당국자들은 달러 연동 스테이블코인의 글로벌 보급을 촉진하기 위한 민관 협력 모델을 내부적으로 논의 중이다.

이번 프로젝트에는 미 재무부와 국무부를 비롯해 저개발국 투자를 전담하는 미국 국제개발금융공사(DFC) 등이 핵심 주체로 참여할 가능성이 거론된다. 구체적인 협력 대상 기업이나 자금 지원 규모는 아직 확정되지 않았으나, 스테이블코인을 국가 전략 자산으로 활용하겠다는 정책 기조는 한층 구체화되고 있다.

이 같은 구상의 기본 매커니즘은 '준비금 담보' 구조에 바탕을 둔다. 해외 이용자가 1000달러 상당의 달러 스테이블코인을 사들이면, 발행사는 이에 상응하는 지급 준비금을 안전 자산으로 예치해야 한다. 현재 유통 중인 테더(USDT)나 서클의 USD코인(USDC) 등 대표 스테이블코인 발행사들은 지급준비금의 상당 부분을 미 단기 국채와 현금성 달러 자산으로 채우고 있다. 결국 전 세계적으로 스테이블코인 수요가 불어날수록 미국 국채의 고정 매수자가 자동으로 늘어나는 구조다.
미국 정부가 이 방식에 주목하는 이유는 막대한 부채 조달 비용을 낮추기 위해서다. 40조 달러에 달하는 원금 자체를 단숨에 탕감할 수는 없더라도, 강력한 매수 기반을 확보하면 국채 발행 금리를 끌어내려 천문학적인 이자 지급 부담을 완화할 수 있다. 리치먼드 연방준비은행 역시 준비금 담보형 스테이블코인의 보급 확산이 미 국채 수요를 견인해 차입 금리를 낮추는 압력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스콧 베센트 미 재무장관도 스테이블코인의 성장이 국채 수요의 구조적 급증을 촉발할 수 있다는 입장을 견지해 왔다.

암호화폐 시장 관점에서도 해외 규제 인프라 지원은 중대한 전환점이 될 전망이다. 미 정부 차원에서 우호적인 글로벌 결제망을 조성할 경우, 현지 금융권 연계, 법정화폐 교환 창구, 일반 가맹점 결제 솔루션이 비약적으로 확장되기 때문이다. 특히 초인플레이션이나 외환 통제로 실물 미국 달러를 확보하기 어려운 신흥국 시장에서 디지털 달러를 활용한 저축, 국경 간 송금 수요가 폭발적으로 흡수될 것으로 관측된다.

전문가들은 이번 전략이 1970년대 워싱턴이 구축했던 '페트로달러 순환 시스템'의 21세기 디지털 버전이라고 평가한다. 과거 미국은 오일쇼크 이후 사우디아라비아의 석유 수출 대금을 미국 국채에 재투자하도록 유도해 달러 패권을 수성하고 재정을 충당했다. 당시에는 산유국 국부펀드의 자금을 빌려왔다면, 이제는 전 세계 수억 명의 일반 이용자가 보유하는 디지털 코인을 통해 미국 국채를 소화시키는 민간 기반의 현대적 재활용 생태계가 태동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이인수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tjlee@g-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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