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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연준, 트럼프 인하 압박 무시하고 기준금리 인상 가닥

이란 전쟁으로 고유가·8월 근원물가 반등…잭슨홀 매파 기조 현실화
중간선거 7주 앞둔 정치적 부담에도 시장 인상 확률 '90%' 반영
월가, 9월 시작으로 내년 3월까지 총 세 차례 연속 인상 무게
지난 5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케빈 워시 신임 연방준비제도 의장의 취임식 당일 워싱턴 D.C. 백악관 이스트룸에서 그와 대화를 나누고 있다.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지난 5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케빈 워시 신임 연방준비제도 의장의 취임식 당일 워싱턴 D.C. 백악관 이스트룸에서 그와 대화를 나누고 있다. 사진=로이터

[핵심 포인트]

○ 3년 만의 금리 인상 유력: 미 연준이 약 3.6% 수준인 기준금리를 인상할 가능성이 제기되며, 선물 시장의 금리 인상 반영 확률은 90%에 도달했다.

○ 백악관 압박 정면 돌파: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저금리 요구와 중간선거 직전 선거 개입 논란 등 정치적 압박 속에서도 독립성을 시험받게 됐다.

○ 인플레이션 고착화 경계: 이란 전쟁 재격화에 따른 유가 급등, AI 데이터센터발 설비 압력, 8월 근원 물가 상승 등이 긴축 재개의 직접적 도화선으로 작용했다.

○ 향후 통화정책 경로 촉각: 시장은 단순 1회성 인상에 그치지 않고, 9월·12월·내년 3월까지 3연속 인상에 나설 가능성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트럼프 ‘저금리’ 요구 뒤로하고 3년 만의 긴축 복귀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16일 단기 기준금리를 인상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고 AP 통신이 15일(현지시각) 보도했다. 이는 3년 만에 처음으로 단행되는 금리 인상 조치로, 지속적인 고물가 압력에 대응하기 위한 결단이다. 연준을 향해 연일 금리 인하를 압박해 온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요구를 정면으로 거스르는 행보여서 금융 시장의 긴장감이 높아지고 있다.

현재 약 3.6% 수준인 기준금리의 인상은 아직 공식 확정되지 않았다. 케빈 워시 연준 의장이 전임자들과 달리 사전 힌트를 주지 않는 스타일을 유지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지난달 와이오밍주 잭슨홀 미팅에서 워시 의장이 "인플레이션 억제 목표가 아직 달성되지 못했다"며 강경한 기조를 드러낸 이후, 월가 분석가들과 경제학자들은 금리 인상을 기정사실화하는 분위기다. 지난 3월 연준이 연내 한 차례 금리 인하를 점쳤던 것과 비교하면 완벽한 정책 궤도 수정이다.

이란 전쟁 격화·근원물가 반등…인플레이션 장기화 비상


연준의 긴축 복귀를 촉발한 핵심 배경은 공급망과 에너지 가격 충격이다. 최근 이란 전쟁이 다시 격화되며 원유와 천연가스 가격이 폭등했고, 물가상승률이 연준의 장기 목표치인 2%보다 훨씬 오랫동안 높은 수준을 이어갈 가능성이 짙어졌다.

보도에 따르면 크리스틴 포브스 MIT 슬론 경영대학원 교수는 "현재로서는 이란 전쟁 종료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며 "지난 수년간 인플레이션을 겪은 기업과 소비자가 가격을 더 빠르게 올리고 있어 물가 압력이 장기화될 위험이 훨씬 크다"고 진단했다. 여기에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에 대한 천문학적 투자 붐 역시 물가 상승과 장기 국채금리 급등을 자극했다.

금리 인상 전망은 지난주 발표된 물가 보고서 이후 한층 굳어졌다. 8월 근원 소비자물가가 전월 대비 반등하자, 금리 선물 시장 트레이더들은 이번 회의에서 연준이 금리를 올릴 확률을 90%까지 끌어올렸다. 마이클 페롤리 JP모건체이스 이코노미스트는 "의장이 인플레이션에 대한 엄포를 거듭 놓은 뒤 실질적인 행동에 나서지 않는다면 연준의 정책 신뢰도가 심각하게 훼손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중간선거 7주 앞둔 백악관의 경고…시험대 오른 연준 독립성

이번 통화정책 결정은 물가와 생활비 문제가 최대 쟁점으로 부상한 중간선거를 불과 7주 앞둔 시점에 이뤄진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13일 "미국은 매우 강대하기 때문에 세계에서 가장 낮은 금리를 적용해야 한다"며 압박 수위를 높였다.

백악관 최고 경제 고문인 케빈 해셋은 방송 인터뷰를 통해 "트럼프 대통령은 워시 의장의 독립성을 전적으로 존중한다"면서도 "연준이 독립적이길 원한다면 선거 직전에 금리를 올려 개입해서는 안 된다"고 날을 세웠다. 그러나 시장은 연준이 정치적 고려 대신 중앙은행의 본원적 책무에 집중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연쇄 인상 가능성 무게…‘위험 관리’냐 ‘기조 전환’이냐


전문가들의 시선은 이미 이번 1회성 인상을 넘어 향후 금리 경로로 이동하고 있다. AP통신에 따르면 매튜 루제티 도이치방크 수석 미국 이코노미스트는 연준이 단 한 번만 금리를 올리고 끝낼 가능성은 희박하다고 짚었다. 시장에서는 2025년 말 경기 침체 우려로 단행했던 세 차례의 인하분을 모두 되돌리는 시나리오부터, 인플레이션 재발을 사전에 차단하기 위한 '위험 관리 차원의 연속 인상' 시나리오까지 거론되고 있다.

월가 선물 시장은 이미 9월을 시작으로 12월, 그리고 내년 3월까지 총 세 차례 연속 금리 인상이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을 가격에 선반영하기 시작했다. 워시 의장이 기자회견을 통해 이번 긴축 조치를 단순한 선제적 방어책으로 규정할지, 아니면 장기 긴축 기조의 신호탄으로 선언할지에 따라 글로벌 금융시장의 변동성이 크게 출렁일 전망이다.


이인수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tjlee@g-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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