빈 연설서 AI 공급 차단 가능성 경고…관세·디지털세 협상 지렛대 우려
데이터센터 용량 10년 내 6배 격차 전망…독자 인프라와 컴퓨팅 역량 확충 강조
미 빅테크 유럽 차입과 연금 자산 노출…채권시장 교란 위험 경고
데이터센터 용량 10년 내 6배 격차 전망…독자 인프라와 컴퓨팅 역량 확충 강조
미 빅테크 유럽 차입과 연금 자산 노출…채권시장 교란 위험 경고
이미지 확대보기크리스틴 라가르드 유럽중앙은행(ECB) 총재가 14일(현지시각) 오스트리아 빈 연설에서 유럽이 인공지능(AI) 기술을 해외에 의존할 경우 전 산업이 동시에 타격을 입을 수 있는 위험에 직면해 있다고 경고했다.
로이터는 9월 14일(현지시각) 라가르드 총재가 유럽의 자율성과 경제적 효율성을 위해 자체 AI 기술 생산 역량을 갖춰야 한다고 촉구했다고 보도했다. 미·유럽 간 신뢰가 흔들리는 가운데, AI 기술 접근 제한이 향후 무역과 디지털 세금 협상에서 새로운 압박 수단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진단이다.
AI 종속이 부르는 전 산업 동시 타격
라가르드 총재는 몇 년 안에 AI가 세관 물품 검사, 세무 감사 대상을 비롯해 열차 배차, 병원 환자 모니터링, 은행 결제 처리 등 핵심 영역에 광범위하게 침투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유럽 기업들이 AI에 투자하고 있으면서도 상당 부분을 미국 등 해외 기술에 의존하고 있어, 공급이 차단되거나 계약 조건이 바뀔 경우 전 산업이 동시에 취약해질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관세 갈등이나 미국의 그린란드 인수 요구, 미군 철수 논의 등으로 미국과 유럽 간의 신뢰가 시험대에 오른 상황에서 이는 전례 없는 협상 지렛대가 될 수 있다는 설명이다.
데이터센터 6배 격차와 컴퓨팅 역량 확충
이 같은 위협에서 벗어나기 위해 라가르드 총재는 유럽 자체의 컴퓨팅 역량과 인프라 구축이 시급하다고 역설했다. 현재 유럽은 자체 수요를 감당할 데이터센터 용량이 턱없이 부족하며, 이 같은 격차가 10년 안에 6배 이상 벌어질 것으로 전망했다.
다만 AI를 신속하게 도입할 경우 10년에 걸쳐 생산성 수준을 최대 4%까지 끌어올려 공공 재정에 긍정적 변화를 가져올 수 있다고 덧붙였다. 따라서 유럽이 이미 막대한 기술 비용을 지불하고 있는 만큼, 대부분의 업무를 소화할 수 있는 독자적인 중급 모델과 인프라를 적극적으로 수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미 빅테크 차입과 연금 자산의 금융 리스크
라가르드 총재는 기술 패권 문제를 넘어 금융시장으로 번지는 파급 리스크도 함께 지적했다. 미국 대형 기술 기업들이 거대한 투자 자금을 조달하기 위해 유럽 채권 시장에서 대규모 차입에 나서면서, 시장 내 다른 발행자들을 밀어내고 전반적인 조달 비용을 높이고 있다는 분석이다.
아울러 유럽의 연금펀드들이 미국 빅테크 주식과 유로화 회사채에 상당 부분 노출되어 있어, 향후 미국 기술주 중심의 시장 조정이 발생할 경우 유럽 시민들의 노후 저축에도 타격을 줄 수 있다고 경고했다.
유럽의 AI 자립화 추진과 글로벌 기술 패권 구도
다만 데이터센터 확충 속도와 재정적 한계를 극복하지 못해 자체 모델 확보가 지연될 경우, 지정학적 갈등 국면에서 유럽의 기술 종속 리스크는 더욱 심화할 것으로 분석된다.
진형근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jinwook@g-e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