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딥시크 쇼크에 도망친 개미… K메모리 헐값에 담는 큰손

- 딥시크 저비용 추론 모델 발표 여파… 삼성전자 3.5%·SK하이닉스 2.2% 동반 하락
- 9월 개인 100억 달러 순매도 지속 속 PBR 2.7배 수준에 외국계 가치 매수 타진
- 5세대 HBM 공급 단가 불확실성 증대… 빅테크 실수요 전환 여부가 방향성 분기점
중국 인공지능 기업 딥시크가 고대역폭메모리(HBM) 투입량을 축소한 신규 추론 모델을 공개하자 9월 11일 한국 증시에서 삼성전자가 3.5% 하락 마감했다. 이미지=제미나이3이미지 확대보기
중국 인공지능 기업 딥시크가 고대역폭메모리(HBM) 투입량을 축소한 신규 추론 모델을 공개하자 9월 11일 한국 증시에서 삼성전자가 3.5% 하락 마감했다. 이미지=제미나이3

중국 인공지능 기업 딥시크가 고대역폭메모리(HBM) 투입량을 축소한 신규 추론 모델을 공개하자 911일 한국 증시에서 삼성전자가 3.5% 하락 마감했다.

블룸버그통신은 912(현지시각) 딥시크의 기술 발표와 미국 기준금리 인상 우려가 겹치면서 7월 급락세를 딛고 반등하던 한국 반도체 기업들의 투자 심리가 다시 위축됐다고 보도했다. 이번 조정은 저비용 인공지능 전환에 따른 인프라 투자 지속 가능성 논란과 결합하며 한국 메모리 공급망의 실적 경로에 변수로 떠올랐다.

HBM 축소 발언과 긴축 우려의 중첩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주가는 이전 최고점 대비 여전히 25% 이상 낮은 가격대에 머물러 있다. 거대 기술기업들의 자본지출 확대 신호와 견조한 분기 실적, 주주환원 정책에 힘입어 반등하던 주가 흐름이 예상치 못한 암초를 만났다. 같은 날 SK하이닉스 주가도 2.2% 하락하며 동반 조정을 겪었다.
시장 분석가들 사이에서는 딥시크의 HBM 사용량 축소 언급이 인공지능 인프라 투자의 지속 가능성을 둘러싼 회의론을 자극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여기에 미국의 기준금리 추가 인상 우려가 기술주 투자 심리를 짓누르는 보조 요인으로 작용했다.

블룸버그와 인터뷰한 유진자산운용 하석근 최고투자책임자는 딥시크의 신모델이 반도체 수요 불안을 자극할 수 있다고 짚었다. 다만 메타와 오픈AI 등 주요 플랫폼 기업들이 선보일 차세대 모델이 실제 인공지능 활용 범위를 넓혀 반도체 수요를 지탱할 것이라는 견해를 덧붙였다.

100억 달러 던진 개미와 외국인 시각


수급 환경에서는 개인과 외국인의 시각차가 극명하게 갈렸다. 한국 개인 투자자들은 9월 들어서만 두 종목을 합산해 약 100억 달러(134330억 원) 규모를 순매도했다. 개인 투자자들은 변동성 확대를 피해 레버리지 상장지수펀드에서도 자금을 거둬들였다.

반면 일부 외국계 자금은 상대적으로 낮아진 기업가치 지표를 바탕으로 지분 매입 가능성을 타진하고 있다. 싱가포르 아버딘 아시안 인컴 펀드의 아이작 통 수석 투자이사는 한국 메모리 반도체 기업의 밸류에이션이 글로벌 경쟁사 대비 저렴하다고 평가했다.

실제 삼성전자의 주가순자산비율(PBR)2.7, SK하이닉스는 5배 수준으로 필라델피아 반도체 지수의 11배보다 낮다. 12개월 선행 주가수익비율(PER) 역시 4배에 그쳐 글로벌 반도체 평균인 19배를 밑돈다.

터틀 캐피털 매니지먼트의 매슈 터틀 최고경영자는 높은 가격 변동성을 경고한 반면, 피보나치 자산운용 글로벌의 윤정인 대표는 블룸버그 인터뷰에서 변동성이 유의미하게 잦아들면 외국인 자금이 본격 복귀할 것으로 내다봤다

공급망 단가 협상력과 대체재 확산


대만 현지 금융시장에서는 한국 메모리 업체와 대만 파운드리 연계 패키징 공급망 사이에서 차기 분기 납품 단가 협상의 불확실성이 가중될 수 있다는 우려를 제기한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 반도체 수출 통계에 따르면 5세대 고대역폭메모리(HBM3E)는 한국 메모리 수출 단가 방어의 중추를 맡고 있다. 저비용 추론 모델 도입이 확산하면 구매 기업들의 납품 단가 인하 압박이 커질 수 있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수익성 유지 역량이 시험대에 오르게 된다.

반대 시나리오도 존재한다. 추론 비용 절감이 전반적인 인공지능 소프트웨어 확산을 촉진해 일반 기업용 솔리드스테이트드라이브(eSSD)와 범용 D램 수요를 점진적으로 확대할 수 있다는 관측이다. 산업통상자원부 산업정책실 분석 자료에 따르면 글로벌 빅테크의 데이터센터 인프라 투자가 계획대로 유지될 경우 특정 고가 부품의 탑재량 축소는 전체 서버 증설 물량 확대로 상쇄될 가능성이 충분하다.

K-메모리의 반등 안착 여부는 메타와 오픈AI를 비롯한 글로벌 큰손들이 실제 차세대 칩 주문 물량을 안정적으로 유지하는지에 달려 있다. 파운드리 공급망의 분기별 계약 단가 방어와 하루 5%를 넘나드는 주가 등락폭의 진정 여부가 시장 신뢰를 가늠할 실질 지표다.


김주원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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