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글로벌이코노믹 로고 검색
검색버튼

수율 25% 갇힌 中 HBM의 비명… 알리바바 '가짜 96GB 5090' 낳았다

- 창신메모리 HBM3 전공정·패키징 난항 속 최종 수율 25% 안팎 기록
- 선전 수차오, 메모리 3배 늘린 96GB 개조 지포스 등록해 진위 논란
- 美 반도체 통제 장기화 속 기형적 우회로 출현… 한국 주도권 유지
중국 창신메모리(CXMT)가 개발 중인 8단 고대역폭메모리(HBM3)의 시험 생산 수율이 25% 안팎에 머물며 상업 양산 문턱을 넘지 못하고 있다. 이미지=제미나이3이미지 확대보기
중국 창신메모리(CXMT)가 개발 중인 8단 고대역폭메모리(HBM3)의 시험 생산 수율이 25% 안팎에 머물며 상업 양산 문턱을 넘지 못하고 있다. 이미지=제미나이3

중국 창신메모리(CXMT)가 개발 중인 8단 고대역폭메모리(HBM3)의 시험 생산 수율이 25% 안팎에 머물며 상업 양산 문턱을 넘지 못하고 있다.

톰스하드웨어는 911(현지시각) 중국 하드웨어 개조 업체가 엔비디아 지포스 RTX 5090의 메모리를 임의로 세 배 늘린 비인가 변종 카드를 전자상거래에 올려 판매 중이라고 보도했다. 미국의 대중 반도체 수출 통제가 장기화하는 환경에서 중국 인공지능 업계가 기형적인 하드웨어 우회로를 찾는 모양새이며, 한국 메모리 제조사의 시장 주도권은 견고하게 유지될 것으로 보인다.

패키징 난항에 불량률 80%


창신메모리의 HBM3 개발 현주소는 미국 Wccftech와 포트폴리오 프레지던트가 9월 초 잇따라 보도했다. 보도 내용을 종합하면 창신메모리의 HBM3 공정은 웨이퍼를 가공하는 전공정에서 약 30%의 양품 다이가 살아남는다. 이후 실리콘관통전극(TSV) 접합과 적층 패키징을 거치는 후공정을 통과하는 비율이 약 70%에 그쳐 최종 양품 수율은 약 25% 수준이다. 완제품 100개를 생산할 때 75개에서 80개 가까운 제품이 최종 불량 판정을 받는 셈이다.
메모리 업계에서 상업적 대량 공급이 가능한 기준선으로 간주하는 골든 수율은 통상 80% 선이다. 창신메모리의 성적표는 기준치의 3분의 1 수준에 불과하다. 외신들은 기술 장벽과 선진 장비 도입 차단으로 한국 선도 기업들과의 기술 격차가 좁혀지지 않는 상태라고 평가했다.

96GB 변종 카드의 사양 모순


자체 메모리 조달이 벽에 부딪히자, 소비자용 그래픽카드를 개조한 변종 부품이 등장했다. 톰스하드웨어에 따르면 중국 선전의 수차오 인텔리전트 테크놀로지는 RTX 5090의 메모리 용량을 96GB로 증설한 개조 모델을 알리바바 판매 목록에 올렸다. 제시 가격은 3888달러(522만 원). 미국 시장 순정품 거래 추정치인 6000달러(805만 원)와 비교하면 약 65% 가격 수준이다.

수차오는 10년 이상 그래픽카드와 서버를 제조해 온 전문 위탁생산 기업이지만, 톰스하드웨어는 등록 사양의 심각한 모순을 들어 실제 진위에 강한 의문을 제기했다. 판매 정보에는 메모리 규격이 GDDR6X로 표기됐다.

단일 칩을 공급하는 마이크론의 GDDR6X 용량은 16Gb(2GB)가 한계여서 기판 양면에 칩을 실장하는 클램쉘 방식을 적용해도 최대 48GB까지만 물리적 구성이 가능하다. 작동 속도 역시 14Gbps로 기재돼 표준 규격에 미달하는 등 표기 내용 자체의 신뢰성이 낮다는 지적이다.

기형적 생태계와 한국 반사이익


시장 분석가들은 엔비디아의 최신 서버용 가속기 반입이 가로막힌 중국 내 개발사들이 차선책으로 일반 소비자용 칩셋 개조에 매달린 결과로 풀이한다. 기술 원리상 커스텀 기판을 자체 설계하고 유출된 비인가 펌웨어를 입히면 대용량 메모리 탑재 자체가 불가능하지는 않다. 다만 미국 정부의 규제망과 제조사의 소프트웨어 통제 아래 놓여 있어 상업적 안정성을 담보하기는 어렵다.

시장 전문가들은 이 같은 혼선이 한국 메모리 산업 생태계에 구조적인 방어벽을 형성하고 있다고 진단한다. 중국 창신메모리의 수율 부진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주도하는 HBM 공급망 독점력을 강화하는 직접적인 배경으로 작용한다.

선두권 기업들은 이미 5세대 HBM3E를 넘어 6세대 HBM4 양산 체제로 진입했다. 초기 수율 단계의 반도체 공정을 단정적으로 실패라 규정하기는 이르다는 시각도 상존하지만, 핵심 공정 장비 수입이 통제된 환경에서 중국이 단기간에 80% 수율에 도달하기는 현실적으로 힘들다는 분석이다.
글로벌 반도체 업계의 시선은 이제 미국 상무부의 비인가 개조 유통망 단속 여부와 엔비디아의 드라이버 차단 조치로 쏠린다. 중국 정부가 막대한 국가 펀드를 투입해 저수율에 따른 손실을 보전하며 완제품을 시장에 밀어내는 저가 공세 시나리오 역시 주요 모니터링 과제로 꼽힌다.


김주원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
맨위로 스크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