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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핵심광물 해외 유출 막아라"… 日 스미토모 금속, 日 첫 EV 배터리 재활용 공장 가동

에히메현 도요 제련소 내 1만㎡ 부지에 완공… 연간 닛산 리프 6만 대분(1만 톤) 처리 능력
엔저 타고 중고 EV·광물 해외 밀반출 급증… 日, 175억 엔 핵심 자원 유출에 위기감 고조
美·中 '블랙매스' 쟁탈전 격화… 국내 조달률 20%로 하향, 호주 등 서방 중심 공급망 구축

폐배터리 블랙매스에서 리튬·코발트·니켈을 추출해 자원 안보 자립을 꾀하는 스미토모 금속 광산의 신공장. 사진=스미토모 광산이미지 확대보기
폐배터리 블랙매스에서 리튬·코발트·니켈을 추출해 자원 안보 자립을 꾀하는 스미토모 금속 광산의 신공장. 사진=스미토모 광산


글로벌 친환경차 전환과 핵심 광물 블록화가 가속화되는 가운데, 일본의 대표적인 비철금속 및 제련 기업인 스미토모 금속 광산(Sumitomo Metal Mining)이 일본 최초의 상업용 전기차(EV) 배터리 재활용 전용 공장을 전격 완공하고 가동에 돌입했다.

전기차 보급 지연과 엔화 약세를 틈타 일본 내 중고 전기차와 희귀 배터리 금속이 동남아·아프리카 등 해외로 무더기 유출되는 상황에서, 폐배터리 분말인 ‘블랙 매스(Black Mass)’로부터 리튬, 니켈, 코발트 등 전략 광물을 직접 회수해 국내 공급망 안보를 지켜내겠다는 전략적 포석이다.
그러나 정제 시장을 독점한 중국의 공격적인 자원 매집과 미국의 블랙매스 수출 통제 등 글로벌 자원 사재기 전쟁이 격화되면서, 안정적인 폐배터리 원료 확보가 향후 최대 과제로 떠오르고 있다.

9월 12일(현지시각) 일본 종합 경제 미디어 닛케이 아시아(Nikkei Asia) 보도에 따르면, 스미토모 금속 광산은 11일 일본 에히메현 사이조(Saijo)시 도요 제련·정유 단지 내 1만 평방미터(㎡) 부지에서 배터리 재활용 신공장 준공식을 개최했다.

닛산 리프 6만 대 분량 처리… '블랙매스'서 고순도 리튬·니켈 직접 추출


이번에 완공된 사이조 재활용 공장은 연간 1만 메트릭톤(t)의 폐배터리를 처리할 수 있는 설비 용량을 갖췄다.

이는 40kWh 배터리를 탑재한 닛산(Nissan)의 대표 전기차 ‘리프(Leaf)’ 약 6만 대분에 해당하는 규모다. 지난 7월부터 시범 운전에 들어갔으며, 수년 내 전면 가동(풀가동) 체제를 달성한다는 목표다.

재활용 공정은 폐배터리를 파쇄 및 분쇄해 불순물을 걸러낸 검은색 분말 형태의 '블랙 매스'를 전문 전처리 업체로부터 공급받으면서 시작된다.

스미토모 금속은 독자 개발한 습식 제련 기술을 활용해 이 블랙매스로부터 리튬, 코발트, 니켈 등 고순도 삼원계 핵심 유가금속을 2단계 연속 공정으로 분리·추출해 다시 배터리 양극재 원료로 전환한다.

다케바야시 마사루(Masaru Takebayashi) 스미토모 금속 비철금속 부문 총괄 매니저는 "중국이 거대 정제 공장을 앞세워 전 세계 폐배터리를 흡수하는 등 글로벌 수집 경쟁이 극도로 치열해지고 있다"며 "한정된 국내외 자원을 재활용을 통해 극대화하고 미래 배터리 소재의 안정적인 자립 공급망을 구축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엔저 틈탄 중고차 밀반출"… 175억 엔 핵심 광물이 해외로 샌다

스미토모 금속이 열악한 내수 전기차 시장 환경 속에서도 대규모 설비 투자를 결단한 결정적 배경은 '핵심 광물의 국가적 유출 위기'다.

일본종합연구소(JRI) 분석에 따르면, 2024년까지 일본에서 해외로 수출된 전기차의 무려 80%가 중고 전기차였다.

지난해 일본의 중고 EV 수출 대수는 2만 9,300대에 달해 불과 5년 만에 4배 가까이 폭증했으며, 주로 스리랑카, 케냐 등 신흥국으로 대거 선적됐다.

이 과정에서 차량 배터리에 포함된 약 175억 엔(약 1,500억 원) 상당의 희귀 금속이 고스란히 해외로 유출된 것으로 추산된다.

신차 전기차 보조금에 밀려 일본 내 중고 전기차 수요가 바닥을 친 데다, 기록적인 엔저(엔화 약세)로 인해 일본 내 재활용 업자들의 매입 가격이 달러를 쥔 해외 바이어들의 입찰 단가를 따라가지 못한 탓이다.

시마미네 요시키요 다이이치라이프 경제연구소 선임연구원은 "일본은 막대한 폐배터리를 해외로 퍼주는 단순 공급국으로 전락했으며, 배터리 자원 안보 관리에서 완전히 뒤처져 있다"고 일침을 가했다.

글로벌 자원 민족주의 충돌… "국내 조달 80%서 20%로 후퇴, 호주와 연대"


그러나 공장을 완공한 스미토모 금속 앞에는 만만치 않은 원료 확보 전쟁이 기다리고 있다.

국제에너지기구(IEA)에 따르면 중국은 전 세계 리튬과 코발트 정제 시장의 70% 이상을 장악하고 있으며, 지난해 폐배터리 분말(블랙매스)에 대한 수입 금지 조치를 해제하고 전 세계 물량을 무섭게 빨아들이고 있다.

반면 미국은 지난 8월 말부터 자국산 블랙매스의 대외 수출을 전격 통제하기 시작했고, 유럽연합(EU)은 역내 배터리 생산 시 의무 재활용 광물 비율을 강제하는 등 자원 쇄국주의를 강화하고 있다.

이로 인해 스미토모 금속의 원료 수급 전략에도 비상이 걸렸다.

당초 공장 내 투입되는 블랙매스의 80% 이상을 일본 국내에서 조달할 계획이었으나, 원료 유출이 심각해지자 지난 5월 이 목표치를 20% 수준으로 대폭 하향 조정했다.

부족한 80%의 원료를 해외에서 메우기 위해 스미토모 금속은 그룹 산하 종합상사인 스미토모상사(Sumitomo Corp.)와 손을 잡았다.

호주 등 우방국 현지에서 수거된 폐배터리 블랙매스를 일본으로 직접 직수입하는 공급망을 개척한 것이다.

다케바야시 총괄은 "미국과 중국의 공급 독점 및 수출 통제를 우회하기 위해 주로 서방 우호국(G7 및 호주) 중심의 블랙매스 조달망을 집중적으로 구축하고 있다"고 밝혔다.

스미토모 금속 광산의 일본 1호 배터리 재활용 공장 가동은, 향후 ‘미·중의 자원 패권 다툼과 자원 무기화 속에서 취약한 광물 수입국 일본이 도시광산(폐배터리)을 활용해 핵심 광물 안보를 지키려는 절박한 자구책’인 동시에 ‘엔저와 내수 침체로 인한 자원 유출을 제도적으로 차단하고 서방 동맹국 중심의 독자적인 폐배터리 공급망을 완성해야만 하는 글로벌 배터리 순환경제의 냉혹한 생존 경쟁’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신경원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shincm@g-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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