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8년 매출 최대 941조원 전망…미 기술기업 2위 가능성
CPU·허깅페이스로 영토 확대…AMD·인텔과 전선 넓어진다
CPU·허깅페이스로 영토 확대…AMD·인텔과 전선 넓어진다
이미지 확대보기인공지능(AI) 반도체 시장을 장악한 엔비디아가 매출 규모에서도 애플과 구글 모회사 알파벳을 넘어설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엔비디아가 사상 처음으로 1년 앞선 회계연도 성장 전망을 제시한 가운데 시장 예상보다 훨씬 높은 성장세가 현실화할 경우 미국 기술기업의 매출 순위 자체가 바뀔 수 있다는 분석이다.
더 주목할 점은 성장의 무대가 더 이상 그래픽처리장치(GPU)에 한정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엔비디아는 중앙처리장치(CPU)에 본격 진출하고 세계 최대 AI 개발 플랫폼 가운데 하나인 허깅페이스까지 인수하면서 AMD와 인텔의 기존 영역으로 경쟁 전선을 넓히고 있다.
미국 투자매체 모틀리풀은 엔비디아의 장기 성장 전망과 사업 확장이 미국 기술업계의 경쟁구도를 다시 짜고 있다고 7일(현지시각) 분석했다.
◇매출 최대 7000억달러…애플·알파벳 추월 가능성
엔비디아는 지난달 실적 발표에서 처음으로 2028회계연도 매출 성장률에 대한 구체적인 전망을 내놨다.
콜레트 크레스 엔비디아 최고재무책임자(CFO)는 2028회계연도 매출이 전년보다 약 70% 증가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밝혔다.
당시 시장 예상치인 약 44%를 크게 웃도는 수준이다.
모틀리풀은 시장이 예상하는 2027회계연도 엔비디아 매출 약 3960억달러(약 532조6000억원)를 기준으로 70% 성장을 적용하면 2028회계연도 매출이 약 6730억~7000억달러(약 905조2000억~941조5000억원)에 이를 수 있다고 분석했다.
이 수준까지 성장하면 엔비디아는 매출 규모에서 애플과 알파벳을 넘어설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모틀리풀은 엔비디아가 현재 성장 속도를 유지할 경우 미국 대형 기술기업 가운데 매출 기준으로 아마존에 이어 2위 수준까지 올라설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엔비디아는 이미 최근 분기에서 962억2000만달러(약 129조4000억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 대비 증가율은 106%에 달했다.
이 가운데 데이터센터 매출은 890억달러(약 119조7000억원)로 117% 증가했다.
AI 투자 확대가 이어지면서 엔비디아의 성장 기준 자체가 기존 반도체 업체를 넘어 세계 최대 기술기업들과 비교되는 단계로 이동하고 있는 셈이다.
◇GPU 넘어 CPU까지…인텔·AMD 안방 진입
엔비디아의 다음 성장축 가운데 하나는 CPU다.
모틀리풀은 엔비디아가 독립형 CPU 시장에 진출하면서 오랫동안 인텔과 AMD가 지배해온 시장에 직접 도전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AI 초기에는 대규모 모델 학습을 담당하는 GPU가 데이터센터 투자의 중심이었다. 그러나 AI 에이전트가 기업 업무와 서비스 운영에 본격 투입되면 GPU뿐 아니라 범용 연산과 시스템 제어를 담당하는 CPU 수요도 함께 커질 가능성이 있다.
엔비디아는 이 시장을 새로운 성장 영역으로 보고 있다.
엔비디아는 올해 CPU 관련 매출이 약 200억달러(약 26조9000억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이는 엔비디아가 GPU 시장에서 확보한 기술과 고객 기반을 CPU로 확장하려는 움직임으로 해석된다.
인텔 입장에서는 오랫동안 핵심 수익원이었던 데이터센터 CPU 시장에서 새로운 대형 경쟁자를 맞게 되는 셈이다. AMD 역시 GPU에서는 이미 엔비디아와 경쟁하고 있는 데 이어 CPU 시장에서도 엔비디아와 직접 맞붙을 가능성이 커졌다.
모틀리풀은 엔비디아의 CPU 진출이 인텔과 AMD에 새로운 부담이 될 수 있다고 분석했다.
특히 엔비디아가 GPU와 CPU, 네트워킹을 하나의 시스템으로 공급할 경우 개별 부품의 성능 경쟁을 넘어 데이터센터 전체 플랫폼을 둘러싼 경쟁이 더욱 치열해질 수 있다.
◇허깅페이스까지 품는다…AI 개발 생태계로 확장
엔비디아의 확장은 반도체에서 끝나지 않는다.
엔비디아는 최근 허깅페이스를 129억달러(약 17조3000억원)에 인수하기로 했다.
허깅페이스는 개발자와 연구자, 기업들이 AI 모델을 개발하고 공유하며 배포하는 대표적인 플랫폼 가운데 하나다.
엔비디아가 허깅페이스를 확보하면 AI 반도체를 판매하는 데 그치지 않고 AI 모델이 개발되고 배포되는 과정에도 보다 직접적인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게 된다.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는 인수 이후에도 허깅페이스가 경쟁사 하드웨어를 포함한 개방형 플랫폼으로 운영될 것이라고 밝혔다.
엔비디아의 하드웨어를 사용하지 않는 개발자도 허깅페이스를 계속 이용할 수 있도록 하겠다는 것이다.
모틀리풀은 이 같은 개방성이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엔비디아가 허깅페이스를 자사 제품 중심으로 지나치게 제한할 경우 개발자들이 다른 플랫폼으로 이동할 수 있기 때문이다.
반대로 개방성을 유지하면서 엔비디아의 소프트웨어 생태계와 허깅페이스의 개발자 기반이 연결될 경우 엔비디아는 AI 산업에서 한층 강력한 위치를 확보할 수 있다.
이는 엔비디아의 경쟁 대상이 AMD와 인텔 같은 반도체 업체에만 머물지 않게 됐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AI 모델 개발과 배포, 소프트웨어 생태계까지 영향력이 확대되면 엔비디아는 칩 공급업체를 넘어 AI 산업 전반에 걸친 플랫폼 기업으로 성격이 바뀔 수 있다.
◇다음 승부는 ‘GPU 점유율’ 아닌 플랫폼 범위
엔비디아의 현재 경쟁력은 GPU 시장에서 출발했지만 향후 기업가치를 결정할 변수는 그보다 넓어지고 있다.
GPU 지배력을 CPU 시장으로 확장할 수 있는지, 허깅페이스를 통해 개발자 생태계와 얼마나 긴밀하게 연결될 수 있는지, 그리고 이 같은 사업 확장이 실제 매출 증가로 이어질지가 핵심이다.
2028회계연도 매출이 최대 7000억달러에 근접한다는 전망이 현실화하면 엔비디아는 더 이상 반도체 기업끼리의 매출 순위로 평가하기 어려운 기업이 된다.
애플과 알파벳을 넘어 아마존과 같은 초대형 플랫폼 기업과 매출 규모를 비교해야 하는 위치로 올라설 수 있기 때문이다.
동시에 경쟁구도도 복잡해진다.
AMD와는 GPU와 CPU에서 동시에 맞붙게 되고 인텔과는 데이터센터 CPU 시장에서 충돌한다. 허깅페이스를 통한 소프트웨어·개발 플랫폼 확장은 경쟁 영역을 하드웨어 밖으로 더욱 넓힌다.
엔비디아가 2028년까지 70% 성장 전망을 현실화할 수 있을지는 결국 GPU에서 확보한 압도적 우위를 CPU와 소프트웨어, AI 개발 생태계로 얼마나 성공적으로 이전하느냐에 달려 있다.
엔비디아의 다음 승부는 GPU 시장점유율을 얼마나 더 높이느냐가 아니라 AI 시대의 컴퓨팅 플랫폼을 어디까지 자기 영역으로 끌어들이느냐를 놓고 벌어질 전망이다.
김현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rock@g-e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