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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비디아·SK하이닉스 호재에도 마이크론 주가 '무반응'

2790억달러 공급 약정·2030년 메모리 부족 전망에도 주가 잠잠
시장 기대 이미 최고조…실적·업황 작은 실망에도 하락 위험 커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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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90억달러 공급 약정·2030년 메모리 부족 전망에도 주가 잠잠시장 기대 이미 최고조…실적·업황 작은 실망에도 하락 위험 커져
엔비디아가 메모리를 중심으로 공급·생산능력 확보 약정을 2790억달러(약 376조5000억원)까지 대폭 늘리고 SK하이닉스가 글로벌 메모리 공급 부족이 2030년까지 이어질 것으로 전망했지만 경쟁사인 미국 마이크론테크놀로지 주가는 별다른 반응을 보이지 않았다.
인공지능(AI) 투자 확대와 장기 메모리 부족이라는 강력한 호재가 이미 마이크론 주가에 상당 부분 반영돼 있어 앞으로는 기대를 뛰어넘는 뉴스가 나오지 않는 한 추가 상승이 쉽지 않을 수 있다는 분석이다.

반대로 메모리 가격이나 수요, 공급 부족 지속 기간이 시장 기대에 조금이라도 못 미칠 경우 주가가 크게 흔들릴 위험은 커졌다는 지적도 나온다.

미국 투자 전문매체 모틀리풀은 엔비디아와 SK하이닉스가 최근 내놓은 메모리 시장 관련 소식이 마이크론에는 분명 호재지만 주가 반응은 미미했다며 시장이 마이크론의 미래에 얼마나 높은 기대를 걸고 있는지를 보여준다고 6일(현지시각) 보도했다.

◇ 엔비디아, 공급 약정 석 달 만에 1600억달러 늘려


모틀리풀에 따르면 첫 번째 호재는 엔비디아에서 나왔다.

엔비디아가 최근 발표한 2027회계연도 2분기 실적 자료에 따르면 회사의 공급·생산능력 확보 약정은 지난 분기 1190억달러(약 160조6000억원)에서 7월 26일 현재 2790억달러(약 376조5000억원)로 늘었다.

불과 한 분기 만에 1600억달러(약 215조9000억원)가 증가한 것이다.

엔비디아는 증가한 약정이 데이터센터 인프라 시스템 공급을 위한 것이며 주로 메모리와 제품 생산시설 확보와 관련돼 있다고 설명했다.

엔비디아가 향후 수년간 AI 가속기 생산에 필요한 핵심 부품 물량을 미리 확보하기 위해 장기 계약을 크게 늘리고 있다는 의미다.

메모리 업계 입장에서는 고객이 장기적으로 대규모 구매를 약속하면 수요 가시성이 높아진다.

특히 메모리 산업은 과거 수요보다 생산능력이 빠르게 늘면서 가격이 급락하는 호황·불황의 사이클을 반복해왔다. 장기 공급계약이 늘어나면 메모리 업체들이 향후 수요를 보다 정확하게 예측한 상태에서 신규 생산시설에 투자할 수 있다.

마이크론에도 긍정적인 환경이다.

엔비디아가 대규모 메모리 물량을 장기적으로 확보하려 한다는 것은 AI용 고대역폭메모리(HBM)를 비롯한 메모리 수요가 단기간에 꺾이지 않을 가능성을 뒷받침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엔비디아 실적 발표 다음 날 마이크론 주가는 0.3% 하락했다.

통상 대형 고객의 장기 구매가 크게 늘었다는 소식이 메모리 제조업체에는 상당한 호재라는 점을 감안하면 이례적으로 미미한 반응이다.

◇ SK하이닉스 “공급 부족 2030년까지”…마이크론은 또 잠잠


두 번째 호재는 세계 HBM 시장을 주도하는 SK하이닉스에서 나왔다.

곽노정 SK하이닉스 CEO는 최근 미국 인디애나주 웨스트라피엣에서 열린 신규 공장 착공식 이후 메모리 시장에 뚜렷한 하락 신호가 나타나지 않고 있으며 현재의 공급 부족 상황이 2030년 말까지 이어질 것으로 전망했다.

SK하이닉스는 인디애나에 40억달러(약 5조4000억원) 이상을 투자해 AI용 메모리 첨단 패키징 생산시설을 건설하고 있다.

신규 시설의 본격적인 양산은 2029년 하반기로 예정돼 있다.

업계에서는 그동안 주요 메모리 업체들의 대규모 증설이 마무리되면서 2028년께 공급이 수요를 따라잡고 이후 매출 성장률도 둔화할 가능성을 주요 시나리오로 봐왔다.

마이크론도 최근까지 메모리 공급이 적어도 2027년 이후까지 빠듯한 상태를 유지할 것으로 예상해왔다.

그러나 SK하이닉스의 전망대로 공급 부족이 2030년까지 이어진다면 메모리 업체들은 당초 시장 예상보다 훨씬 긴 기간 높은 가격과 가동률을 유지할 여지가 생긴다.

마이크론의 매출과 이익에도 직접적인 호재가 될 수 있다.

그럼에도 SK하이닉스가 메모리 호황 장기화 가능성을 제시한 뒤 마이크론 주가는 거의 움직이지 않았다.

모틀리풀은 이 같은 주가 반응 자체가 투자자들에게 중요한 신호라고 분석했다.

엔비디아의 대규모 공급 약정과 SK하이닉스의 2030년 공급 부족 전망 정도로도 주가가 추가 상승하지 않는다면 시장이 이미 마이크론의 미래 실적을 상당히 낙관적으로 평가하고 있다는 의미일 수 있다는 것이다.

마이크론 주가가 더 오르기 위해서는 단순히 좋은 뉴스가 아니라 이미 높아진 시장 전망을 다시 크게 뛰어넘는 실적이나 수요 전망이 필요해졌다는 분석이다.

이는 동시에 하방 위험을 높인다는 지적이다.

메모리 공급 부족이 예상보다 빨리 완화되거나 AI 데이터센터 투자가 둔화하고 메모리 가격 상승세가 꺾이는 신호가 나타날 경우 높은 기대가 빠르게 되돌려질 수 있기 때문이다.

마이크론은 현재 예상 순이익 기준 약 6배 수준의 선행 PER에 거래되고 있어 외형적으로는 저평가된 것처럼 보인다.

그러나 메모리 반도체는 대표적인 경기순환 산업이다.

현재 예상되는 막대한 이익 자체가 장기간의 공급 부족과 높은 메모리 가격을 전제로 하고 있어 시장 전망보다 이익이 낮아질 경우 주당순이익이 떨어지는 동시에 투자자들이 적용하는 PER까지 하락할 수 있다.

이 경우 두 요인이 동시에 주가를 끌어내리는 이른바 이중 압박이 발생할 수 있다.

반대로 AI 인프라 투자가 계속 확대되고 공급난이 2030년까지 이어지면서 마이크론이 시장 기대 이상의 실적을 지속한다면 현재의 낮은 PER은 추가 상승 여력을 제공할 수 있다.

결국 엔비디아와 SK하이닉스가 던진 신호는 AI 메모리 시장의 장기 전망에는 긍정적이다.

그러나 정작 마이크론 주가가 이에 반응하지 않았다는 사실은 투자자들이 이미 상당한 메모리 호황을 주가에 반영하고 있음을 시사한다.

앞으로 마이크론 주가를 좌우할 변수는 단순히 메모리 업황이 좋은지가 아니라 이미 극도로 높아진 시장 기대보다 실제 호황이 얼마나 더 강하고 오래 지속될 수 있느냐가 될 전망이다.


김현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rock@g-enews.com


[알림] 본 기사는 투자판단의 참고용이며, 이를 근거로 한 투자손실에 대한 책임은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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