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폴란드, 국방비 2000억 즈로티 책정… 유럽 방산 공급망 재편

- MSPO 방산 전시회 전시면적 매진… 4개국 피오룬 80억 즈로티 공동 계약 체결
- EU 세이프(SAFE) 437억 유로 대출 한도 확보… WB그룹 등 자국 제조 역량 강화
- 한화에어로·현대로템 2차 이행계약 협상… 단순 수출서 현지 생산 전환 압박
폴란드 정부가 2026년 국방비로 역대 최대 규모인 2000억 즈로티(약 72조 5640억 원)를 책정해 자국 방산 역량 확대에 나섰다. 이미지=제미나이3이미지 확대보기
폴란드 정부가 2026년 국방비로 역대 최대 규모인 2000억 즈로티(약 72조 5640억 원)를 책정해 자국 방산 역량 확대에 나섰다. 이미지=제미나이3

폴란드 정부가 2026년 국방비로 역대 최대 규모인 2000억 즈로티(725640억 원)를 책정해 자국 방산 역량 확대에 나섰다. 단순 무기 완제품 직도입국에서 벗어나 유럽 현지 생산과 기술 주권을 확보하는 방산 제조 허브로 체질을 개선하겠다는 구상이다.

러시아 침공 이후 이어지는 안보 위기 속에서 추진되는 이번 변화는 폴란드와 대규모 수출 계약을 맺어온 한국 방산업계의 현지 협력 압박을 높인다.

사상 최대 MSPO 개최와 정책 축의 전환


미국 군사 전문 매체 디펜스뉴스는 91(현지시각) 폴란드 국방 지출이 2026년 국내총생산(GDP) 대비 4.8% 수준에 이를 것으로 보도했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이 장기화하자 국가 안보 위협에 대응해 방위비 지출을 빠르게 늘렸다. 폴란드는 그동안 미국산 에이브럼스 전차와 F-35 전투기, AH-64E 아파치 헬기, 패트리엇 미사일, M142 하이마스를 사들이며 전력을 보강했다.
그러나 현 친유럽연합(EU) 정부는 미국산 완제품 도입을 넘어 유럽 역내와 자국의 제조 역량을 확충하는 쪽으로 방향을 바꿨다. 폴란드 중부 키엘체에서 202698일부터 11일까지 열리는 제34회 국제 방위산업 전시회(MSPO)는 정책 전환을 드러내는 무대다. 전 세계 약 1000개 방산 기업이 참가 등록을 마쳤으며 신축 전시관을 포함한 전시면적이 사전 매진됐다. 주빈국 캐나다는 82개 기업을 이끌고 참가한다.

EU SAFE 금융망 확보와 기술 주권 선언


폴란드는 유럽연합의 유럽안보행동(SAFE) 제도를 활용해 최대 437억 유로(683818억 원) 규모의 저금리 대출 조달 한도를 확보했다. 이 제도는 유럽연합 회원국의 공동 조달과 생산능력 확대를 지원하는 1500억 유로(2347200억 원) 규모 금융지원 틀이다. 캐나다는 202512월 비EU 국가 가운데 처음으로 SAFE 제도 참여를 공식 발표했다.

폴란드 국영 방산그룹 PGZ2026824일 폴란드가 주도하는 노르웨이·리투아니아·라트비아 4개국 구매 컨소시엄과 80억 즈로티(29025억 원) 규모의 피오룬 휴대용 방공 체계 공급 계약을 맺었다.

브와디스와프 코시니아크카미시 폴란드 국방장관은 서명식에서 국가들이 컨소시엄을 꾸린 첫 계약이라며 폴란드가 방산 수출국으로 도약하는 증명이라고 밝혔다.

폴란드 민간 방산 기업 WB그룹도 생산망을 넓히고 있다. 피오트르 보이치에호프스키 WB그룹 최고경영자(CEO)2026827일 간담회에서 유럽 외 부품 비율을 한 자릿수 퍼센트로 낮춰 기술 주권을 확보하겠다고 선언했다. 그는 기술 주권과 유럽 협력이 서로 배타적이지 않다고 강조했다. 폴란드 국방부는 20265SAFE 대출을 활용해 WB그룹에서 워메이트 수백 세트와 플라이아이 200여 대를 사들이는 계약을 체결했다. WB그룹은 공장의 일일 무인기 생산능력을 25대로 집계했다.

한국 방산 공급망 현지 생산 압박과 변수


폴란드가 추진하는 유럽 역내 조달과 부품 현지화 정책은 한국 방산 공급망에 직접 영향을 미친다. K2 전차 1차분 180대를 공급한 현대로템과 K9 자주포를 납품하는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후속 실행계약 협상에서 현지 생산 비율과 기술 이전 조건을 조율하고 있다.

폴란드 정부가 완제품 직도입 대신 현지 생산을 강하게 요구하면서 단순 수출 중심 수익 구조는 조정 압박을 받는다는 분석이 나온다.
동유럽 국가들이 컨소시엄을 이뤄 무기를 공동 조달하는 흐름이 굳어지면 한국 기업의 독자 플랫폼 수출 장벽은 더 높아질 수 있다는 관측도 제기된다. 기술 주권을 강조하는 현지 분위기가 장기화할수록 현지 합작 법인 설립이나 라이선스 생산 방식의 대응이 요구된다.

다만 폴란드가 설정한 현지 조달 조건이 일정대로 충족되지 못하거나 군비 조달 시급성이 앞설 경우, 기존 한국산 완성품의 조기 인도 일정이 다시 힘을 얻는 역방향 흐름이 나타날 가능성도 열려 있다.

한국 방산업계가 마주한 핵심 과제는 현지 기술 주권 요구를 흡수하면서 유럽 방산 금융 체계와 결합하는 공동 협력 모델을 만드느냐다. 폴란드가 확보한 SAFE 금융 조달 집행과 후속 현지 생산 공장 착공 일정이 향후 한국 기업의 유럽 시장 수주 수익성을 가르는 핵심 분기점으로 작용한다.


김주원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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