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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네시아 1조6000억 원 약속의 결말… KF-21 체계개발 완료

공동개발이 수출을 보장한다는 공식 붕괴… 중견국 파트너십 한계 노출
가격 대비 성능과 빠른 납기 앞세워 직접 판매 전환… 미국 무기거래규정 승인이 관건
깨진 공동개발 공식, 실리 챙긴 한국 방산
KF-21 보라매 전투기 공동개발국 인도네시아가 현지 공동 생산 사업을 전격 철회하고 완제품 직도입 구매국으로 노선을 변경했다. 이번 사태로 기존 다국적 개발비 분담 구조의 취약성이 드러났으나, 한편으로는 기술 유출 리스크를 원천 차단하고 불확실성을 제거해 실리를 챙겼다는 역발상적 평가가 동시에 나온다. 이미지=제미나이3이미지 확대보기
KF-21 보라매 전투기 공동개발국 인도네시아가 현지 공동 생산 사업을 전격 철회하고 완제품 직도입 구매국으로 노선을 변경했다. 이번 사태로 기존 다국적 개발비 분담 구조의 취약성이 드러났으나, 한편으로는 기술 유출 리스크를 원천 차단하고 불확실성을 제거해 실리를 챙겼다는 역발상적 평가가 동시에 나온다. 이미지=제미나이3

KF-21 보라매 전투기 공동개발국 인도네시아가 현지 공동 생산 사업을 전격 철회하고 완제품 직도입 구매국으로 노선을 변경했다. 이번 사태로 기존 다국적 개발비 분담 구조의 취약성이 드러났으나, 한편으로는 기술 유출 리스크를 원천 차단하고 불확실성을 제거해 실리를 챙겼다는 역발상적 평가가 동시에 나온다.

인도네시아는 감액된 분담금 6000억 원을 완납하는 조건으로 시제 5호기 1대와 제한된 기술 자료만 인도받으며 공동개발 지위를 내려놓았다. 자국 내 48대 조립 계획은 무산되었고 첫 도입 물량은 16대 수준으로 축소될 가능성이 제기되어 단기적 수출 볼륨 타격은 불가피하다.

그러나 방산 전문가들은 폴란드, 아랍에미리트(UAE), 필리핀 등 재정 여력이 탄탄한 국가들의 러브콜이 이어지고 있어 차세대 첨단 방산 사이클로 진입하는 계기가 되었다고 분석한다.

KF-21 보라매 시장 포지셔닝. 도표=글로벌이코노믹이미지 확대보기
KF-21 보라매 시장 포지셔닝. 도표=글로벌이코노믹

자카르타의 '라팔·KAAN' 다원화 행보


국방 안보 매체 디펜스 시큐리티 아시아가 719(현지시각) 보도한 내용을 보면 인도네시아가 분담금을 완납하며 공동 생산 단계가 종료되었음을 종합 분석했다. 인도네시아는 지난 2014년 최초 계약 당시 전체 개발비의 20%16000억 원을 부담하고 자국 내에서 48대를 현지 공동 생산하기로 약정했다.

그러나 인도네시아 국방부는 20266월 말 한국 정부에 분담금을 6000억 원으로 감액하는 대신 자국 내 생산을 포기하고 한국에서 완성된 전투기를 완제품 형태로 수입하는 직도입 체제 전환을 최종 공식 통보했다. 이에 따라 인도네시아가 계약 금액의 37% 수준인 6000억 원을 전액 완납하면서 12년 만에 기존 개발 생산 파트너십은 끝을 맺었고, 인도네시아는 시제기 1대와 기술 자료만 확보한 채 순수 완제품 구매국으로 사업 구조를 바꿨다.

인도네시아 이탈은 예견된 결과라는 분석이 많다. 인도네시아는 정권이 바뀔 때마다 재정 기조가 흔들렸다. 인도네시아 국방부는 핵심 소프트웨어와 다기능위상배열 레이더 기술 이전을 요구해 왔다. 한국 정부가 핵심 기술 이전에 선을 긋자 두 나라 사이 불협화음이 지속됐다.

인도네시아는 프랑스 다쏘항공의 라팔 전투기로 눈을 돌렸다. 인도네시아는 다쏘항공과 라팔 42대 도입 계약을 체결했다. 자카르타 정부는 계약 물량 중 이미 6대를 인도받았다. 인도네시아 공군은 해당 기체를 실전 배치했다. 인도네시아 국방부는 현재 라팔 24대 추가 구매를 검토하고 있다.

인도네시아는 터키의 5세대 전투기 칸 개발 사업에도 참여하고 있다. 인도네시아 정부는 자국 예산 압박을 이유로 한국과 맺은 분담금 이행을 피했다. 그러면서 프랑스와 터키로 투자처를 나누는 다원화 전략을 구사했다. 방산 시장 전문가들은 독자 개발 역량이 부족한 중견국이 위험을 회피하려 할 때 나타나는 현상이라고 진단한다.

미들급 틈새시장 겨냥한 KF-21의 상품성


공동개발 파트너가 사라졌다고 KF-21의 상품성이 떨어지는 것은 아니다. KF-21은 노후화한 F-16 전투기 대체 수요를 겨냥한다. 고가인 F-35 전투기 도입이 어려운 국가들이 주요 타깃이다. KF-21은 미국산 무기체계와 완벽하게 호환된다. 운영 유지비가 상대적으로 저렴한 점도 경쟁력으로 꼽힌다.

KF-21은 완전한 스텔스 기능을 갖추지 못했다. 실전 운용 이력이 없다는 부분도 약점이다. 한국항공우주산업은 오는 20269월 대한민국 공군에 KF-21 첫 양산 물량을 인도한다. 한국 공군 조기 인도가 시작되면 기체의 안정성을 시장에 증명할 수 있다.
인도네시아가 개발 연대에서 빠지면서 한국의 수출 협상 유연성이 오히려 커졌다는 역발상도 나온다. 기술 유출 규제와 지분 배분 문제에 묶여 지연되던 제3국 수출을 한국이 독자적으로 전개할 수 있기 때문이다. 개발 파트너로서의 인도네시아는 이탈했다. 하지만 구매국으로서의 인도네시아는 여전히 협상 테이블에 남아 있다. 인도네시아 정부는 현재 KF-21 완성기 16대 직도입을 추진하고 있다. 공동개발에서는 하차했으나 단순 구매 고객으로 남겠다는 의사다.

직접 판매 체제 전환과 패키지 수출 과제


방위사업청은 이제 직접 판매 체제로 수출 전략을 수정해야 한다. 말레이시아와 필리핀을 포함한 잠재 고객국들은 공동개발 리스크를 지려 하지 않는다. 한국 정부는 앞으로 수출입은행을 동원한 금융 지원 패키지를 제공해야 한다. 현지 정비 인프라 구축을 묶어 파는 전략이 필요하다.

경공격기 FA-50KF-21을 연계하는 패키지 판매도 대안이다. 조종사 훈련부터 기종 전환까지 한 번에 해결하는 방식이다. 핵심 부품에 걸려 있는 미국의 국제무기거래규정 승인 리스크를 선제적으로 관리하는 외교력도 갖춰야 한다. 미국의 무기 통제 규정 돌파 여부가 한국 방산의 영토 확장을 결정할 전망이다.


김주원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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