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르웨이·독일 선주문 겹쳐 슬롯비상, 2034년 조기인도 납기 시험대
새 잠수함 와도 탈 사람 없다…캐나다 해군, 부품고갈 속 10년 연장사투
새 잠수함 와도 탈 사람 없다…캐나다 해군, 부품고갈 속 10년 연장사투
이미지 확대보기캐나다가 차세대 잠수함 프로젝트(CPSP·Canadian Patrol Submarine Project)의 우선협상대상자로 독일 티센크루프 마린 시스템즈(TKMS·ThyssenKrupp Marine Systems)를 선정한 이후, 대대적인 안보 지형의 변화만큼이나 양국 군당국과 방산업계가 직면한 실존적인 모순과 병목 현상이 수면 위로 드러나고 있다.
7월 14일(현지 시각) 폴란드 군사 전문 매체 디펜스24(Defence24)의 정밀 분석에 따르면, 60조 원 규모에 달하는 초대형 수주전의 화려한 이면에는 신규 함정을 즉각적으로 대량 생산할 수 없는 독일 조선소의 물리적인 한계와, 새 잠수함이 현장에 실전 배치될 때까지 승조원의 맥이 완전히 끊기는 것을 막기 위해 고장 난 중고 잠수함을 울며 겨자 먹기로 연장 운용해야 하는 캐나다 왕립 해군의 처절한 사투가 모순적으로 얽혀 있다.
독일 TKMS도 '생산 용량 초과' 비상
캐나다가 최대 12척을 도입하기로 결정한 차세대 '212CD급(Type 212CD)' 잠수함은 이미 독일과 노르웨이가 각각 6척씩 발주해 프로토타입(시제함) 건조가 전격 진행 중인 최신 기종이다. 첫 도입국인 노르웨이가 오는 2029년, 독일 해군이 2031년 최초 인도를 목표로 독일 킬(Kiel)과 비스마르(Wismar) 조선소의 도크 라인을 선점하고 있다.
여기에 캐나다 정부가 오는 2034년까지 초도 분량 4척을 조기에 인도받겠다는 강력한 일정을 조건으로 내걸면서 제조사인 TKMS는 전례 없는 생산 병목 현상에 직면하게 됐다. 국방 소식통에 따르면 독일 국방부와 TKMS는 캐나다의 엄격한 납기를 맞추기 위해 기존 독일 및 노르웨이 해군을 위해 배정해 두었던 생산 슬롯(Slot·대기 순번) 일부를 양보하거나 재배치하는 유례없는 비상 대책을 심도 있게 검토 중이다. 만약 독일 측이 본계약 이행을 위해 기존 주력 우방국들의 일정을 무리하게 변경할 경우, 유럽 내 연합 방공 및 대잠 전력 전개 일정 전체에 심각한 도미노식 지연 체증이 발생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승조원 代 끊김 막으려 '고철 잠수함' 띄우는 캐나다
더욱 심각한 것은 캐나다 내부가 안고 있는 치명적인 인력 아킬레스건이다. 현재 캐나다가 운용 중인 빅토리아급(Victoria Class) 잠수함 4척 중 실제 해상 작전에 즉각 투입할 수 있는 배는 단 1척뿐이며, 나머지 함정들은 기계적 결함과 부품 단종으로 인해 부두에 발이 묶여 있는 상태다.
여기에는 해군 역사에 남을 만한 뼈아픈 비사가 숨어 있다. 지난 1998년 캐나다가 영국으로부터 이 잠수함들을 인수할 당시, 캐나다 정부는 인수 단가를 5000만 달러 깎아달라고 완강히 요구했다. 영국 정부는 이 감액 요구를 수용하는 대신, 당초 계약에 포함되어 있던 예비 부품 창고를 통째로 회수해 자국의 트라팔가급(Trafalgar Class) 잠수함 프로그램으로 돌려버렸다. 이때부터 캐나다 해군의 눈물겨운 부품 잔혹사가 시작됐다. 전용 부품이 없어 잠수함 정비가 수개월씩 중단되자, 군 기술자들이 단종된 특수 부품을 구하기 위해 과거 영국 해군 군무원들의 스코틀랜드 사설 차고지까지 뒤지고 다녔다는 실화가 전해질 정도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캐나다 해군은 이 애물단지 잠수함들을 최소 2030년대 후반까지 10년 더 억지로 가동해야만 한다. 현재의 잠수함대를 완전히 퇴역시킬 경우, 향후 도입될 독일제 최첨단 212CD급 잠수함을 인도받아도 이를 운용할 정예 승조원과 핵심 기술진의 대가 완전히 끊기기 때문이다. 군사 전문가들은 현 빅토리아급(Victoria Class)은 전투용이 아니라 미래 승조원을 길러내기 위해 물 위에 띄워 놓은 유일한 인간 구명정에 불과하다고 지적한다. 결국 100조 원 규모의 계약 체결이라는 화려한 성과 이면에는 노후 기체의 안전 잠항 깊이를 극도로 제한해가며 승조원들의 기술 퇴화(Skill fade)를 막기 위해 사투를 벌여야 하는 캐나다 해군의 안보적 딜레마가 고스란히 투영되어 있다.
노정용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noja@g-e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