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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 방산 룰 바뀐다… K-방산, 수주 전략 재설계 해야

프랑스 파격 제안, 가격·납기 중심 경쟁 구조 재편… 동유럽 수주 성패 기술이전 폭이 좌우
폴란드·루마니아 수주 전략 수정 불가피… 국산 무기 현지생산·MRO 융합 설계 요구 거세진다
프랑스가 우크라이나와 전투기 도입 로드맵을 확정하고 핵심 유도무기의 현지 라이선스 생산을 승인하면서 유럽 방산시장의 경쟁 규칙이 재편될 가능성이 커졌다. 이미지=제미나이3이미지 확대보기
프랑스가 우크라이나와 전투기 도입 로드맵을 확정하고 핵심 유도무기의 현지 라이선스 생산을 승인하면서 유럽 방산시장의 경쟁 규칙이 재편될 가능성이 커졌다. 이미지=제미나이3
프랑스가 우크라이나와 전투기 도입 로드맵을 확정하고 핵심 유도무기의 현지 라이선스 생산을 승인하면서 유럽 방산시장의 경쟁 규칙이 재편될 가능성이 커졌다.
그동안 신속한 납기와 가격 경쟁력을 앞세워 동유럽 시장을 공략하던 한국 방위산업은 기술이전 범위를 정교하게 설계해야 하는 새로운 시험대에 올랐다. 프랑스의 이번 파격 제안은 폴란드와 루마니아를 비롯한 동유럽 지역에서 수주전을 벌이는 국내 방산 기업에 새로운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

기밀 무기 빗장 푼 프랑스… 이미 진행되던 현지화 흐름 기준선 끌어올렸다


디펜스 인더스트리 유럽은 714(현지시각) 프랑스 정부와 우크라이나 정부가 전투기 도입과 무기 현지 라이선스 생산 내용을 담은 협정에 서명했다고 보도했다.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은 우크라이나에 라팔 전투기 16대를 인도하는 일정과 무기 현지생산 승인 방침을 공식 발표했다.

키이우 인디펜던트가 14일 보도한 내용을 보면 우크라이나는 프랑스산 정밀 유도 폭탄 'AASM 해머''아스터-30' 방공 미사일, 장거리 순항 미사일 '스칼프(SCALP-EG)'의 일부 생산 공정 참여 권리를 확보했다. 다만 방산 전문가들은 기술 유출 우려로 인해 제한적인 수준의 핵심 기술 이전 가능성만 열어둔 상태라고 평가했다.

이번 협정은 유럽연합(EU)의 방산 자립 정책 기조와 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확산한 현지생산 중심의 지속 전쟁 대응 흐름을 프랑스가 극단적으로 밀어붙인 결과다. 전쟁 장기화 속에서 외부 공급망 의존 위험을 줄이려는 동유럽 국가들의 전략적인 판단이 맞아떨어졌다.

이미 폴란드가 한국산 K2 전차와 K9 자주포를 도입하는 과정에서 강도 높은 현지화를 요구하던 상황이었다. 프랑스의 이번 조치는 기존 현지화 흐름의 기준선을 대폭 끌어올린 셈이다.

흔들리는 K-방산 수주 공식… 단순 수출 시대 저문다


유럽 방산시장 주도권을 쥐려는 프랑스의 공세는 한국 방산 기업에 직접 압박을 가한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와 현대로템, 한국항공우주산업(KAI)은 그동안 신속한 납기 역량을 무기로 폴란드와 루마니아 시장을 선점했다.
그러나 주요 방산국이 운용·정비 중심의 협력을 넘어 생산 단계까지 기술 문을 열기 시작하면서 동유럽 국가들은 자국 내 일자리 창출과 부품 국산화가 가능한 합작법인(JV) 모델 외에 더 높은 수준의 생산 권한 이전을 기본 조건으로 내걸 가능성이 크다.

현재 한국 기업이 폴란드 정부와 진행 중인 FA-50 경공격기 현지생산 협상과 차세대 무기체계 기술이전 논란에서 고심이 깊어지는 이유다.

모듈형 기술이전과 MRO 락인… 한국의 반격 카드는


방산 전문가들은 한국 정부와 기업이 무조건적인 기술 퍼주기가 아닌 전략적인 모듈형 기술이전(Modular ToT) 설계로 맞서야 한다고 제언한다. 무기체계의 핵심인 소프트웨어와 소스코드는 철저히 비공개로 유지하되 현지 조립 생산과 종합군수지원(MRO) 중심의 장기 협력 구조를 만들어 고객국을 묶어두는 전략이 필요하다는 뜻이다.

미국산 기술이 포함된 부품의 경우 국제무기거래규정(ITAR) 변수를 활용해 이전 범위를 방어하는 완충 장치도 고려 대상이다.

업계에서는 향후 폴란드 2차 이행계약에 담길 최종 현지화 비율이 국내 방산 공급망에 미칠 파장을 정밀하게 추적해야 한다고 진단한다. 동유럽 국가들이 요구하는 국산 부품 의무 사용 조건의 범위가 국내 부품 생태계의 채산성을 해치지 않는지 따져봐야 한다고 지적한다.

더불어 프랑스산 무기의 영향력 확대 속에서 한··유럽 간 무기체계 상호 운용성 기준이 한국에 유리하게 유지되는지 여부도 핵심 점검 대상으로 꼽았다.

단순히 수주잔고 금액에만 환호하던 시대는 저물고 있다. 상대국이 요구하는 기술이전 폭에 맞춰 핵심 기술을 보호하면서도 방산 영토를 지켜낼 정교한 시나리오별 대응책이 시급하다.


김주원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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