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샌디스크, 주가 35배 폭등 뒤 적정가 논쟁

24/7 월스트리트 “상승 여력 2%대”…AI 낸드 호황에도 밸류에이션 부담 부각
샌디스크 로고.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샌디스크 로고. 사진=로이터

AI 메모리 호황의 최대 수혜주로 꼽힌 샌디스크를 둘러싼 주가 논쟁이 커지고 있다.

월가에서는 낸드 공급난과 데이터센터 수요를 근거로 목표가를 높이는 분석이 이어지고 있지만 이미 주가가 단기간에 급등해 추가 상승 여력이 크지 않다는 신중론도 나오고 있다.

미국 경제매체 24/7 월스트리트는 14일(현지시각) 샌디스크의 12개월 목표가를 1710.56달러(약 256만원)로 제시했다. 이는 기사 작성 당시 주가 1673.97달러(약 250만원)보다 2.19% 높은 수준이다.

24/7 월스트리트는 샌디스크가 현재 가격에서 적정가에 근접했다고 분석하며 이같이 전했다. AI 저장장치 수요와 낸드 가격 상승은 실적 재평가를 뒷받침하지만 주가가 이미 대부분의 호재를 반영했다는 진단이다.

◇ 1년 새 3532% 폭등


샌디스크 주가는 올해 미국 반도체 시장에서 가장 극적인 상승을 보인 종목 가운데 하나로 꼽힌다.

24/7 월스트리트에 따르면 샌디스크 주가는 지난해 말 종가 237.38달러(약 35만5000원)에서 올해 들어 605.19% 올랐다. 1년 상승률은 3531.96%에 달했다. 주가가 40달러대에서 2000달러 안팎까지 치솟았다는 표현이 나올 정도다.

다만 최근 상승 탄력은 둔화됐다. 샌디스크 주가는 최근 한 달 동안 15.46% 하락했고 52주 최고가 2354.39달러(약 352만원)보다 약 14% 낮은 수준에서 거래됐다.
단기 조정은 SK하이닉스의 미국 ADR 상장과 반도체주 전반의 변동성 확대와도 맞물렸다. AI 메모리 기대가 여전히 크지만 투자자들이 이미 크게 오른 종목의 가격 부담을 다시 따지기 시작한 것이다.

◇ 실적은 급격히 좋아졌다


주가 급등의 배경에는 실적 개선이 있다는 분석이다.

샌디스크의 2026회계연도 3분기 매출은 59억5000만달러(약 8조9000억원)로 전년 동기 대비 251.03% 증가했다. 비일반회계기준 주당순이익은 23.41달러(약 3만5000원)로 시장 예상치 14.66달러(약 2만2000원)를 크게 웃돌았다.

데이터센터 매출은 14억6700만달러(약 2조2000억원)로 전년 동기 대비 645% 급증했다. AI 서버와 클라우드 인프라 확산으로 고성능 저장장치 수요가 폭발적으로 늘어난 결과다.

샌디스크는 2026회계연도 4분기 매출을 77억5000만~82억5000만달러(약 11조6000억~12조3000억원)로 전망했다. 비일반회계기준 주당순이익 전망치는 30~33달러(약 4만5000~4만9000원)다.

이 같은 실적은 낸드 시장의 구조적 공급 부족과 맞물려 있다. AI 데이터센터는 대용량 데이터를 빠르게 저장하고 불러오는 장치를 필요로 한다. 고성능 낸드와 기업용 SSD 수요가 늘면서 샌디스크의 수익성이 크게 개선됐다.

◇ 강세론은 2400달러 이상도 거론


낙관론은 여전히 강하다.

24/7 월스트리트는 강세 시나리오에서 샌디스크 주가가 2429.96달러(약 363만원)까지 오를 수 있다고 내다봤다. 이는 현재가 대비 19.41% 상승 여력이다.

강세론의 핵심은 공급 부족이다. 뱅크오브아메리카는 낸드 수급 불균형이 2027년까지 이어질 수 있다고 분석했다.

샌디스크는 이미 5건의 신규사업모델 계약을 체결했다. 장기 계약이 실제 매출과 가격 안정으로 이어지면 변동성이 큰 메모리 업황에서도 이익 가시성이 높아질 수 있다.

4분기 실적이 회사 전망의 상단에 도달하고 차세대 BiCS10 낸드 전환이 2027년까지 순조롭게 이어진다면 주가 재평가가 더 진행될 수 있다는 것이 강세론의 논리다. 중국계 증권사 차이나르네상스는 목표가를 3169달러(약 474만원)로 제시했다.

◇ 약세론은 1208달러


반대로 약세 시나리오도 뚜렷하다.

24/7 월스트리트는 약세 시나리오에서 샌디스크 주가가 1208달러(약 181만원)까지 내려갈 수 있다고 봤다. 중국 낸드 업체 YMTC와의 경쟁, SK하이닉스의 290억달러(약 43조4000억원) 규모 미국 상장에 따른 자금 분산 가능성, 소비자 부문 부진이 주요 위험으로 거론됐다.

밸류에이션 부담도 크다. 24/7 월스트리트는 샌디스크가 주가수익비율 65배 수준에서 거래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선행 주가수익비율 기준으로 계산하면 적정가가 955달러(약 143만원)에 가까워질 수 있다는 분석도 제시했다.

소비자 부문 매출이 전분기 대비 10% 줄었다는 점도 부담이다. AI 데이터센터 수요가 전체 실적을 끌어올리고 있지만 소비자용 저장장치 시장은 여전히 약하다. 데이터센터 호황이 약해지면 전체 성장률이 빠르게 둔화될 수 있다.

◇ 핵심은 4분기 실적과 장기계약


샌디스크 주가의 다음 분기점은 4분기 실적이란 지적이다.

현재 시장은 회사가 제시한 매출과 이익 전망을 실제로 달성할 수 있는지 주목하고 있다. 특히 매출이 82억5000만달러 상단에 근접하고 주당순이익이 33달러 수준을 기록한다면 강세론은 다시 힘을 받을 수 있다는 관측이다.

반대로 실적이 전망 중간값에 그치거나 낸드 가격 상승 속도가 둔화되면 24/7 월스트리트식 신중론이 더 설득력을 얻을 수 있다. 장기 공급계약이 실제 가격 안정과 매출 확대로 얼마나 이어지는지도 관건이다.

샌디스크는 AI 낸드 수요의 대표 수혜주로 평가받지만, 이미 주가는 그런 기대를 상당 부분 반영했다. 이 때문에 앞으로는 단순한 AI 테마보다 실적과 계약, 공급 부족 지속 여부가 주가를 좌우할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이다.


김현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rock@g-enews.com


[알림] 본 기사는 투자판단의 참고용이며, 이를 근거로 한 투자손실에 대한 책임은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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