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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가 찾아낸 美 전력망 300GW 여유… 데이터센터 병목 푼다

송전선로 건설 없이 운영 최적화로 조건부 송전 여력 확보
실시간 동적 정격 재산정… 요금 상승 압력 완화 기틀 마련
미국 전력망에 숨어 있던 300기가와트(GW) 규모 송전 여력이 인공지능(AI) 기술로 드러났다. 발전소를 새로 짓거나 막대한 비용이 드는 송전선로를 추가로 깔지 않고도 기존 인프라 운영 최적화만으로 전력난을 해결할 길이 열렸다. 폭발적으로 늘어나는 인공지능 데이터센터의 전력 공급 대기 시간을 수년 이상 단축할 대안으로 꼽힌다. 이미지=제미나이3이미지 확대보기
미국 전력망에 숨어 있던 300기가와트(GW) 규모 송전 여력이 인공지능(AI) 기술로 드러났다. 발전소를 새로 짓거나 막대한 비용이 드는 송전선로를 추가로 깔지 않고도 기존 인프라 운영 최적화만으로 전력난을 해결할 길이 열렸다. 폭발적으로 늘어나는 인공지능 데이터센터의 전력 공급 대기 시간을 수년 이상 단축할 대안으로 꼽힌다. 이미지=제미나이3

미국 전력망에 숨어 있던 300기가와트(GW) 규모 송전 여력이 인공지능(AI) 기술로 드러났다. 발전소를 새로 짓거나 막대한 비용이 드는 송전선로를 추가로 깔지 않고도 기존 인프라 운영 최적화만으로 전력난을 해결할 길이 열렸다. 폭발적으로 늘어나는 인공지능 데이터센터의 전력 공급 대기 시간을 수년 이상 단축할 대안으로 꼽힌다.

미국 기술 전문지 인터레스팅엔지니어링이 지난 79(현지시각) 보도한 내용을 보면 캘리포니아 스타트업 그리드케어는 물리 법칙 기반 인공지능 플랫폼 에너자이즈를 개발했다.

뱅크오브아메리카가 2026년 상반기에 발표한 에너지 분석 자료에 따르면 미국 전력 시장은 2030년까지 100GW 규모의 공급 부족 사태를 맞이할 수 있다. 미국 에너지정보청(EIA)이 발간한 전력 동향 보고서는 데이터센터 증설 영향으로 미국의 전력 수요가 지난 5년 동안 해마다 2.1%씩 성장했다고 밝혔다.

보수적 설계가 가린 전력망의 여백

미국 전력망은 여러 장비가 동시에 고장 나는 비상 상황을 가정해 지나치게 보수적으로 운영됐다. 평상시에는 전체 송전망의 상당 부분이 사용되지 못한 채 방치된 이유다.

전력 수요는 빠르게 늘어나는 반면 공급 능력은 턱없이 부족하다. 시장 분석가들은 2026년부터 2030년 사이에 미국에서 최소 230GW의 새로운 전력 수요가 발생하리라 예상한다. 반면 전력회사가 인프라 확장으로 늘릴 수 있는 공급량은 93GW에 불과하다.

심각한 수급 불균형 상황에서 인공지능 기반 운영 최적화로 확보할 수 있는 최대 300GW의 잠재 용량은 전력 부족분을 메우는 핵심 구원투수 역할을 할 수 있다.

실시간 데이터로 풀어낸 송전 병목


2024년에 설립된 그리드케어는 실시간 온도, 부하, 발전 패턴을 반영해 송전선 허용 용량인 동적 선로 정격을 재산정하는 기술로 이 문제를 풀었다. 수백만 가지의 가상 운전 조건을 연산해 송전망 병목 현상이 실제로 일어나는 제한 시간대를 정확히 찾아내는 방식이다.

다만 이 용량은 상시 공급할 수 있는 전력이 아니라 특정 조건에서만 활용할 수 있는 '조건부 여유'. 전력회사는 병목이 발생하는 예외 시간에만 배터리 저장 장치를 쓰거나 유연한 운영 계약을 맺어 새로운 전력원을 바로 연결할 수 있다.

이 기술은 이미 미국 전역의 전력 현장에서 구체적인 성과를 내고 있다. 내셔널그리드는 이 기술을 활용해 과거에는 쓸 수 없었던 650메가와트(MW) 이상의 송전 용량을 찾아냈다. 포틀랜드제너럴일렉트릭은 오레곤주 힐스보로 지역에서 400MW가 넘는 용량을 추가로 확보해 대기 중이던 데이터센터 6곳을 예정보다 수년 일찍 전력망에 연결했다.

개별 프로젝트 단위에서는 수백 MW 수준이지만 이를 미국 전역으로 확장하면 300GW 규모의 거대한 잠재력이 나온다. 미국 최대 전력망 운영기관인 PJM인터커넥션도 인공지능 시스템을 도입해 220GW 규모의 발전 신청 811건을 1시간 만에 심사하며 만성적인 계통 접속 대기 정체 현상을 해소할 가능성을 증명했다.

K-전력기기 수출 전선 '양날의 검'… 국내 전력망 효율화 과제도

미국 전력망의 AI 기반 효율화는 한국 전력기기 수출 산업에 기회와 위기를 동시에 안긴다. 변압기와 송전선로 등 물리적 인프라의 단기 발주 속도가 조절될 수 있다는 점은 부담이다. 반면 동적 선로 정격(DLR) 기술 확산으로 에너지저장장치(ESS)와 고도화된 계통 제어 소프트웨어 수요가 급증하는 것은 새로운 기회다.

한국 역시 보수적인 전력망 운영 관행을 깨고 실시간 기상 데이터와 AI를 결합한다면, 포화 상태에 이른 동해안-수도권 송전 제약 구간 등에서 수 GW 규모의 숨은 여유 용량을 찾아내 동해안 원전과 재생에너지 공급 병목을 조기에 풀 실마리가 될 수 있다.

전력망 진화와 책임 소재의 과제


기존 인프라의 활용도를 극대화하는 방식은 전기요금 상승 압력을 완화할 가능성이 크다. 같은 송전 자산에 더 많은 전력을 흘려보내면 지역 간 전력 가격 격차로 발생하는 송전 혼잡 비용과 전력 유통 단위당 비용을 함께 낮출 수 있기 때문이다. 장기적인 송전망 확장 프로젝트가 완공되기 전까지 전력 부족을 메울 확실한 대안이라는 평이 많다.

운영 기준 완화에 따른 책임 소재와 연방에너지규제위원회(FERC)를 비롯한 규제 당국의 승인 여부는 기술 확산 속도를 좌우할 변수다. 정전 같은 비상사태가 발생했을 때 책임 소재가 모호해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앞으로 전력 시장 안정성을 판단하려면 미국 대형 전력회사들의 인공지능 플랫폼 도입 범위, 지역별 송전 혼잡 비용 변화 추이, 정부의 유연 운영 계약 제도화 움직임을 주시해야 한다.


김주원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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