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타 구조조정 성과 아직 미흡하다 인정
10% 감원·7000명 AI 조직 재배치 후 내부 타운홀서 속도 조절 인정
직원 마우스 추적 프로그램은 반발 뒤 선택 참여 방식 검토
10% 감원·7000명 AI 조직 재배치 후 내부 타운홀서 속도 조절 인정
직원 마우스 추적 프로그램은 반발 뒤 선택 참여 방식 검토
이미지 확대보기마크 저커버그 메타플랫폼스 최고경영자(CEO)가 인공지능(AI) 에이전트 기술 발전 속도가 당초 기대에 미치지 못하고 있다고 인정했다.
대규모 감원과 AI 중심 조직 재편을 통해 생산성과 개발 속도를 끌어올리려 했지만 아직 뚜렷한 효과가 나타나지 않았다는 얘기다.
로이터통신은 저커버그 CEO가 2일(이하 현지시각) 사내 타운홀 미팅에서 AI 에이전트 개발과 조직개편 성과에 대해 이같이 말했다고 3일 보도했다.
◇ AI 에이전트 개발 속도, 기대 못 미쳐
메타는 올해 초부터 AI 에이전트가 업무 효율을 크게 높일 것으로 보고 조직 전반을 재편해 왔다. 그러나 저커버그 CEO는 “최근 최소 4개월 동안 에이전트 개발 궤적이 기대한 방식으로 가속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그는 새로운 조직 구조에 건 기대도 아직 실현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AI 중심으로 빠르게 전환하려 했지만 실제 성과가 계획만큼 빠르게 나오지 않고 있음을 인정한 셈이다.
저커버그 CEO는 조직개편을 준비하던 지난 1~2월 당시 경영진과 핵심 인력들이 변화 속도에 뒤처질 수 있다는 점을 우려했다고 설명했다. 당시에는 앤스로픽의 코드 생성 도구 클로드 코드와 같은 AI 도구에 대한 기대가 컸다고 덧붙였다.
◇ 감원과 조직 재배치 후유증
메타는 지난 5월 전 세계 인력의 약 10%를 감원했다.
동시에 약 7000명을 AI 중심 조직으로 재배치했다. 이 조치는 AI 인프라 투자 비용을 마련하고 AI 보조 업무를 통해 효율성을 높이려는 구조조정의 일부였다.
그러나 내부 반발도 컸다. 직원들은 갑작스러운 조직 이동과 업무 방식 변화에 불만을 나타냈고, 사기 저하 우려도 제기됐다.
저커버그 CEO는 이번 타운홀 미팅에서 조직개편이 더 깔끔하게 진행될 수 있었다고 말했다. 경영진이 변화의 시점을 잘못 계산한 부분도 있었다는 취지다.
다만 메타가 큰 방향을 바꾸려는 것은 아니란 지적이 나온다. 저커버그 CEO와 경영진은 올해 초 도입한 조직 변화를 일부 조정하되 AI 중심 전환이라는 기본 노선은 유지하려 하고 있어서다.
◇ AI 투자 효과는 3~6개월 뒤 기대
메타의 AI 투자는 여전히 거대한 규모다.
이 회사는 올해 AI 인프라에 최대 1450억달러(약 224조6000억원)를 쓸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빅테크 전체의 AI 투자 경쟁 속에서도 큰 비중을 차지하는 규모다.
저커버그 CEO는 메타가 AI 투자에서 더 의미 있는 효과를 보기까지 앞으로 3~6개월이 걸릴 것으로 내다봤다. 이는 현재 성과가 기대보다 더디지만 투자를 접거나 방향을 바꾸기보다 시간을 더 두고 보겠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메타의 고민은 분명하다는 지적이다. AI 에이전트가 실제 업무 효율을 높이면 대규모 인프라 투자와 조직개편은 정당성을 얻을 수 있기 때문이다. 반대로 성과가 늦어지면 감원과 재배치에 따른 내부 비용만 부각될 수 있다.
◇ 직원 추적 프로그램도 도마 위
이번 타운홀 미팅에서는 직원 마우스 추적 소프트웨어 문제도 다뤄졌다.
앤드루 보스워스 메타 최고기술책임자(CTO)는 최근 데이터 보안 사고 검토 결과 직원 데이터가 AI 학습에 포함되지는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이 프로그램은 직원의 마우스 움직임과 디지털 활동을 추적해 AI 학습에 활용하는 방식으로 알려졌다. 메타는 지난달 민감한 데이터 노출 가능성을 조사하기 위해 프로그램 운영을 중단했다.
보스워스 CTO는 검토가 끝난 뒤 프로그램을 다시 켠다면 선택 참여 방식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참여를 원하는 직원은 데이터를 제공하고 원하지 않는 직원은 빠질 수 있게 하겠다는 설명이다.
이는 지난 4월 처음 프로그램을 미국 직원 컴퓨터에 설치했을 때와 달라진 태도다. 당시 보스워스 CTO는 직원들에게 선택적으로 빠질 방법이 없다고 알린 바 있다.
◇ AI 속도전과 직원 신뢰 사이
마우스 추적 프로그램 논란은 메타가 AI 속도전과 직원 신뢰 사이에서 균형을 잡아야 하는 상황을 보여준다.
AI 모델을 개선하려면 실제 업무 데이터가 필요하다. 개발자와 직원이 소프트웨어를 어떻게 쓰는지, 어떤 작업에서 시간이 걸리는지, AI 도구가 어디서 도움을 줄 수 있는지를 파악해야 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직원 입장에서는 업무 활동 추적이 감시로 받아들여질 수 있다. 특히 감원과 조직 재배치가 진행된 뒤라면 이런 도구는 생산성 개선보다 인력 평가 수단으로 보일 위험이 있다.
메타가 선택 참여 방식으로 전환을 검토하는 것은 이런 내부 반발을 의식한 조치로 풀이된다. AI 학습용 데이터를 확보하되 직원들의 불안을 줄이려는 절충안이다.
◇ AI 전환의 속도 조절 국면
이번 발언은 메타의 AI 전환이 속도 조절 국면에 들어섰음을 보여준다.
메타는 AI 에이전트와 인프라 투자를 통해 조직 효율을 높이고 광고·소셜미디어 사업의 경쟁력을 강화하려 한다. 그러나 저커버그 CEO의 발언은 기술 발전과 조직 변화가 경영진 예상만큼 곧바로 맞물리지는 않았음을 드러냈다.
AI 에이전트가 실제 업무를 얼마나 대체하거나 보조할 수 있는지, 대규모 데이터센터 투자가 언제 수익으로 연결될지, 직원 데이터를 어디까지 AI 학습에 활용할 수 있는지는 모두 아직 답이 완전히 나오지 않은 문제다.
메타는 AI 투자 경쟁에서 물러서지 않고 있다. 다만 이번 내부 발언은 빅테크의 AI 전환이 단순히 돈과 인력을 쏟아붓는다고 곧바로 성과로 이어지는 과정은 아니라는 점을 보여준다.
저커버그 CEO가 제시한 3~6개월은 메타 AI 전략의 1차 검증 시간이 될 가능성이 크다. 이 기간 안에 AI 에이전트와 조직개편 효과가 가시화되지 않으면, 메타 내부의 비용 부담과 직원 불만, 투자자들의 의구심은 더 커질 수 있다.
김현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rock@g-e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