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물 금값 온스당 3,975.04달러로 1% 추가 하락, 한 달 새 12.4% 수직 낙하
이란 전쟁발 고물가에 연준(Fed) 매파적 돌변… 강달러에 2013년 이후 최악의 분기 성적표
銀 2011년 이후, 백금(Platinum) 2008년 이후 최악의 달… 팔라듐만 소폭 상승 버티기
이란 전쟁발 고물가에 연준(Fed) 매파적 돌변… 강달러에 2013년 이후 최악의 분기 성적표
銀 2011년 이후, 백금(Platinum) 2008년 이후 최악의 달… 팔라듐만 소폭 상승 버티기
이미지 확대보기중동 분쟁으로 인한 지정학적 헤지(위험회피) 수요보다 미 연준이 고물가를 잡기 위해 금리를 가쁘게 올릴 것이라는 자본 시장의 베팅이 더 강하게 작용하면서, 금값은 지난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약 18년 만에 가장 처참한 월간 하락률을 기록했다.
지난달 30일(현지시각) 로이터(Reuters) 통신 보도에 따르면, 이날 아시아 거래 시간인 04시 20분(GMT 기준) 현물 금 가격은 전 거래일 대비 1% 이상 추가 하락한 온스당 3,975.04달러에 거래됐다.
이로써 국제 금값은 이번 6월 한 달 동안에만 무려 12.4%가량 수직 낙하했으며, 4개월 연속 하락이라는 장기 불황의 정체 부침에 직면했다. 뉴욕상품거래소에서 거래되는 8월 인도분 미국 금 선물 가격 역시 1.2% 밀린 온스당 3,988.60달러에 펜스가 쳐졌다.
고물가·강달러·고금리의 3중고… “안전 자산 프리미엄 모두 압도당해”
전통적으로 금은 화폐 가치 하락(인플레이션) 방어 수단이자 전쟁 시 자본을 수송·대피시키는 최후의 보루로 통한다.
그러나 이란 전쟁 장기화로 인해 에너지 가격이 폭증하고, 이것이 도리어 미 연준의 ‘추가 금리 인상 도박’에 화력을 지피는 부메랑으로 돌아오면서 시장의 패러다임이 완전히 뒤집혔다. 이자가 붙지 않는 자산인 금은 고금리 환경 체제하에서 기회비용이 기하급수적으로 커져 투자 매력이 급격히 마비되기 때문이다.
여기에 미 달러화 지수가 두 달 연속 강세 가속 페달을 밟으면서 유럽 등 타 통화 보유자들에게 달러화로 결제되는 금 단가의 진입 장벽을 한층 높였다.
글로벌 마켓 메이커 마렉스(Marex)의 수석 분석가 에이드리언 메이어는 “현재 금융 시장은 높은 인플레이션 고착화, 고금리 장기화 기대, 그리고 초강세 달러라는 세 가지 악재가 겹겹이 방어벽을 치고 있다”며 “이 가혹한 매파적 거시 지표들이 중동 분쟁 등 금 랠리를 지지하던 다른 모든 강세 요인들을 완벽히 압도해 뭉개버린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FedWatch) 툴에 따르면, 자본 시장의 트레이더들은 연준이 올해 안에 최소 세 차례 이상 금리를 추가 인상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으며, 당장 오는 9월 통화정책방향 회의에서 금리가 인상될 확률을 64% 수준으로 무겁게 상향 모델링했다.
투자자들은 연준의 향후 행보를 정밀 가늠하기 위해 이번 주 후반 발표될 미국의 6월 ADP 민간 고용 보고서와 비농업 고용 지표(NFP)의 대규모 수치 출하를 숨죽여 기다리고 있다.
귀금속 시장 도미노 폭락… “연준 텐션 완화 없으면 장기 조정 불가피”
금뿐만 아니라 다른 귀금속 자산 시장도 일제히 피바람을 맞았다. 이번 2분기 귀금속 종합 지수는 지난 2013년 6월 분기 이후 역대 가장 큰 폭의 분기별 낙폭을 기록하며 장부상 자산을 증발시켰다.
이날 현물 은(Silver) 가격은 1.6% 추가 폭락한 온스당 57.35달러를 기록하며 지난 2011년 9월 이후 가장 가혹한 월간 하락곡선을 그렸다. 산업용 자산 성격이 강한 백금(Platinum) 역시 0.5% 하락한 온스당 1,566.90달러에 그쳐 2008년 금융위기 이후 최악의 달이자 2020년 1월 이후 최악의 분기 성적표를 받아 들었다.
반면 또 다른 희귀 금속인 팔라듐(Palladium)만 수급 병목 현상에 힘입어 0.5% 소폭 상승한 온스당 1,219.55달러로 간신히 턱걸이 버티기에 성공했다.
글로벌 금융 시장의 또 다른 축인 유가 역시 도하에서 열릴 예정이던 미국과 이란의 비밀 회담이 결렬(이란 측의 부인) 조짐을 보이면서 수요 둔화 우려 속에 2020년 팬데믹 이후 가장 급격한 분기별 하락세를 기록하며 거시경제의 불확실성을 증폭시켰다.
크리스토퍼 웡 싱가포르 오버시-차이니즈 은행(OCBC) 귀금속 부문 수석 전략가는 보고서를 통해 “금 매수 세력들이 다시 활력을 찾고 기술적 반등을 도모하기 위해서는 최소 세 가지 장벽 중 하나가 반드시 무너져야 한다”며 “실질 국채 수익률의 하락, 달러화 가치 완화, 혹은 연준의 매파적 통상 기조의 명확한 후퇴가 선행되지 않는다면, 금값은 당분간 이전 고점 이하에서 지루한 공방전과 가격 조정을 겪으며 하방 압력을 견뎌내야 할 것”이라고 매서운 하반기 전망을 덧붙였다.
신경원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shincm@g-enews.com













